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왜 존재하는가?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 대표가 던진 화두를 품고 경기창작센터에 내려온지 50일이 되었다. 사회에 나와 맺은 20년 지기(知己) 최춘일의 마지막 일터여서 매일을 애잔한 마음으로 시작한다.

선감도는 경기만의 중심인 대부도와 맞닿아 있는 해안선 길이가 8㎞인 작은 섬이지만, 경기창작센터, 경기도평생대학, 경기도청소년수련원 등이 운영되고 있고, ‘바다봬 수목원’, ‘갯벌자원연구센터’도 조성되고 있다. 거기다가 공공승마장, 말 조련센터, 캠핑장 등이 들어서는 ‘말 테마단지’를 추가로 조성하여 5+1 선감도 통합브랜드 개발을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안산시는 올해 초 대부도에 대부해양관광본부를 설치하고 ‘주민이 살기 좋은 대부도 보물섬 프로젝트’를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생태관광 킬러콘텐츠 육성, 박물관-미술관-건강산업 유치 등을 통해 대부도를 수도권 최고의 주거환경을 갖춘 휴양의 섬, 힐링의 섬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한국 최초, 세계 최대 규모인 시화호조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주변에 조력문화관, 달전망대(75m), 스마트가든, 빛의 오벨리스크, 파도소리쉼터, 이야기산책로, 바다계단, 휴게소 등을 갖춘 ‘T-Light 공원’을 조성하여 개방한지 10개월만인 지난 4월에 방문객 100만명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경기만은 경기도의 땅 끝이자 바다가 시작되는 곳이다. 역사적으로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서로 충돌하며 경기만을 차지하는 세력이 한반도를 호령하였고, 풍도해전으로 대표되는 청일전쟁, 매향리 미군사격훈련장, 일제강점기로부터 제5공화국에 이르기까지 한국근현대사를 관통하고 있는 선감학원의 아픈 이야기들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경기창작센터는 어떤 역할과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그동안 짧은 기간이지만 지역주민, 전문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서 가칭 ‘경기만포럼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경기만 에코뮤지엄을 중심으로 한 ‘경기만 문화창조밸트 조성추진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예술섬 조성 시범사업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을 받아 선감마을과 내수면지를 활용한 대규모 ‘황금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경기창작센터에는 자유로운 영혼과 무한한 상상력을 갖고 있는 작가들이 있어 다양한 형태로 지역디자인 기획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경기만은 북한 황해남도 웅진반도에서 충청남도 태안반도에 이르는 앞바다를 일컫는다. 그 안에는 크고 작은 200여개의 섬이 자리하고 있으며, 수려한 해안선은 약 528km, 아직도 남아있는 광활한 갯벌 등 생태, 문화, 관광, 산업, 휴양, 힐링할 수 있는 수많은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

우리는 선감도, 대부도, 경기만에 점들로 펼쳐져 있는 수많은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바탕에 두고 감동이 살아있는 ‘예술섬’으로 탈바꿈시켜 선으로 연결하고, 면으로 넓혀서 에코뮤지엄을 조성하려는 꿈을 꾸고 있다.

서정문 경기창작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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