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 세번째)가 23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의 한 거리에 4.29 재보궐선거 새누리당 정승 후보(광주 서구을)를 지원하기 위해 방문, 손을 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불과 엿새 남은 4·29 재·보궐선거의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여당의 우세 속에 출발한 선거 초반 판세가 '성완종 파문' 이후 급격히 야당으로 쏠리는 듯하더니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을 기점으로 다시 흐름이 출렁거리고 있는 양상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사전투표 개시를 하루 앞둔 23일 서울 관악을, 인천 서·강화을, 경기 성남중원, 광주 서을 등 4곳의 '고지' 탈환을 위해 화력을 쏟아붓는 형국이다.

 우선 새누리당은 이 총리의 자진 사퇴로 일단 소나기는 피했다는 안도의 한숨을내쉬는 분위기다. 일단 흐름을 탔다고 판단하고 선거 기본 콘셉트로 잡았던 '민생'·'지역 경제살리기' 볼륨을 더욱 높였다.

 김무성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를 위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여야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2+2' 회동을 거듭 제안했다.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연금개혁 촉구 대회도 개최하고, 호소문도 발표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연금 개혁은 우리의 아들, 딸에게 빚을 넘기지 않기 위한 국민의 명령"이라면서 "네 명의 지역일꾼과 함께 경제를 살릴 유일한 책임정당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노무현 정부에서 두 차례나 이뤄진 '성완종 특사'에 대한 의혹에 불을 지피며 반격에 나섰다. 야당과도 무관치 않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이번 사태를 여권의 문제가 아닌 정치권의 문제로 끌고 가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특사를 과연 누가 주도했고,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는 당사자들이 협조하고, 법사위서 조금만 의지를 가진다면 1시간 이내에 전부 확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검사 출신인 김도읍 의원은 의총에서 "상당한 의혹이 있는데도 야당은 뜨뜻미지근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문 대표는 현재 묵묵부답하고 있다"고 문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애초 특사 의혹 제기는 별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야당이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 점차 공세 수위를 높여가는 것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특별사면 역공이 거세지자 사안의 본질을 흐리는 '물타기'로 규정하면서 국면 전환을 막아내고자 힘을 쏟았다.

 '국민 지갑을 지키는 유능한 경제 정당'이라는 선거의 핵심 기조는 유지하면서,동시에 원내에서는 청와대 비서실장이 출석하는 운영위 소집과 본회의 긴급현안질의개최를 요구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4·29재보궐선거 인천 서·강화을 국회의원에 출마한 신동근 후보 등이 22일 인천 서구 오류동 한 사무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 부터 주승용 최고, 신 후보, 문 대표, 우윤근 원내대표, 정청래 최고. 연합

다만 오전 당 공식 회의에서 특사에 대해서는 공개 언급을 삼간 채 최대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이 물타기를 위해 계속 얘기를 꺼내는 데 거기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없다"면서 "실제로 새누리당은 누가 어떤 방식으로 특혜를 줬는지 근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법사위원장인 이상민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에 나와 "성 전 회장 특별사면만 문제 삼기보다는 노무현·이명박 정부 사면 전체를 들여다봐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이 얘기를 하는 것은 물타기이자 시선돌리기"라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야 합의에 의한 국회 운영위 개최가 불발되자 단독으로 열었다.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했던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겨냥함으로써 친박 핵심 실세에 대한 정치 자금 제공으로 초점을 돌리려는 것이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특사 논란을 명쾌하게 해명하지 못하면 단숨에 야당이 수세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문 대표는 전날 심야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했으며, 별도 입장표명을 할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2+2' 회동을 두고도 "친박게이트 국면전환용" "초점 흐리기"라고 거부하면서 방어태세를 취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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