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하리 2016] 연천미라클야구단, 날개를 준비하다
[비상하리 2016] 연천미라클야구단, 날개를 준비하다
  • 송주현
  • 기사입력 2016.01.03 20:44
  • 최종수정 2016.01.03 14: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고뭉치 외야구 최유석 "후회는 없다...나는 야구선수다"
연습벌레 타자 임광섭 "가슴이 뛴다...기적은 내가 만든다"
대한민국은 1980년대 야구를 주제로 한 만화가 열풍을 일으켰다.

남·녀 주인공들의 사랑 얘기도 뭉클했지만 해당 만화는 열정을 쏟아 희망과 꿈을 실현하는 야구인의 인생을 한눈에 보여줬다.

어깨부상으로 야구계를 떠나고 구단에서 손을 내밀지 않아 평범한 인생을 사는듯 했던 이들이 다시 뭉쳐 정상에 도전한다.

스토리의 끝은 ‘기적’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만화의 내용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끝없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야구인생을 들여다 보면 마치 만화속 얘기처럼 사연들도 많다.

야구를 그만두고 자장면 배달, 피자배달을 하며 평범한 삶을 살던 사람도 있고 알만한 기업에 다니던 이도 있다.

이들이 모여 결성된 야구팀.

바로 연천미라클야구단이다.

연천미라클야구단은 대한민국 독립야구단이다.

부상 등으로 야구를 그만둬야 했던 이들, 프로구단 입단 좌절로 야구인생의 최대 위기를 맞은 이들, 개인사정으로 야구의 꿈을 잠시 접어야 했던 이들, 선수들 마다 사연을 책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야구인생 굴곡이 많다.

이들에게 대기업 스폰서는 다른 세상 얘기고 구단에서 지급 받는 연봉도 없다.

운동을 하면서 몸상태를 점검하거나 부상치료를 담당하는 물리치료사나 트레이너도 없다.

오히려 선수들이 한달에 숙식비 등으로 70만원의 회비를 낸다.

회비 마련을 위해 야간경비일을 하며 돈을 모으기도 하고 훈련이 없는 주말에는 리틀야구 교실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선수도 있다.

일부 사람들이 도대체 뭐하는 야구팀인지 의문을 갖을 수도 있다.

잠시 꺾인 날개를 다시 세우기 위한 희망과 기적을 꿈꾸는 팀이라고 표현해야 맞는 표현이다.

어린시절부터 야구를 해왔지만 프로팀에서 방출되거나 대학진학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의기투합해 기적을 보여 줄 야구단이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3월 출범 이 후 3명의 선수가 프로구단과 계약을 맺으며 보여준 긍정의 힘은 기적을 만들었다.

20151227010065.jpeg
#야구는 행복이자 내인생

연천미라클야구단의 외야수 최유석(24)선수는 청소년 시절 사고 뭉치였다.

부모님은 학교로 불려가기 일쑤였고 집에 들어오지 않는 아들을 찾느라 안가본 곳이 없을 정도다.

그만큼 최 선수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싸움도 많이 했고 그때문에 부모님의 속도 많이 썩였다.

중학교 3학년 어느날이다.

형도 함께 야구를 하고 있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형 대신 야구를 그만둬야 했다.

야구선수의 꿈을 키워가던 사춘기 소년에게 야구의 끈을 놓는다는건 절망에 가까웠다.

결국 고등학교에 올라가던 해 야구를 그만뒀다.

야구를 그만두고 자구 엇나갔다. 오죽하면 부모님이 다시 야구를 시작하라고 할 정도다.

하지만 야구를 다시 시작하지 않았다. 다니던 고등학교까지 그만두면서 안개속 인생을 계속 걸었다.

그렇게 10대 시절을 보낸 그는 성인이 되서 안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여러가지 일을 경험했다.

그냥 열심히 일해서 내 사업장을 갖자라는 목표가 인생 최대의 꿈이 됐다.

치킨,피자 자장면 등 안해 본 배달이 없다.

그러던 어느날 배달을 하러 간 곳에서의 일이다. 다짜고짜 “야, 너 왜 이제 왔어”라며 음식을 시킨 고객이 화를 냈다.

최 선수는 “그 때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있는 내가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지라는 생각과 함께 회의에 빠질수 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때 결심했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건 야구라고 잊고 있던 자신에게 다시 눈뜬 그는 다시 야구계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중학교 동기들의 프로진출 소식도 그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군복무 중에도 틈틈이 훈련을 다시 시작했고 제대 후 사설 야구아카데미를 찾아 1년간 몸을 만든 그는 지난 3월 22일 연천미라클야구단에 입단했다.

입단 후 4월에 열린 시합에서 4타수 2안타, 과감한 플레이를 선보이며 야구선수로 다시 돌아 온 최유석.

당연히 프로구단 입단이 목표다.

최유석 선수는 “설령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고 해도 실망하지 않겠다”며 “야구선수로 뛰는 동안 후회를 남기지 않는다는 각오로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151227010049.jpeg
#가슴 속 야구 열정이 곧 나의 힘.

올해 28살이 되는 임광섭 선수는 야구명문 장충고를 거쳐 중앙대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이 후 얻은 직장이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지만 선수가 아니라 다른 직업이다.

임 선수는 ‘NC다이노스 훈련지원팀에서 전력분석관으로 일을 했다.

군제대 후 계속 야구를 하고 싶어서 고양시를 연고로 한 대한민국 첫번째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에 입단했지만 고양원더스는 지난해 해체됐다.

프로구단 입단의 꿈을 안고 KT위즈에서 테스트를 봤지만 탈락했다.

현실의 벽에 부딪친 임 선수가 선택한 직업이 NC다이노스 훈련지원팀 전력분석관.

현역에서 은퇴한 선수에게 어쩌면 부족함 없는 직장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임 선수는 전력분석관으로 활동하는 내내 마음이 괴로웠다.

아직 꿈을 접기에는 나이도 젊었고 무엇보다 가슴속 야구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에게 연천미라클야구단의 입단 제의가 들어왔다.

다시 꿈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찾아 온 것이다.

미련없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그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던 가족들 역시 든든한 지원자가 됐다.

임광섭 선수는 소속 선수들 사이에서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 중 한명으로 불린다.

가장 늦은 시간까지 배트를 휘두르며 훈련을 하는 선수 중 한 사람이 바로 임광섭 선수여서다.

임 선수는 훈련 벌레가 된 배경에 대해 “야구를 잘 못해서 열심히 해야 따라 갈 수 있다”고 짧고 굵게 말했다.

지독할 정도로 연습벌레다.

최유석 선수도 그랬고 임광섭 선수도 야구선수로서의 삶을 포기했었지만 다시 그라운드에 섰다.

목표는 오직 하나.

기적을 만드는 일.

그들의 모습에서 기적은 현실과 가까운 모습이다.

연습경기가 있는 날에는 김밥과 햄버거 등으로 점심을 때우고 경기를 뛴다.

낡은 중고버스가 경기장을 가기 위한 유일한 수단이 되고 실밥이 트더진 야구공, 구멍난 장갑, 닳아 없어진 스파이크로 무장한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꿈이 있다.

아직 펼치지 못한 날개가 있다.

날개를 펼쳐 기적을 이어갈 연천미라클야구단.

선수들은 열악한 환경이지만 열정을 희망으로 희망을 기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그들의 도전은 오늘도 쉼표가 없다.

송주현기자




볼만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