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통증 짧아 방치하기 쉬워...급성심근경색 진행 돌연사 위험

   

#수원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48·여)씨는 지난해 봄부터 빨리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가슴 한가운데가 묵직하고 죄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통증은 지속됐지만 가만히 서서 5분쯤 안정을 취하면 금세 사라져 별일 아니겠지 하고 넘겼다. 그렇게 10여개월이 흐른 뒤 가슴 통증의 강도가 심해졌고 병원을 찾은 결과 협심증으로 진단 받았다.

협심증은 증상이 짧고 휴식을 취하면 바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간혹 급성심근경색으로 진행되면서 돌연사를 하는 경우가 있어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중요한 질환이다.

▶관상동맥 혈류가 감소하거나 막히면서 생기는 협심증

심장은 어머니의 뱃속에 아기로 있을 때부터 뛰기 시작, 수면시 모든 근육이 쉬고 있을 때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 박동해 전신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성인의 심장은 분당 약 5ℓ의 혈액을 온몸으로 박출해 전신에 혈액을 공급해 준다. 그러므로 심장 근육은 충분한 에너지와 산소 공급을 필요로 한다.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혈관을 관상동맥이라고 하며 이 혈관이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혈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상동맥이 동맥경화증이나 경련 등으로 혈류가 감소되거나 혈관이 막히게 되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이 일어나게 된다.

▶30~40대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

거의 대부분의 환자에서 심장의 관상동맥에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관상동맥에 협착이 유발돼 협심증이 생긴다. 동맥경화증이란 중년이 지나면서 동맥의 내벽에 손상이 생겨 이곳에 콜레스테롤 등 지방질이 침착하고 그 사이에 섬유세포나 평활근의 증식·석회침착 등이 일어나 동맥의 내경이 좁아져 중요 장기에 혈액 공급이 저하되거나 동맥의 탄력성이 소실되고 약화돼 동맥의 파열이나 폐쇄 등이 일어나 증상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즉, 혈관이 노화되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50대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나 최근에서 경제 수준의 향상으로 인한 영양 과다 및 사회 구조의 변화로 인한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점차로 유병 연령이 낮아져서 30~40대 환자로 증가하는 추세다.

   

▶흡연, 고혈압, 비만, 당뇨병 등이 위험인자

동맥경화증의 발생 원인을 아직 정확히 규명되어 있지 않지만 잘 발생되는 인자로는 흡연, 고혈압, 비만, 고콜레스테롤 혈증, 당뇨병 등이 있다. 또한, 성격이 급하거나 스트레스가 많으며 운동을 하지 않는 생활 습관을 가진 사람에서도 잘 발생할 수 있다.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관상동맥의 일부가 좁아지면 운동 시나 심장 박동이 빨라질 때 심근에 대한 혈류 공급이 줄어들게 돼 결국 산소 부족으로 인해 흉통이 나타나면서 숨도 차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반복되다가 혈관이 점점 좁아지거나 내벽이 파열되면서 혈관내 출혈이 발생해 피떡이 생기면 혈관이 완전히 막히게 돼 심근이 썩게 되는 심근경색증으로 진행된다.

▶가슴 답답하고 꽉 누르거나 쥐어짜는 증상이 대부분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 한가운데가 묵직하고 죄는 듯 하다가 이 증상이 왼쪽 어깨나 왼쪽 팔의 안쪽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보통이다. 간혹 오른쪽 어깨 또는 팔·턱·목 얼굴로 통증이 전달되기도 하고, 등과 상복부에도 드물게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때로는 왼쪽 눈이 시리고 가슴이 타는 듯한 느낌을 갖거나 턱이나 이가 아파서 치과를 찾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 환자에서 가슴이 답답하고 무거운 것이 꽉 누르거나 쥐어짜면서 죄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보통이다.

운동, 스트레스, 성관계, 과식 등 심장이 일을 많이 해야 하는 경우에 가슴 통증은 더 흔히 나타나게 되며 대개 3~5분 정도 지속되며, 관상동맥을 확장시켜 주는 니트로글리세린이라는 조그마한 알약을 혀 밑에 넣으면 통증이 대부분 가라앉는다. 가슴 통증은 보통 짧게는 1∼2분, 길게는 15분 이내이며 그 이상 지속된 경우에는 큰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힌 심근경색을 의심해야 하므로 가능한 빨리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

대부분 안정 협심증은 혈관내 동맥경화로 혈류 장애가 발생해 증상이 발생한다. 동맥경화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안정 협심증의 치료는 동맥경화를 늦추는 예방적 약물 및 운동 치료와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해야 하고 일상생활을 하면서 외래에서 동맥 경화의 진행을 늦추는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동맥경화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파열돼 혈관내 출혈이 발생하면서 피떡이 갑자기 형성돼 혈관이 급성으로 막히게 되면, 동맥경화가 안정적인 안정 협심증에서 응급 치료가 필요한 불안정 협심증으로 진행돼 가슴 통증의 빈도가 잦아지고, 점차로 심해지게 된다. 이때는 가능한 빨리 혈관내 피떡을 제거하는 약물 및 중재적 치료를 받아야 하므로 응급실에 방문해야한다.

이 시기를 지나면, 피떡이 혈관을 완전히 막아서 심근으로 가는 혈류가 완전히 차단되므로 심근이 괴사되는 급성 심근 경색이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심장 돌연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송시연기자/shn8691@joongboo.com

   

도움말 :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순환기내과 김철민 교수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