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

손경이│다산 에듀│260페이지



최근 성폭력 피해 고발 캠페인인 미투 운동을 통해 그동안 쌓아올린 명성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는 사건들을 연일 마주하고 있다. 많은 부모님들이 내 아들 역시 성폭력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나아가 성폭력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됐고, 이런 성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아들 성교육’이 중요하다는 생각들을 갖게 됐다. 그만큼 어린 시절 성교육이 아들의 인생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교육 전문가이자 관계연구소 소장 손경이 저자가 요즘 아들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성교육 책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을 출간했다.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남편 사이에서 ‘아들만큼은 좋은 남자로 키우겠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실천해 온 성교육과 부모교육 노하우를 모조리 담았다.

저자는 아들을 ‘좋은 남자’로 키우기 위한 한 조건인 성교육을 시작했다. 아이가 아직 말을 알아듣지 못할 때부터 몸에 대해 이야기해 줬고 아이가 유치원에서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생겼을 때는 여자 친구를 잘 사귀는 법을 함께 고민해 줬다. 아이가 2차 성징을 맞이하기 전에는 자위 등에 대한 예절을 알려줬고, 아이가 중·고등학생일 때는 야동부터 섹스까지 함께 대화하고 고민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언제나 올바른 성 의식과 젠더감수성도 중요하게 다뤘다. 그렇게 일상에서 성교육을 하며 20년이 넘는 시간이 훌쩍 흘렀다. 아들을 잘 키우기 위해 스스로 성교육, 부모교육을 공부하다 보니 이제는 17년 차 최고의 성교육 전문가로 이름나게 됐다.

저자는 아들들은 지금 부모들이 어릴 때보다 성평등 의식이 더 강해진 사회에 맞춰 살아가야 한다고, 성평등 의식이 더욱 강해질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금 아들 성교육은 한쪽으로만 기울어져 있는 막대기에 비유할 수 있다. 딸에게는 성을 소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성에 대해 움츠러들게 하는 성교육을 시키면서, 대조적으로 아들에게는 성을 무책임하게 받아들이고 성에 대해 자신의 욕구를 우선시하는 성교육을 시키고 있다. 전반적으로 성을 숨기고 위험성을 경고하는 식에 맞춰져 있는 것이다. 이 기울어져 있는 막대기를 똑바로 세우려면 지금부터라도 부모들이 먼저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아들 성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성교육의 핵심은 나의 성적 행동은 나 스스로에게 결정권이 있다는 ‘성적결정권’과 상대방의 성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젠더감수성’을 실천하는 것이다. 더 이상 단순히 성 지식을 전달하는 성교육은 의미가 없으며 성 의식과 성 평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나아가 성에 대해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부모와 자녀는 민감한 사춘기 시기에 다른 주제에 대해서도 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부모가 아이들과 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어떤 이야기든지 나눌 수 있는 친밀감까지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그동안 아들 성교육 방법을 몰라 답답해하던 부모들에게 아들이 올바른 성관념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아들이 성적판단력을 기를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한다.

김동성기자/esta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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