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1개층 배구단에 임대… 학생 수십명 입실 기회 박탈
원룸촌 내몰려 고 월세 '허덕'… 용인시 "철거 가능성 등 통보"

▲ 용인 강남대가 교육용도로 허가 받은 기숙사 일부 층을 GS칼텍스배구단 측 숙소로 제공하며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 정성욱기자
용인 강남대학교가 교육용도로 허가받은 기숙사 일부를 프로배구 선수단 숙소로 제공(중부일보 2018년 3월 22일 1면 보도)하면서 지난해 일부 재학생들이 기숙사 배정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원거리에서 학교를 다녀야 하는 학생들은 값비싼 원룸촌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22일 강남대에 따르면 강남대는 교내 기숙사로 심전제1관(지하1층~지상4층, 4인 1실), 심전제2관(지하2층~지상9층, 2인 1실), COMPLEX CENTER(지하3층~지상11층)를 운영하고 있다.

심전 제1관과 제2관은 모두 930여명이 수용 가능하며, 이용료는 한 학기당 각각 60여만 원, 120여만 원이다.

기숙사 입사 기준은 신입생의 경우 주소지와 학교간 거리이며, 재학생은 성적과 거리를 합산해 선발한다.

그러나 강남대가 학생들에게 배정돼야 할 기숙사를 GS칼텍스배구단에 제공하면서 기숙사를 희망하는 일부 학생들이 입실 기회를 박탈당해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강남대는 지난해 1학기 당시 934명의 기숙사 사용인원을 모집했는데, 954명의 학생들이 몰리면서 20명이 기숙사를 이용하지 못하게 됐다.

현재 GS칼텍스배구단 30여명이 임대중인 기숙사 객실이 본래 취지대로 학생들에게 제공됐더라면, 입실을 희망하는 모든 학생이 기숙사를 이용할 수도 있었던 셈이다.

결국, 기숙사 입사에 탈락한 학생들은 값비싼 학교 앞 원룸촌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강남대 인근에 형성된 원룸촌은 보증금만 500여만 원, 월세 40만~60만 원에 달한다.

보증금 등을 포함하면 학생들 입장에서는 기숙사 이용료에 비해 부담스러운 비용이다.

더욱이 이들은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취득한 기숙사생들에게 장학금 20만~40만 원을 지급하는 혜택도 받지 못하는 등 기회 박탈에 대한 아쉬움도 상당한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학생들에게 제공돼야 할 기숙사가 왜 엉뚱한 사람들에게 제공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특히 제 2관같은 경우에도 학생이 우선이 아닌 교직원과 대학원생들이 주를 이루는데, 이 것 역시 이해 못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안에 대해 관할 지자체는 뒤늦게 현장 조치에 급급한 상황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현장을 찾아 점검한 불법사항을 관할 구청에 전달할 것”이라며 “학교 측에는 관련 법령 등을 판단해 벌금이나 철거조치 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알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남대 관계자는 “내년까지 GS칼텍스배구단 측과 계약이 돼 있어 지금 당장은 조치가 어렵지 않겠나”며 “계약 종료 후에는 학생이 사용할 수 있게 최대한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성욱·김형욱·신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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