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뉴욕에 문을 연 낮잠카페가 인기다. 뉴욕 미드타운지구에 문을 연 '냅 욕(Nap York)'은 짧은 시간 잠을 잘 수 있는 곳이다. 낮잠이라는 뜻의 냅과 뉴욕의 욕을 합해 만든 말이다. 일본 캡슐 호텔을 고급화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폭 1.2m, 높이 1.8m, 길이 2m로 1인용 수면공간은 30분에12 달러(약 1만3천 원), 이보다 넓은 VIP용은 1시간에 40 달러다. 호텔체크인을 하기 전 고객의 수트케이스를 일시적으로 맡아 주거나 구두를 닦아 주는 서비스도 있다.

 미국은 70만명이 수면장애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피 등으로 잠을 쫓기보다 30-40분 정도의 낮잠이 훨씬 몸에 좋을 거라는 생각에서 잠깐 눈을 붙이려는 사무실 근무자나 낮과 밤 공연 사이의 빈 시간에 휴식을 취하려는 브로드웨이 관계자, 막차를 놓친 뉴욕 인근 주 주민들이 파도처럼 밀려 든다고 한다.

 사무실 책상에 엎드려 잠깐 잠을 자는 모습은 한국이나 일본 등에서는 큰 저항감이 없지만 미국인들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상사에게 나쁜 인상을 주기 때문에 졸음과의 싸움이 자신의 캐리어를 좌우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1942년 7.9시간이었으나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에걸쳐 6.7시간까지 짧아졌다. 현재는 약간 늘었지만 7시간 전후를 오가고 있다. 미국수면협회가 3월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69%가 잠을 충분하게 자면 다음날 행동의 능률이 높아진다고 응답했다.

 인간은 수면중 심박수, 혈압을 조정해 심폐기능을 쉬게 하거나 근육의 피로를 회복시킨다. 수면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등 인간의 생존에 큰 역할을 하지만 만성적인 수면부족으로 인한 '수면부채'는 큰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디지털 기기 보급도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PC나 스마트폰의 모니터 화면에서 나오는 푸른 빛은 뇌를 '각성'시켜 체내시계를 흐트러지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버드대 의대는 2014년 피험자들에게 잠자기 직전에 활자 책과 전자서적을 읽도록 한 결과 전자서적을 읽은 사람이 잠드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미국에는 스마트폰용 침대(?)를 판매하는사이트도 등장했다. 스트레스 경감과 정신적 휴식,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 등을 주제로 하는 블로그 사이트인 '스라이브 글로벌'은 충전기가 붙은 스마트폰용 베드를 100 달러에 팔고 있다. 스마트폰을 베개맡에 두지 말고 다른 방에 재우라는 뜻이다. 이밖에 센서로 심박수와 호흡수를 체크해 깊은 잠과 얕은 잠 시간을 기록하는 매트리스(퀸 사이즈는 3천 달러 이상), 수면중 코를 골기 시작하면 코고는 소리에 맞춰 베개 높이를 조절해 주는 스마트 베개(200 달러) 등도 일정한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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