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민주주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근간이 되는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로 구성되어 있는 정당정치라 할 수 있으며 정당의 등장은 19C 무렵 유럽과 미국의 선거제 및 의회제의 발달에서 진원을 찾을 수 있다.

오늘날 민주주의에서의 정당은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오랜 관습과 전통, 그리고 사회적 구조와 경제적 기반, 강령, 정치제도 등에 따라 여러 형태로 구별된다. 여기에 이념과 성향에 따라 하나의 정파가 탄생 되고 집권과 집권 실패에 따라 여당과 야당으로 구분되어 통치와 견제가 양립하는 정치적 조합을 이루게 된다.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 헌법에는 ‘정당의 설립은 자유이며, 복수정당제는 보장’하면서 ‘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고 되어 있다. 또한 이러한 요건을 갖추었을 때 ‘정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할 수 있다.’로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정당법에는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 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을 말한다.’라고 되어 있어 정당 내 민주주의와 책임 있는 정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의 정당 정치는 공당으로써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이를 바라보는 국민으로서 이 나라의 앞날이 심히 걱정스럽다.

예컨대, 집권 정당의 모 국회의원이 취임한지 한 달밖에 안 된 같은 당 소속 도지사에게 시중에 떠도는 조폭연루 의혹설을 문제 삼아 탈당 압박을 가하고 있어, 그의 정치적 배경과 의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항간에는 집권 여당의 당권 경쟁과 맞물린 정략적 측면을 들고 있지만 왜 하필 경기도지사가 당권싸움의 제물이 되어야 하는지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언행이 지난 지방선거 결과 국민들이 지지해준 몰표에 취한 자만이었다면 결국 본인이 소속된 정당을 부정하는 논리로 비칠 수 있어 공멸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특히 이와 관련된 뚜렷한 증거와 사법적 판단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음에도 이를 이슈화시킴으로써 집권 여당과 소속 후보를 선택한 경기도민은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집권 여당에 대한 신뢰성마저 의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정을 함께 꾸려나가는 소속 공무원들 역시 사건의 진위 여부를 떠나 자칫 지휘체계에 동력을 잃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이유야 어떻든 지금의 경기도지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치열한 내부경쟁을 거쳐 후보자로 공천 받았다. 그리고 선거기간 여러 의혹들이 불거져 나왔지만 다양한 경로를 통해 검증이 이루어졌으며 각 당의 후보들과 각축을 벌인 결과, 경기도민들로부터 337만여 표를 얻어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중 최고 득표수로 당선되었다.

남의 집안싸움에 끼어들기는 싫지만 경기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혼란스럽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에게 가는 것이다. 생각을 해 보아라! 선거 당시 집권 여당에서는 최고의 유능한 도지사 후보라며 신성한 한 표를 호소 해놓고는 이제 와서 같은 당 소속의 국회의원은 당선자는 비리에 연루된 부정한 사람이라며 탈당을 요구하면 우리 도민은 이제 와서 어쩌란 말인가? 막장 드라마에 나오는 극중의 정치 세계도 그 나름의 배려와 매너가 있어 아무리 다른 당이라도 허니문 기간에는 정치공세를 자제하는 것이 관례인데 같은 당 국회의원이 거론한 사안에 대하여 도민들이 납득하겠는가?

선거는 흔히 생물이라 한다. 시대의 조류와 민심의 흐름에 따라 변화무상한 것이다. 2020년 총선이 불과 일 년 반 남짓 남았다. 정당은 분명 국민의 이익을 위한 책임 있는 정치를 구현하는 집단이다. 정당공천은 하나의 보증제이며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 당선시킨 공인은 공천한 그 당에서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럼에도 자당이 공천한 도지사를 불신하며 부정한다면 도민들은 과연 누구를 믿고 투표권을 행사할 것인가? 이에 대한 책임은 다음 선거 때 반드시 표로써 준엄하게 심판할 것이다.

정겸 시인, 경기시인협회 이사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