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通' 유재원 교수가 전하는 그리스 신화

   

유재원 지음 | 북촌 | 400페이지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7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유재원의 그리스신화Ⅰ:올림포스 신’의 저자 유재원 교수(한국외국어대학교 그리스학과)는 1975년 그리스로 건너간 뒤 지금까지 40여년을 그리스에 대해 연구, 그리스 통이라고 알려져 있다.

유 교수는 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한 뒤 그리스에 대한 무한 사랑을 안고 그리스 아테네 대학교로 유학한, 그리스 1세대 유학생이자, 그리스에 한인의 삶을 개척한 장본인이다.

이후 ‘그리스어의 시제 일치 현상’에 대한 논문으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귀국한 뒤에는 ‘신화로 읽는 영화, 영화로 읽는 신화’ ‘그리스 : 유재원 교수의 그리스, 그리스신화’를 썼다.

지금도 그 열정이 식지 않아 직접 계획을 세우고 답사단을 조직해 그리스를 방문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그리스 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유 교수가 이렇게 그리스에 빠져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어렸을 적 외갓집이 큰 책 가게를 했다. 그때 그리스신화를 처음 마주하게 됐고, 신화를 통해 감동과 행복을 느꼈다”며 “이후 그리스로 유학을 가게 됐고, 그곳에서 신화의 매력에 한층 더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책에는 신화를 왜곡하고 오염시킨 요소들을 제거한 진짜 ‘그리스신화’를 담았다.

유 교수는 “신화는 인류가 가지고 있는 가장 오래된 문화유산이다. 사람이 살던 흔적은 사라져도 그들이 살아가며 겪었던 모험과 성취에 대한 이야기는 남는다”며 “그렇게 탄생한 그리스 신화를 많은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책을 출간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책을 통해 우리는 신들의 탄생부터 신들의 전쟁, 인간의 탄생, 그리고 소크라테스가 알고 있던 살아있는 올림포스 신들을 그리스신화의 현장에서 직접 만나게 된다.

총 2부 19장으로 구성된 이 신화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신들의 보금자리 였던 올림포스 산부터 승리하기 위해 신의 자존심마저 버리고 인간의 힘을 빌리는 제우스의 현실감각, 석류 한 알을 먹고 지하 세계와 영원한 인연을 맺은 페르세포네 이야기, 인간 안키세스에게 반해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그와 사랑을 나눈 아프로디테, 올림포스의 2인자 아폴론이 한 여인을 두고 인간 남성과 경쟁하다가 패배하는 이야기까지 흥미진진한 서사를 만날 수 있다.

그는 “첨단 문명을 누리고 있는 21세기에도, 사람들은 제우스를 비롯한 올림포스 신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능력자이지만 너무도 인간적인 제우스를 비롯해, 남편의 연적에게 질투의 화살을 쏘아대는 헤라, 오만한 마음 때문에 제우스를 직접 보려 하다가 죽음에 이른 디오니소스의 어머니 세멜레, 여신 아테나에게 패배하고 나자빠지는 전쟁의 신 아레스 등의 모습이 우리들의 삶과 너무도 닮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스 로마신화를 읽으면 세상살이에 대한 모든 답이 들어 있다”며 “위대한 상상의 문으로 들어가고 싶거나 신화에게 지혜를 빌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자는 이 책을 시작으로 ▶그리스신화Ⅱ:신에 맞선 영웅들 ▶그리스신화Ⅲ:영웅의 후예들 ▶그리스신화Ⅳ:영웅들의 대모험 ▶그리스신화Ⅴ:비극의 영웅들 ▶그리스신화Ⅵ: 트로이아 전쟁의 영웅들 등 총 5권의 ‘그리스신화’ 시리즈를 이어서 발간할 계획이다.

유 교수는 “신들과 직접 교감한 1세대 영웅들 이야기, 영웅들의 직계 후손 이야기, 헤라클레스의 모험과 아르고나우타이의 모험, 비극적 운명을 겪는 영웅들, 트로이가 전생 까지 그리스신화를 망라해 6권의 책에 담아낼 것”이라며 “신화가 있다는 것은 무척 소중한 일이다. 신화를 통해 생명이 없는 돌이나 건출물도 생명을 얻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신화를 다시 되새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시연기자/shn8691@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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