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판정 환자, 알리지 않고 인천지역 대학병원으로 옮겨

   
▲ 2일 오후 인천의 한 대학병원에서 한 환자가 병원 응급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인천시에 따르면 경기도 평택시 모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58·여)씨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 이날 오전 인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와 함께 메르스 의심 증상을 호소한 2명은 인천 모 의료기관에 격리 조치됐다. 연합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인천지역 병원에 평택지역 메르스 환자 이송 사실을 인천시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는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기 위해 메르스 환자가 격리된 병원과 환자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일 한길자 시 보건복지국장은 “평택지역 메르스 확진환자가 인천지역 대학병원에 옮겨진 사실을 SNS나 기자들 취재로 알았다”며 “정부 관계당국이 이 정보를 지자체와 공유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공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경기도 평택 모 병원에서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A(58·여)씨를 시에 알리지 않고 2일 자정께 인천지역 대학병원으로 옮겼다. 평택지역 병원 격리병상과 전담 의료진이 부족해 분산 배치 차원에서 인천지역으로 이송했다는 것이다.

이날 오전부터 ‘인천 모 병원 5층에 메르스 확진 환자가 격리돼있다’는 글이 웹사이트 인천지역 육아 커뮤니티에 처음 올라오며 SNS 등을 이용해 순식간에 인천 전역에 퍼졌다.

시 보건복지국은 기자와 시민들 문의에 처음엔 내용을 잘 모르고 있다거나 확인되지 않았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는 이후 메르스 환자 정보를 질병관리본부 등에 요구했지만 관련 정보를 받지 못했다.

시 보건정책과 관계자는 “환자가 어디서 왔고, 어디서 살았으며 누구인지를 알아야 접촉자를 파악하는 등 해당 지자체에서도 관련 대책을 빨리 마련할 수 있게 된다”며 “시민들의 동요도 걱정되는 부분이지만 관련 정보를 꽁꽁 묶어 놓은 것이 오히려 메르스 확산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격리병상으로 환자를 이송한다고 해도 해당지역 지자체에는 미리 알리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의대 교수 등도 메르스 바이러스 노출자들이 노출된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병원을 찾으며 3차 발병자도 생기고 여러 병원에서 대규모 노출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어떤 어떤 환자가 언제 치료를 받았다는 내용에 대해 정보공유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정보 봉쇄가 유언비어나 괴담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며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요한기자/yoha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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