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계동 상권 전화위복 기회...新 소비자 유입시설 입점 기대
현 청사를 매입해달라고 한 경기도의 제의로 시작된 경기도와 수원시의 이른바 ‘청사 빅딜’ 협상 과정에서 수원시청사 이전에 따른 ‘상권 타격’과 ‘교통 불편’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시청사를 도청사로 옮기자는 데 찬성하는 쪽도 이 문제 만큼은 꼭 짚고 넘어가고 있고, 반대하는 쪽은 수원시 공무원 916명이 빠져나감에 따라 시청 뒷편에 형성된 일명 ‘인계동 박스’ 상권이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어서다.
도청이 시청보다 교통 환경이 열악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상권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수원시청 공백을 메꾸지 못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가정을 전제로 한 것으로, 시청사 터를 활용하는 방법에 따라 상권이 더 살아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교통 문제 역시 도청은 이미 사통팔달의 교통망이 이미 갖춰진 곳이기 때문에, 관점의 차이에서 생기는 견해차일 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상당하다.
▶상권 타격?…전화위복 기회 = 수원시청이 위치한 수원시 팔달구 효원로 241 뒷편은 상업지역은 ‘인계동 박스’로 불린다. 수 백개의 업소가 몰려있는 수원지역의 대표적인 중심 상업지역이지만, 상권이 예전만 못하다는 게 상인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수원에서 30년 가까이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52)씨는 “인계동 박스는 일부만 제외하고는 상권이 예전 같지 않다”면서 “고질적인 주차난과 새로운 소비자 유입시설이 들어서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청사 빅딜’에 반대하는 쪽은 이런 이유를 들어 수원시청까지 이전할 경우 ‘인계동 박스’ 상권이 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부분적으로는 맞는 논리지만, 실제로 그런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수원시가 도청사를 사들이기로 결정하면, 869억원(공시지가)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의 시청사 터와 주차장(시의회 의사당 터)을 상업용으로 바꿔 매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원시 관계자는 15일 “수원시청사 부지는 현재 공공용이기 때문에 주차장이나 공원 정도로 용도가 한정돼 있다”면서 “시청사를 매각할 경우 상업용으로 용도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시청사와 주차장(3만9천864㎡)의 공시지가는 1천863억원이다. 3.3㎡(1평) 땅 값은 1천542만원이다. 시청 옆 홈플러스의 땅 값이 평당 4천만원(업계 추정액)인 것과 비교하면 2.5배 가량 평가절하돼 있는 상태다.
부동산 업계는 시청사 터가 상업용으로 변경돼 호텔 등과 같은 대규모 상업시설의 입점이 가능해져 시청 이전에 따른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동시에 침체된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원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시청사 부지가 대로변에 위치해 있고, 기반시설이 잘 돼 있는 등 조건이 매우 좋다”면서 “대규모 호텔이나 백화점, 멀티플렉스 등이 들어설 경우 인계동 전체에 유입 인구가 많아져 상권이 더 살아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 불편?… 도청은 이미 사통팔달 = 현 시청사의 가장 큰 장점은 교통 여건이다. 지하철 분당선 연장노선이 2013년 12월 개통되면서 수원시청역에서 내리면 수원시청까지 걸어서 5분안에 도착할 수 있다. 대중교통 여건도 양호한 편이다. 수원시청, 수원시청사거리, 수원시청역 1·2·8번 출구 앞 5개 버스정류장에는 21개 노선이 통과한다.
이전 불가론을 펴는 쪽에서는 도청사의 교통 여건이 시청사보다 못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도청사가 시청사에 비해 교통 여건이 나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도청사 밑으로 지나는 지하철이 없을 뿐만 아니라 버스 정류장과 도청 사이의 거리가 조금 멀다. 99번 버스를 이용해 수원세무서·도청입구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서 도청 정문 앞까지 걸어가는데 10분 가량 걸렸다.
이 정류장을 경유하는 버스 노선은 시내·외, 광역까지 무려 51개 노선에 달한다. 수원시청 앞을 통과하는 노선보다 2.5배가 많은 셈이다.
가장 가까운 수원역까지 버스를 이용하면 한 정거장이지만, 도보로 20분 가량 걸리는 것이 약점이지다. 수원시에서 추진중인 노면전차(트램)가 운행되면 지하철 이용 불편도 해소될 전망이다.
수원역에서 출발한 트램이 도청오거리를 거쳐 kt위즈파크까지 연결되고, 트램을 이용하면 신분당선 연장노선(수성중 사거리) 인덕원~수원 복선전철(kt위즈파크), 분당선 연장·수인선(수원역)을 갈아 탈 수 있게 된다.
이복진·최영지기자/bok@joongboo.com
관련기사
- [道·수원시 '청사빅딜'] 밥집은 울상...술집에선 대환영 “수원시청이 인계동에서 고등동으로 이전할 수도 있다니 걱정반, 기대반이네요.”15일 일명 ‘인계동 박스’로 불리는 수원시청 뒷편 중심 상업지역에서 만난 상인들은 경기도와 수원시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 ‘청사 빅딜’ 협상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상인들의 반응은 막연한 불안감과 장미빛 기대감이 교차했다.수원시청 공무원을 상대로 점심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걱정을 늘어놓은 반면, 저녁 시간대에 손님이 몰리는 업소를 운영하는 상인들은 기대감을 내비쳤다.이날 오전 11시 50분께. 수원시청 소속 공무원 수 십명이 청사에서 쏟아져 나와 일명 ‘인계동 박스’로 불리는 중심상업지역을 가득 채웠다. 공무원들은 주로 한식 식당을 찾았다.수원시청 뒷편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이모(52)씨는 수원시청이 도청으로 이전할 수도
- [道·수원시 '청사빅딜'] 막연한 불안감·장미빛 기대감 교차 “수원시청이 인계동에서 고등동으로 이전할 수도 있다니 걱정반, 기대반이네요.”15일 일명 ‘인계동 박스’로 불리는 수원시청 뒷편 중심 상업지역에서 만난 상인들은 경기도와 수원시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 ‘청사 빅딜’ 협상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상인들의 반응은 막연한 불안감과 장미빛 기대감이 교차했다.수원시청 공무원을 상대로 점심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걱정을 늘어놓은 반면, 저녁 시간대에 손님이 몰리는 업소를 운영하는 상인들은 기대감을 내비쳤다.이날 오전 11시 50분께. 수원시청 소속 공무원 수 십명이 청사에서 쏟아져 나와 일명 ‘인계동 박스’로 불리는 중심상업지역을 가득 채웠다. 공무원들은 주로 한식 식당을 찾았다.수원시청 뒷편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이모(52)씨는 수원시청이 도청으로 이전할 수도
- [道·수원시 '청사빅딜'] 시청 全 직원 도청 입주해도 1人 사무면적 1.4배 증가 이른바 ‘청사 빅딜’의 운명은 몇가지 핵심 쟁점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원시청사를 효원로 도청사로 이전하는 데 반대하는 쪽은 이런저런 문제점 등을 내세워 불가론을 펴고 있다. 도청사의 노후도, 협소한 사무공간, 과도한 건물 유지비용 등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부분적으로 맞는 주장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오해에서 비롯됐다.①도청사에 대한 오해와 진실▶도청사가 훨씬 낡아? … 안전등급 도청·시청 도긴개긴 = 도청사는 1967년 10월 준공됐다. 현재 구관으로 불리는 건물과 구관과 연결된 제1별관이 지어졌다. 이후 신관, 생활관 등이 증축됐고, 2008년에 제3별관이 완공되는 등 현재의 14개 건물이 효원로 도청사를 구성하고 있다.수원시청은 20년이 흐른 1987년 본관이 지어졌고, 2006년 별관이 들어섰다.‘청사 빅딜&rsquo
- [道·수원시 청사빅딜] 도청 안전도 이상無...근무환경 월등 박수영 경기도 행정1부지사가 지난 5일 염태영 수원시장에게 “효원로 경기도청사를 사들여 활용해달라”고 전격적으로 제의한 후 수원 지역사회의 이목이 이른바 ‘청사 빅딜’ 협상에 모아지고 있다. 경기도와 수원시가 실무협상팀을 꾸려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자, ‘명분과 실리’가 있다는 찬성론과 현실성이 낮다는 반대론이 교차하고 있다. 중부일보는 역사적인 이번 협상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예상되는 3대 핵심 쟁점을 미리 점검해본다.①도청사→시청사 활용가능한가?전격적으로 성사된 ‘청사 빅딜’ 협상의 성패는 수원시가 도청사를 사들여 시청사로 활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수원시가 단순히 도청사를 매입해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520억 원을 들여 수원시의회 의사당을 새로 지어야
- [道·수원시 '청사빅딜'] 14년 묵은 소유권 갈등, 초당적 해법 찾을 기회 경기도와 수원시의 ‘청사 빅딜’은 광역과 기초, 여야 정당을 뛰어넘는 상생 및 사회통합은 물론이고 경기도와 수원시간 묵은 갈등을 털어낼 수 있어 ‘일석이조(一石二鳥)’ 이상의 효과도 기대된다.‘청사 빅딜’은 고질적인 ‘칸막이 행정’을 무너트리 것은 물론이고, 새누리당 소속 경기도지사와 새정치민주연합 수원시장이 손을 맞잡고 정당을 뛰어넘는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특히 빅딜 협상 과정에서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 지분과 경기도문화의전당 소유권 문제까지 해결할 경우 14년째 갈등을 빚고 있는 해묵은 문제까지 털어내면서 사회통합을 이뤄낼 수 있다.▶광역 대 기초, 여당 대 야당 구도 깨트리는 지방자치 = ‘청사 빅딜’의 가장 큰 의미는 다방면에서 상생과 통합을 이끌 수 있다는 점이다.
- 道·수원시'청사빅딜' 협상 타결 땐 '명분·실리' 동시에 챙긴다 경기도와 수원시는 10일 이른바 ‘청사 빅딜’에 관한 실무협상을 시작했다.박수영 경기도 행정1부지사가 효원로 경기도청사를 매입해 활용해달라고 염태영 수원시장에게 제의한 지 5일 만이다.경기도는 이재철 정책기획관, 수원시는 송영완 정책기획과장이 실무 책임자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이날 첫 회의에서 양 측은 각 기관의 입장을 듣는 선에는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수원시 관계자는 “경기도에서 먼저 제의했기 때문에 구상을 들어보고 몇 가지 기본적인 현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면서 “우리 시의 입장이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디테일한 의견을 주고받으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말했다.수원시는 시의회 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나 본격적인 협상을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은 여러가지 가능성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