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별로 일정 인원 차출해 실무자가 분석기술 배워야

빅데이터를 도입하기 위한 첫 번째 전제조건은 무엇일까?

데이터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 문화! 이것이 빅데이터를 도입하기 전에 가장 중요하고 우선적으로 필요한 경영 환경이다. 이러한 문화가 정착이 되어야 빅데이터를 도입을 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두 번째 꼭 필요한 것이 있다. 데이터라는 것이 묘해서 데이터를 직접 분석해 보지 않으면 데이터가 갖고 있는 의미를 알지 못한다. 데이터를 직접 분석한다는 의미를 전문용어로 “데이터를 까본다”라고 한다. 우리가 양파 껍질을 까봐야 속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는 것처럼, 데이터 역시 똑같다. 물론 양파 껍질처럼 까도 까도 그 속이 보이지 않을 경우도 많다. 하여간 빅데이터를 도입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이냐 면 현업 담당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직접 분석해 볼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마케팅부서에서는 고객데이터를 직접 뒤져서 어떤 고객이 어떠한 제품을 어떤 경로(채널)로 구입을 했는지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특정한 마케팅 이벤트를 했다면 그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매우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이러한 데이터 분석을 외주를 주거나, 분석하고 있지 않다. 그러기 때문에 현업 담당자들은 자신이 하는 업무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처리를 하고 있는지 분석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이 다른 부서나, 외주업체에 맡기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빅데이터를 도입해봐야 그 또한 외주업체에 맡길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빅데이터를 도입하는 데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이 바로 빅데이터 테마를 결정하는 일이다. 빅데이터 테마란 빅데이터를 도입하는 업무분야를 말한다. 그런데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누가 우리 회사에서 빅데이터 테마를 결정해야 할까? 대체적으로 보면 현업 부서 아니면 IT 부서이다. 현업 부서는 우리는 빅데이터를 모르니 IT부서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고, IT 부서는 우리는 업무를 모르니 현업이 알아서 해야 한다 라고 한다. 엄밀히 따지고 보면, 이 빅데이터 테마를 결정하는 것 뒤에는 “나는 책임지기 싫다!” 라는 말이 숨어 있다.

그러다가 나와 같은 컨설턴트에게 물어본다. “우리 회사에서는 어떻게 빅데이터 테마를 잡아야 합니까?” 나는 늘 같은 답을 한다. “내가 이 회사 사람이 아니어서 업무를 모르는데 어떻게 내가 빅데이터 테마를 결정합니까? 제가 아무리 전문가라도 그것은 바로 답이 나올 수 없습니다. 만일 원하신다면 빅데이터 테마를 결정하기 위한 2~3개월의 프로젝트가 필요합니다” 라고 답을 한다. 이러면 깜짝 놀란다.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서 프로젝트를 한다.’ 라는 결론인데, 이것을 위에 있는 임원이나 사장에게 설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누가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서 프로젝트를 하는데 비용 지출을 승인 할 수 있을까? 이것이 어김없는 빅데이터를 도입하려고 하는 한국기업의 현주소이다. 정부, 공공기관도 예외가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현업이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 이것이 엄청 어려운 일도 아니다. 요새는 다들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대우를 받는 분위기 있다. 각 부서별로 한 두 사람씩 차출해서 전사적으로 교육을 시키는데, 하루 종일 교육을 하게 되면 그 사람 업무에 지장이 있으므로 자기 일을 하면서 오후 시간 3~4시간 정도를 할애해서 교육을 받게 한다. 교육 이후에는 바로 자신 업무에서 나온 데이터를 분석해보는 워크채을 하는 것이다. 데이터 분석 워크채은 각 부서별로 차출된 직원이 자기 부서의 데이터를 직접 분석해보는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서툴겠지만, 통계를 좀 아는 사람들을 외부에서 초청해서 선생님으로 모시고 분석을 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3개월만 하면 어느 정도 발표할 수준의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때 임원들과 사장님을 모시고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발표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데이터 분석을 하는 회사 분위기와 맞물려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로 업무에 적용해본다. 그래서 효과가 나면, 그 분야를 좀 더 확대해서 더 많은 데이터, 더 큰 시스템을 가지고 데이터분석을 하게 된다. 이러한 멋진 스토리가 반복이 되면 회사적으로 지금까지 데이터 분석 워크샆에서 나온 이슈들을 모아서 빅데이터 마스터 플랜을 세우게 되고 그것을 가지고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현업 담당자들에게 데이터 분석 기술을 교육시켜라

현업에게 데이터를 분석하는 훈련을 해야 하는 것이 빅데이터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서 반드시 시행해야 할 것이다.

세번째로 중요한 것이 있다. 대체적으로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할 때, 전사적인 TF팀을 만들게 된다. 그런데, TF팀장을 누구를 시키는가 하는 것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도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회사가 빅데이터 TF를 IT부서에서 담당한다. 왜 그런 결정을 하게 되냐면, 임원 회의 때 빅데이터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임원은 CIO밖에 없다. 그러기 때문에 CIO가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마침 데이터도 모두 전산실에서 관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CIO가 빅데이터 TF팀장을 맡게 되면 위에서처럼 빅데이터 테마를 결정하는 일에 대해서 현업 부서와 IT부서가 서로 책임 안 지려고 서로 미룬다. 그러나, 빅데이터 테마를 결정하는 일은 어디까지나 현업이 해야 하는 일인데 빅데이터 TF팀 있으니까 그것을 빅데이터 TF팀에게 떠미는 것이다. 현업에게 교육을 시키는 것도 현업이 해야 하는 일인데 빅데이터 TF에게 미룬다. 결국 CIO가 빅데이터 TF팀을 담당해서 IT 부서가 빅데이터 TF팀일을 하게 되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처음부터 삐걱거릴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이 지금 전국적으로 빅데이터를 도입하려고 하는 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기획본부에서 빅데이터 TF팀을 담당해야 한다

왜 그런가? 빅데이터 프로젝트는 IT프로젝트가 아니다. 전 현업부서가 참여하는 비즈니스 프로젝트이다. 물론 IT의 도움은 반드시 필요하기는 하나 업무 조정을 해야 하고, R&R을 나누고 각 파트별로 미션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서 업무 성과를 평가를 해야 한다. 이러한 역할은 당연히 기획 본부가 해야 하며, 현업과 업무조정을 할 때 IT팀은 힘이 없어서 현업이 IT팀의 말대로 하지 않으므로 기획본부가 나서야 하는 것이다.

기획본부가 담당하는 빅데이터 TF팀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첫 번째 이야기한 각 부서의 임원들이 데이터에 기반을 둔 보고를 하는지, 그런 의사결정을 하는지 모니터링을 하는 일이고, 두 번째 중요한 현업 부서에서 차출된 직원들에게 분석 워크샆을 진행하는 일이다. 그리고, 빅데이터 테마를 결정할 때, 그 분야에서 어떠한 비즈니스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하며, 그런 의사결정을 하기위해서 어떤 분석결과가 나와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빅데이터 TF는 비즈니스적인 안목을 가지고 있어야 분석을 해도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방도가 생기는 것이지 비즈니스에 대한 생각이 없다면 그것은 분석을 위한 분석으로 끝나게 되는 것이다.

빅데이터 TF팀은 IT부서에 서 맡지 말고 기획부서에서 맡아야 한다. 이것이 빅데이터 성공의 기본적인 전제 조건이다.

빅데이터 프로젝트가 성공을 위해서는 많은 산을 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제시한 3가지 전제 조건만 잘 만족시켜주면 빅데이터 성공의 7부능선을 넘은 것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장동인 한국 테라데이타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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