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강원 강릉 올림픽선수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한민국 국가대표선수단 해단식에서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한국 겨울스포츠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25일 막을 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 등 모두 17개 메달을 수확하며 종합 7위를 차지했다. 목표로 한 금메달 8개(은4·동8개)·종합 4위에는 못 미쳤지만 동계올림픽 역대 최다 메달 기록을 넘어섰다. 무엇보다 빙상에 편중된 이전 대회와 달리 6개 종목에서 메달리스트가 나온 점은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경기력 외에 대회 운영과 흥행 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자원봉사자는 30년 만에 열린 안방 올림픽 성공 개최의 숨은 주역이었다.



◇넓어진 ‘메달밭’=쇼트트랙(금3·은1·동2개)과 스피드스케이팅(금1·은4·동2개)이 효자 종목 노릇을 톡톡히 한 가운데 취약종목이던 썰매와 컬링, 스키에서 처음으로 메달을 수확하는 쾌거를 이뤘다.

썰매가 스타트를 끊었다. 윤성빈(강원도청)은 스켈레톤에서 한국은 물론 아시아 선수 중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와의 격차를 올림픽 사상 최대인 1.63초까지 벌리는 압도적 레이스를 펼쳤다. 대회 마지막 날에는 원윤종(강원도청)·서영우(경기BS경기연맹)·전정린·김동현(이상 강원도청)으로 이뤄진 봅슬레이 4인승 팀이 한국 봅슬레이 사상 첫 (은)메달을 획득했다.

‘팀 킴’으로 불린 여자 컬링대표팀도 한국에 첫 메달을 선사했다. 예선부터 강팀들을 잇따라 물리치며 돌풍을 일으킨 대표팀은 결승에서 스웨덴에 졌지만 은메달을 차지하며 한국 컬링 역사를 새로 썼다.

이밖에 ‘배추보이’ 이상호(한체대)가 스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획득, 한국 스키 58년 만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대회 운영·흥행도 합격점=당초 우려와 달리 운영과 흥행 면에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열린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이 부실한 준비와 치한 문제 등으로 혹평을 받은 것에 견주면 이번 평창 올림픽은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진행됐다.

경기장과 각종 편의시설에 대한 반응도 좋았다. 강풍으로 일부 스키 종목 경기 일정이 몇 차례 변경됐지만, 야외 종목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세계신기록이 3개 나오고 올림픽신기록이 25개 쏟아지는 등 기록도 풍성했다.

목표치를 뛰어넘는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입장권 판매량은 107만 8천여 장으로 목표치(106만8천630장)를 넘어섰다. 대회 초반 노로바이러스 감염 선수가 발생하는 등 위생문제가 불거졌지만 초기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25일 결산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이유에서 이번 대회에 크게 만족한다”고 말했다.

◇숨은 주역 자원봉사자=자원봉사자들의 헌신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올림픽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1만 4천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원활한 대회 운영에 큰 힘을 보탰다.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이뤄진 자원봉사자들은 설 연휴까지 반납하고 현장 곳곳에서 선수단과 관람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승훈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우승한 뒤 “자원봉사자 분들이 있었기에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레이스를 펼칠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25일 폐회식에서는 바흐 IOC위원장이 한국말로 “자원봉사자 여러분 헌신에 감사합니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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