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살아 가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먹거리, 즉 음식일 것이다. 그것도 하루 세끼의 공양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먹고 살려고 일도 하고 심지어는 도둑질까지 하고 있다.

옛날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곳에서 나고 자라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일생을 살았다. 지금은 공부하러, 일하러 또 견문을 넓히러 여행을 전국도 아닌 세계 곳곳을 누비며 다닌다.

차에 기름이 떨어지면 기름을 넣듯이 사람도 때가 되면 밥을 먹어야 된다.

필자는 나다니기를 좋아하고, 어디든 갈 일이 많아 자주 다니는 편이다. 외국 여행도 많이 한다. 여행 중에 제일 힘든 건 바로 음식이다. 이상하게도 외국보다는 국내 여행을 할 때가 훨씬 더 어려웠다.

TV를 보면 전국의 맛집을 안내해 준다. 그리고 그 집은 대박집이 된다. 그런 맛집을 나도 몇 번이나 찾아가 먹어 봤지만 내입에는 영 아니었다.

TV에서 호들갑을 떨면서 맛있다고 온갖 칭찬을 늘어 놓는 것을 봤는데 말이다. 그 사람들의 입맛을 의심하게 됐다.

밥은 절에서 먹어야 맛있다는게 평소 나의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밥은 웬만해선 절에서 먹는 편이다. 여행이나 먼 길을 떠나 타 지역을 갔을 때도 사찰의 공양 시간과 맞을 때면 사찰에서 공양하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공양 시간이 조금이라도 지나면 얻어 먹기가 곤란하다. 그래서 일반음식점에서 먹을 때가 많다.

그런데 그 한끼 때우기가 정말 어렵고 힘들다. 입맛에 안맞기 때문이다. 왜 식당밥은 맛도 없고 영양가도 없는지 모르겠다. ‘사 먹는 밥은 살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어머니가 자식이나 남편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을 먹이기 위해 하는 맛과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옛날 어렸을 때의 기억 중에 좋은 기억이 있다. 내가 살았던 곳은 아주 시골 산골이다. 그러니 식당은 없었고 15리 정도 나가 읍내에 가면 서너군데 음식점이 있었다. 내 기억엔 중국집 그리고 돼지국밥이나 소고기국밥 뿐이다.

그러니 집에 손님이 오시면 무조건 집에서 집밥으로 대접을 했다.

우리 동네에 친척들이 많이 살아 새로운 사람이 오면 항상 집으로 초대하여 음식을 대접하였다. 그러면 우리들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그런데 이제는 손님 접대는 물론이고, 자기 식구들 밥도 하기 싫다고 나가서 식당밥을 사 먹는 세상이다.

밖에 다니면서 제일 쉽게 자주 사먹는 건 보리밥 등이다. 보리밥을 먹기위해 보리밥집에 가서 보리밥을 시켰는데 나오는 것을 보니, 보리밥이 아닌 쌀밥에 가까운 이름만 보리밥이다.

꽁보리밥에 강된장찌개, 열무김치 그리고 생고추장만 나오는 진짜 보리밥이 그립다. 옛날에는 호남지방으로 일이 있어 가거나 여행을 가는게 제일 신났다. 어딜가든, 무슨 음식이든 맛있는걸 먹을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젠 그 곳도 옛날의 맛을 찾을 수가 없었다.

요즘 전국의 거의 모든 음식점들은 ‘평준화 바람’이 불어 그 맛이 그 맛이었다. 참으로 아쉬움이 크다. 아니 서운한 마음이 든다. 어럽고 힘들 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위로가 되고 힘이 재충전되어 다시 시작 할 용기가 생긴다. 그만큼 음식이 중요한 것이다.

외국 여행을 가면 매끼 식사를 사 먹는다. 물론 이름난 유명한 식당도 가지만 현지인들이 좋아하고 많이 가는 곳을 찾아 간다. 그런 곳들 대부분이 좋았고 실패를 한 적이 별로 없다.

경남 진주 중앙시장에서 이른 아침에 파는 우거지 국을 두어번 사 먹었다. 그 맛은 지금도 생각날 정도로 좋았다.

주위를 보면 수많은 식당이 개업을 하고 얼마 못가 폐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필자 주위에도 음식점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다행인 것은 다들 하나같이 장사가 그런데로 꽤 잘 된다는 것이다. 어떻게 장사를 하냐고 물어 보면 답은 간단 했다. 좋은 재료를 쓰고 정성으로 한단다. 장사를 하기 전에 집에서 자기네 아이들이나 가족이 먹을 음식을 할 때와 똑같이 한다고 했다. 그러니 맛이 좋을 수 밖에 없고 손님이 줄을 선다고 한다. 식당업을 하는 사람들은 어찌보면 복을 짓는 것이다. 물론 돈을 받고 주는 것이지만, 배고픈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게해 준 공덕이 참으로 클 것이다.


현종 강릉 현덕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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