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연의 풍수기행] 의령 삼성 이병철 회장 생가, 완벽한 '부자의 터'
[정경연의 풍수기행] 의령 삼성 이병철 회장 생가, 완벽한 '부자의 터'
  • 정경연
  • 기사입력 2017.12.27 22:54
  • 최종수정 2017.12.2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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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창업자인 호암 이병철(1910~1987) 회장 생가는 경남 의령군 정곡면 호암길 22-4에 위치한다. 호암의 조부 이홍석이 1851년 대지면적 1천907㎡(578평)에 전통 한옥으로 지은 집이다. 이병철은 이곳에서 아버지 이찬우와 어머니 권재림 사이의 2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본관은 경주이며 16대조가 연산군 때 사화를 피해 이곳으로 낙향한 이후 대대로 이곳에 터전을 이루며 살았다. 6대조가 정3품인 통정대부 품계를 받는 등 유학자 집안이며, 천석지기 농토를 소유한 대지주 집안이었다.

호암은 어려서 조부가 세운 서당에서 천자문, 사서삼경, 논어 등을 배웠다. 10살 때인 1919년 진주 지수공립보통학교 3학년으로 편입하였다. 그곳에는 만석꾼인 허씨 집안으로 시집간 누이가 있었다. 지수면 승산리 마을 중앙에 위치한 지수보통학교는 인근에서 처음 생긴 신식학교였다. 호암은 LG 창업주인 구인회와 만나 친구가 되나 1년 후 어머니 친정이 있는 경성의 수송공립보통학교로 전학을 갔다. 중동중학교를 졸업한 그는 1926년 박두을 여사와 결혼하여 생가 건너편으로 분가하였다.

1929년 와세다대학교 정치경제학과에 입학하였으나 유학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1031년 자퇴하고 귀국하였다. 고향에 돌아온 그는 무위도식하며 노름판에 빠지기도 하는 등 세월을 보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사업구상을 하였다, 1936년 아버지로부터 300석의 재산을 물려받아 마산에서 정미소를 차렸으나 얼마 안가 빈털터리가 되고 말았다. 그 뒤 1938년 29세 때 3만 원의 자본금으로 대구 수동에서 삼성상회를 열고 청과류와 어물 등을 도소매하고 중국에도 수출하였다. 이후 사업이 날로 번창하여 오늘날의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호암 생가 터를 풍수지리 기본 이론인 지리오결(용·혈·사·수·향)으로 분석해보았다. 첫째, 용은 백두대간 남덕유산(1천507m)에서부터 내려왔다. 이곳에서 남덕유산까지는 직선거리로 72.5㎞에 이른다. 남강과 황강 사이로 이어진 대간룡이 의령의 태조산이라 할 수 있는 매봉산(597m)을 세웠다. 그리고 중조산인 우봉산(372.5m)과 소조산이자 주산인 숯골산(2천91.2m)을 거치며 순화된다. 숯골산에서 동남쪽으로 출맥한 산줄기 하나가 남강을 향해 힘차게 내려오다 정곡천과 월현천이 합수하는 곳에서 멈추었다.

둘째, 혈은 생가 안채다, 남덕유산에서부터 용맥을 따라 전달된 생기가 모인 자리로 그 위에 생가를 앉혔다. 사랑채 앞에 우물이 있다.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우물이 집 앞에 있다는 것은 혈의 증거다. 왜냐면 땅속에서 용맥 양쪽으로 흘러온 원진수가 집 뒤에서는 갈라진 후 앞에서는 합수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혈은 물의 상분하합이 이루어지는 곳에 있는 것이다. 이 집터는 혈의 사상인 와겸유돌(窩鉗乳突) 중 와혈에 해당된다. 와혈은 집터가 닭 둥지처럼 생긴 것을 말하는데 주로 부자 터에 해당한다.

셋째, 사는 뒷산인 현무봉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좌청룡과 우백호가 매우 가까이서 감싸고 있다. 주변 산이 가까이서 감싸고 있으면 기가 조금도 흩어지지 않는다. 그만큼 혈의 역량이 커진다는 뜻이고 발복도 오랫동안 유지된다. 사에서 중요한 것은 산들의 모양이다. 주변에 귀인봉이 있으면 귀인이 나고, 장군봉이 있으면 장군이 나며, 노적봉이 있으면 부자가 난다고 본다. 이병철 회장 생가가 부자 터라고 하는 것은 주변 산이 곡식을 쌓은 노적봉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더욱이 좌청룡 자락에는 쌀가마니를 차곡차곡 쌓아 놓은 듯이 생긴 복바위가 있다. 어떤 사람은 이를 밭 전(田)자로 보기도 한다.

넷째, 수인 물을 보면, 우선 집 앞 골목이 작은 개천이다. 지금은 복개를 했지만 풍수에서는 물로 본다. 이 개천으로 인해 길지의 조건인 배산임수 지형을 이루었다. 좌측에서는 월현천, 우측에서는 정곡천의 물들이 흘러와 모두 마을 앞에서 모인다. 그리고 남강으로 흘러가는데 구불구불 곡강의 형태다. 수관재물이므로 이곳이 부자 터가 되는 이유다.

다섯째, 향은 집 정면을 말한다. 이곳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지만 햇볕과 달빛, 별빛이 잘 들도록 하늘이 열려 있다. 하늘이 열려야 천지의 생기 순환이 잘 이루어져 건강한 터가 된다. 향은 경관을 관장하기도 하는데 앞산이 수려하다, 특히 집 정면으로 보이는 안산 모양이 중요한데 노적봉이다. 이 노적봉은 다른 집에서 보면 그 모양이 안 나온다. 따라서 좋은 집은 산이 바르게 보이는 집이다.

형산 정경연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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