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정태옥 전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발언으로 보수 유권자들의 표심이 이탈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특히 정 의원의 비하 발언 때 직접 언급된 인천 남구와 중구의 유권자들에게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켜 다른 당 후보를 찍거나 투표를 하지 않는 모습이 연출됐다.

남구 학익동 학익고등학교에서 투표를 마친 자영업자 이춘수(56)씨는 ‘이부망천’ 발언에 분노를 느껴 표심으로 대응하기 위해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서울에서 살다가 30년 전 인천에 정착해 10년째 식당을 운영하며 인천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며 애정을 갖고 있었는데 ‘이부망천’ 발언에 괴리감을 느꼈다”며 “이부망천이라는 말 자체가 지역적 소외감을 불러 일으키는 말로 그 의미가 더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시민들을 더이상 무시할 수 없게 높은 투표율로 시민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 같은 인천 비하 발언이 잘못됐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웃들에게도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독려했다”고 덧붙였다.

중구에 거주하는 강보경(26·여)씨는 “이부망천을 발언한 당사자인 정 전 대변인이 직접 사과하지 않고 인천지역 후보들이 사과하는 모습은 정치인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정치현실에 실망하는 것보다 자유한국당이 잘못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기 위해 투표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남구 용현동에 사는 이상구(51)씨는이부망천이라는 말에 상대적 박탈감과 함께 모욕감을 느껴 이번 선거에서 투표하지 않았다.

인천은 다양한 지역에서 모인 사람들이 서로 배려하고 화합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도시인데 정 전 대변인의 발언이 인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설명이다.

이씨는 “자유한국당을 지지했지만 ‘이부망천’이란 말을 듣고 찍을 사람이 없어 이번 선거에서 투표를 하지 않았다”며 “정 전 대편인의 발언은 자유한국당이 인천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인천 시민들에게 모욕감을 준 자유한국당은 반드시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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