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례나 불응하다 특검에 강제로 소환된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취재진을 향해 갑자기 “억울하다”며 고함을 치자 이를 지켜보던 청소아주머니가 “염병하네”라며 큰소리로 맞받아 친 것으로 전해져 주목을 받고 있다.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최순실 씨는 25일 오전 11시16분께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별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평소 헌법재판소나 법정에 출석할 때 얼굴을 마스크로 가리고 고개를 숙였지만 이날은 마스크도 쓰지 않고 고개를 빳빳이 든채 좌우를 살폈다.
담담히 호송차에서 내린 최씨는 느닷없이 기자들을 향해 “여기는 더 이상 민주주의 특검이 아닙니다. 박 대통령 공동책임을 밝히라고 자백을 강요하고 있어요”라며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냈다.
최씨는 엘리베이터를 탈 때까지도 “너무 억울해요. 우리 애들까지 다 어린 손자까지 이렇게 하는 것은”이라고 소리쳤다.
앞서 지난 10월 31일 검찰에 처음 소환될 때 고개를 숙이며 "죽을 죄를 지었다"고 울먹이던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최씨가 갑자기 큰소리로 발언을 쏟아내자 현장에 있던 100여명의 취재진도 당황한 듯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곁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특검 사무실 청소 아주머니도 최씨의 고함에 놀란 듯 "염병하네"라고 3번이나 목소리를 높여 맞받아 치기도 했다.
한편 특검은 최씨를 상대로 딸 정유라씨(21)의 이화여대 입시 및 학사비리 관련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만큼 우선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조사를 벌인 뒤 추가로 뇌물수수 혐의 체포영장이나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