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보호시설 포천 애린원, 이전비 마련 못해 폐쇄 위기

   
▲ 포천시 이동면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유기견 보호시설인 애린원이 소유권 이전으로 약 2천여 마리의 유기견들이 또 다시 버려질 위기에 처해진 가운데 24일 해당 보호소 내부에 유기견들이 방치되어 있다. 김만구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유기견 보호시설인 애린원내 2천여마리의 유기견이 안락사되거나 또 다시 버려져 길거리로 쏟아져 나올 위기다.

애린원 부지 소유주가 애린원 측에 땅을 비워달라고 요구해 보호시설을 폐쇄해야만 하는 상황이어서다.

24일 포천시 등에 따르면 국유지(기획재정부) 소유였던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1110-4 애린원 부지 5천363㎡은 2009년 조상땅 찾기 소송에서 최모씨에게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최씨는 애린원을 상대로 유기견 보호시설 철거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2013년 3월부터 지난 3월까지 2년동안 시설이전을 유예하는 내용의 조정결정을 했다. 애린원이 지난 3월까지 이전부지를 찾지 못하자 최씨측은 법원에 철거 등 강제집행 신청을 냈다.

공경히 애린원 원장은 "땅을 비워줘야하는데 이전 비용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경기도 등에 예산 지원을 요구한 상태"라고 말했다.

애린원은 2001년 포천시와 문제의 땅에 대한 국유재산 대부계약을 맺고 유기견 250마리를 보호하기 시작했다. 이 터에 18㎡~193㎡ 견(犬)사 컨테이너 등 가설 건축물 24동도 지었다. 유기견은 강원도 유기견 보호소에서 안락시키려던 125마리, 양주 동물구조서에서 보내온 150마리 등 3천여마리로 늘었고 최근에는 자연사 등으로 2천마리로 줄었다. 사료값 등으로만 매일 70여만원이 들었다.

공 원장은 "동물애호가 등으로부터 후원을 받아 겨우 겨우 운영해왔다. 지금은 빚만 1억 7천만원"이라면서 "포천시 등에서 이전 부지를 제시했지만 토지비매입비 1억6천만원 등 이전에 필요한 비용 2억~3억원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천시 관계자는 "개인 보호 시설이기 때문에 무상지원이 매우 곤란한 입장"이라고 했다.

공 원장은 1988년 남편과 사별하고 유기견을 보호하기 시작했다. 공 원장은 "남편이 죽고 집앞에 한 강아기가 찾아와 남편이 환생한 듯한 느낌을 받고 유기견을 돌보기 시작했다"면서 "관공서 등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김만구기자/prime@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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