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맑고 포근한 날씨가 예보된 이번주말에는 고즈넉한, 또는 활기에 찬 거리에서 봄날을 만끽하면서 즐길 수 있는 공연과 전시를 소개한다.

 ◇ 대학로서 즐기는 창작연극축제 '서울연극제'

 지금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는 한국 창작연극 축제인 '제36회 서울연극제'가 한창이다. 지난 4일부터 내달 10일까지 모두 50여 편의 연극이 펼쳐진다.

 마로니에 공원 등 야외에서 나들이하다 취향에 맞게 공연 한편 골라보는 재미가쏠쏠하다.

 이번 주말에는 공식 참가작 7편 가운데 극단 광장의 '6·29가 보낸 예고부고장'과 극단 고래의 '불량 청년', 극단 필통의 '돌아온다!'를 볼 수 있다. 

   
아베 코보의 '프렌드-춤추는 희곡'<<서울연극제 제공>>

'예고부고장'은 한 남자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가고 지옥 같은 삶을 살게 한 무서운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불량청년'은 이 시대 한국의 평범한 청년인 김상복이 1921년 경성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되면서 김상옥 열사의 삶과 시대를 돌아보는 이야기다.

 해외 초청작 '프렌드-춤추는 희곡'도 무대에 오른다.

 '일본의 카프카'로 불리는 아베 코보의 희곡 '프렌드'(FRIEND)를 '극단 갈색푸딩'의 스즈키 타쿠로 연출가가 춤으로 해체한 작품이다. 일본연출자협회가 주최하는일본연출가콩쿠르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기대작이다.

 관람료는 2만∼3만원.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연극제 홈페이지(www.st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 02-765-7500.

 ◇ 낭만 가득한 덕수궁 돌담길 거닐며…창작 전통무용극 '배비장전'

 정동극장은 걷고 싶은 아름다운 길로 꼽히는 정동길에 있는 공공극장. 덕수궁과돌담길, 서울시립미술관 등이 주변에 있어 화창한 봄날을 다채롭게 즐기다 들르기에적당한 곳이다.

 지금 이곳에서는 창작 전통무용극 '배비장전'이 상설공연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동명의 고전소설을 재창작한 작품으로, '난타' 초연 연출을 맡았던 윤정환과 전통창작무용 안무가 김은희, 작곡가 김성국이 무용과 음악, 영상, 마임을 융합한 무용극으로 풀어냈다.

 겉으로는 학문에 열중하는 듯 보이지만 속으로는 여색을 탐하는 양반 '배걸덕쇠'가 예(禮)를 담당하는 벼슬인 '비장'에 뽑혀 신임 제주 사또를 수행해 제주도에 갔다가 기생 '애랑'의 미색에 빠져 망신을 당하고 대오각성한다는 이야기다.

 중년 부부나 모녀 관객에게 특히 인기다. 48개월 이상이면 관람할 수 있다. 오후 4시와 8시 하루 두 차례 공연이어서 편리하고, 공연시간도 1시간20분으로 부담 없다.

 관람료는 4만∼6만원. 문의 ☎ 02-751-1500. 

   
 

◇ 전시도 보고 생활도자도 체험하고…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올해로 8회를 맞는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에서는 도자전시도 보고 다양한 체험행사도 즐길 수 있다.

 도자기로 유명한 이천, 광주, 여주에서 이어지는 이번 행사는 봄으로 개최 시기를 옮겨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나들이도 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천 세라피아, 광주 곤지암도자공원, 여주 도자세상 등지에서 이어지는 2015년행사의 주제는 '색: 세라믹 스펙트럼(Ceramic Spectrum)'이다.

 현대 조형도자, 생활도자, 전통도자가 각각 강세인 개최지 특성을 고려해 지역별 전시가 마련된 만큼 관람객은 자신의 입맛에 맞게 골라볼 수 있다.

 한국을 포함해 34개국 작가 418명이 참여하며 국내외 장애인 작품을 전시하는 국제장애인공모전, 대한민국 도자 명장전, 관람객을 위한 참여형 프로젝트 등이 다채롭게 마련된다.

 지역별 행사내용이 다르므로 자세한 내용은 한국도자재단 인터넷 홈페이지(www.

kocef.org)를 먼저 살펴보는 게 좋다.

 ◇ 서울 삼청동에서 단색화 보기…윤형근 개인전

 삼청동은 인근에 인사동이 있어 날씨가 좋은 주말이면 가족은 물론이고 연인, 친구 단위 나들이객이 붐비는 곳이다.

 크고 작은 갤러리가 모여 있어 '화랑 유람'을 하기에도 좋다.

 이 동네에 있는 PKM 갤러리는 단색화 거장 윤형근(1928~2007)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개인전을 이전 개관전으로 열고 있다.

 윤형근의 작품에선 층위가 다양해 보이면서도 깊이가 있는 다갈색이 많이 보인다.

 최근 몇 년간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는다는 단색화 경향도 살피고 바로 주변에 자리한 다른 갤러리에도 들를 수 있다.

 큰길, 골목길에 여러 갤러리가 있고 조금 더 걸어 인사동으로 건너가면 구석구석에 자리한 다양한 화랑을 구경할 수 있다.

 관람료 무료. ☎ 02-734-9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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