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인 크리스마스. 우리는 크리스마스의 의미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예수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가족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가 얼마나 소중한 의미인지 등에 대해 말이다. 크리스마스란 우리에게 무엇인지를 알리는 따스한 공연이 전국을 돌고 있다. 그라시아스합창단의 전국투어 공연 ‘크리스마스 칸타타’가 바로 그것.

지난 30일 그라시아스합창단은 경기도 문화예술의 메카인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펼치며 본격적인 도내 투어를 시작했다.

공연은 총 3막으로 1막 오페라, 2막 뮤지컬, 3막 합창으로 구성됐다. 각 막마다 30~40분씩 진행되는 시간분배가 있었다. 먼저 1막 오페라는 2천년 전 베들레헴에서의 예수탄생 장면을 그렸고 2막 뮤지컬은 근대의 미국사회를 배경으로 성냥팔이 소녀를 각색해 선보였다. 1막은 예수탄생의 현장을 통해 요셉과 마리아의 고난을 묘사하는, 2막은 가족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의 소중함을 불행한 소녀의 생생한 모습을 통해 간접적으로 일깨워주는 내용을 담았다.

공연에서 가장 인상깊은 점은 합창단원들이 오페라와 뮤지컬을 모두 소화해내는 다재다능한 기량을 보인다는 점이다. 막이 바뀔 때마다 전 무대에서 봤던 출연자의 변신은 찾아보는 흥미를 선사했다. 또한 다국적 출연진으로 구성돼 있어 한국어와 영어 아리아가 번갈아 진행돼 배역이 더 실감나는 효과까지 가져갔다. 세트장의 스케일과 구성, 고증은 2천년 전의 로마 황궁과 베들레헴과 근대 미국 길거리 등을 완벽하게 소화했으며, 수시로 다변하는 연출력은 관객들에게 감탄과 몰입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공연의 백미는 세계 최고의 합창단 중 하나라는 명성을 증명하는 합창단의 무대였다. 자체 오케스트라의 선율과 함께하는 무대는 아카펠라의 선율이 중간중간 들어가는 교회 합창을 주로 해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 각국의 캐롤송까지 선보였다.

무대의 양 옆 스크린에서는 1막~3막을 통틀어 모든 대사와 아리아, 합창곡의 제목, 가사 등이 끊임없이 송출돼 관객의 편의와 이해를 도왔다. 아리아는 그 특성상 선율에 초점을 맞추느라 완벽하게 가사를 듣고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는데, 연속된 자막은 그 불편함을 해소시키기에 충분했다. 평소 멜로디만 익숙했던 곡들의 제목과 가사를 알게 되는 것은 덤이었다.

그라시아스합창단의 올해 크리스마스 칸타타는 알찬 구성과 수준 높은 볼거리를 제공하며 도민들의 차가운 겨울 추위를 훈훈하게 녹여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그라시아스 합창단의 공연은 11일 성남, 12~13일 용인, 15~17일 고양 순으로 진행되며, 오는 23일까지 이외 지역을 순회할 예정이다.

황호영기자/alex17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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