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 야구 한화 이글스 김성근(왼쪽) 감독과 케이티 위즈 조범현 감독

 5점 차로 앞선 팀이 9회에 도루를 하고, 마지막아웃카운트를 남겨두고 투수 교체를 했다.

 프로야구의 '불문율' 논란을 일으킬 만한 장면이 또 나왔다.

 23일 경기도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맞붙은 한화 이글스와 케이티 위즈의 정규시즌 경기에서다.

 한화 강경학은 한화가 6-1로 앞선 9회초 1사 후 볼넷을 얻어 출루해 김경언 타석 때 2루 도루를 단행했다.

 이때 케이티 내야진은 2루 베이스커버나 송구 등 도루 저지에 필요한 시도를 하지 않았다.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한화는 추가 득점 없이 9회초 공격을 마쳤다.

 점수가 여전히 6-1로 유지된 9회말 케이티의 마지막 공격 때 한화는 투수를 두 번 바꿨다.

 7회초 등판한 박정진이 선두타자 장성호를 1루수앞 땅볼로 처리해 2⅓이닝째 투구를 마치자 한화는 박정진을 김민우로 바꿨다.

 김민우는 김상현과 상대해 5구 만에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 경기 종료까지 아웃카운트 1개만 남겨뒀다.

 이때 한화는 다시 김민우를 윤규진으로 교체했다. 윤규진은 대타 문상철에게 좌중간 2루타를 내준 다음 대타 김진곤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그런데 한화의 6-1 승리가 확정된 직후 양팀 선수들은 홈플레이트 쪽으로 모여들어 신경전을 벌였다.

 케이티 주장 신명철이 다소 흥분한 얼굴로 한화 선수들을 향해 말을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잠시 대립하던 두 팀 선수들은 그러나 곧 돌아서서 각팀 응원석 쪽으로 인사를 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 흩어졌다.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상황이 정리되고 나서 케이티 관계자는 "저희 입장에서는 (한화가) 조금 매너없는 플레이를 한 것으로 봤다고 한다"며 "강경학이 도루할 때 저희는 태그업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경기가 (거의) 넘어간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9회말 투수 교체도 타이밍에 조금 문제가 있다고 보고 주장인 신명철이 선수 간에 항의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구에서 승리가 확실시되는 팀은 경기 막바지 도루 시도나 투수 교체를 자제한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다는 점은 잘 알려졌다.

 반면 일각에서는 최근 '타고투저'가 지속되면서 5점의 리드는 한 번의 위기에서사라질 수 있는 만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야구계의 '불문율'은 명시적인 것이 아니고, 규정에 기재되지 않은 탓에 어디까지를 허용 또는 불허 범위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줄곧 있었다.

 케이티와 한화는 24일 같은 장소에서 이번 3연전의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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