▲ KT위즈 장시환

장시환(28)이 2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서 열린 SK와이번스와의 경기서 프로 데뷔 9년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그는 팀이 2-0으로 앞선 4회초 2사 만루의 위기상황서 마운드에 올라 경기종료까지 5.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구단 역사상 첫 홈 승리와 데뷔 후 승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현대 유니콘스에 2차 1라운드 2순위로 지명돼 2007년 프로에 데뷔한 장시환은 당시 1억8천만원이라는 거액의 계약금을 받을 정도로 기대가 큰 ‘유망주’였다.

하지만 장시환은 지난 8년간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하며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150km를 넘기는 강속구는 강점이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제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였다.

고질적인 제구난조로 인해 주전경쟁에서 밀려나며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던 장시환은 2012년 넥센소속으로 21경기에 나서 61이닝을 던지며 기회를 잡는 듯 했으나 여전히 제구력에 문제점을 보이며 6패만을 기록했다.

2013년 시즌 도중 장효훈이라는 본래 이름 대신 지금의 장시환으로 개명하며 심기일전 했으나 넥센의 특별지명 보호선수 명단(20명)에 포함되지 못했고 케이티의 지명을 받아 옷을 갈아입게 됐다.

장시환은 선수층이 얇은 케이티서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

올 시즌 9경기에 나서 20.1이닝을 던지며 경험을 쌓자 차츰 좋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불펜진의 거듭된 부진 속에서도 장시환은 3.10의 준수한 평균자책점을 선보이며 불펜의 핵으로 떠올랐고 마침내 22일 승리투수 요건을 챙기지 못한 선발 정대현의 뒤를 이어 끝까지 마운드를 책임지며 생애 첫 승을 기록했다.

고질적인 제구력 불안을 선보이던 장시환의 긍정적인 변화는 케이티 조범현 감독과 정명원 투수코치의 “볼 던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맞아도 괜찮으니 정면승부를 하라”는 조언이 크게 작용했다.

장시환은 주전으로 계속 기용되며 쌓인 자신감에 심리적 안정까지 더해지자 ‘만년유망주’라는 꼬리표 대신 케이티의 ‘필승조’로 올 시즌 어떤 활약을 보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용규기자/shi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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