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kt wiz

“에이스요? 저에겐 과분한 칭찬이에요.”

kt wiz 마운드에서 ‘이적생’ 금민철(32)의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 주춤한 가운데 기복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9차례 선발 등판해 3승 2패(평균자책점 3.83)를 기록한 그는 라이언 피어밴드(1승3패·4.50)와 더스틴 니퍼트(2승3패·6.31), 고영표(2승4패·5.36) 등 기대를 모은 주축 선발진보다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팀에서 가장 많은 이닝(49.1)을 소화했고, 승수와 평균자책점, 퀄리티스타트(5회)에서도 동료들을 앞선다. 사실상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5일 한화전에서는 시즌 첫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3-0 승리를 이끌었다. 5월 들어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할 만큼 페이스가 좋다. 금민철은 “볼넷을 줄이면서 빠른 승부를 펼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또 “야수들의 안정적인 수비도 상당한 원동력이 됐다”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금민철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넥센의 40인 보호명단에서 제외된 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었다. kt는 당시 금민철을 비롯해 조현우, 김용주 등 좌완 투수만 3명을 보강해 시선을 끌었다. 두산(2005~9시즌)과 넥센 시절(2010~17시즌) 불펜과 선발을 오간 금민철은 지난 스프링캠프를 거쳐 5선발로 낙점됐다. 처음 선발로 풀타임을 소화한 2010시즌(6승11패·평균자책점4.40) 이후 8년 만에 새로운 팀에서 마운드의 한축을 책임지게 된 것이다.

사실 금민철이 선발로 확정된 뒤 팬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공존했다. 그동안 ‘제구 불안’이 꼬리표처럼 그를 따라다닌 탓이다. 하지만 시즌 첫 경기와 두 번째 경기에서 잇따라 승리를 챙기며 일찌감치 우려를 잠재웠다. 제구가 좋아진 덕분이다. 볼넷이 눈에 띄게 줄었다. 개인 통산 볼넷은 9이닝당 5.2개인데, 올 시즌은 3.1개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54이닝 던져 볼넷 33개를 내준 반면 49.1이닝을 소화한 이번 시즌에는 17개에 그쳤다. 김진욱 kt 감독은 “볼넷 스트레스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 같다. 요즘은 오히려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져 불안할 때도 있다”며 웃었다.

금민철은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더 노력해 팀에 큰 보탬이 되는 투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장환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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