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대상] 중국 배우 조문탁 “태권도의 기원은 중국의 발차기”

최근 중국 배우 조문탁의 ‘태권도 중국 기원설’ 언급 영상이 유튜브 조회 수 244만 건을 넘기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영상은 2018년 4월 방송된 중국 동방위성TV의 예능 프로그램 청춘유박격(青春有搏击, 청춘은 복싱이다)에서 조문탁이 태권도를 배운 출연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을 담고 있다.

2018년 한 방송에서 "태권도의 기원은 중국"이라고 발언한 중국 배우 조문탁. 사진=유튜브 수석보좌관 캡처
2018년 한 방송에서 "태권도의 기원은 중국"이라고 발언한 중국 배우 조문탁. 사진=유튜브 수석보좌관 캡처

조문탁은 이 출연자가 “조선의 전통무술인 태권도(ITF)를 배웠다”라고 말하자 “모든 무술의 기원은 중국이다”라고 지적하며 “태권도는 중국의 착각(戳脚, 발차기)에서 비롯됐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수도(가라테)의 기원은 소림사의 권법에서, 유도는 중국 씨름에서 유래됐다”며 “중국은 모든 무술의 나무다”라고 덧붙였다.

과연 조문탁의 말처럼 태권도는 중국에서 유래된 무술일까? 중부일보가 관련 자료와 전문기관 자문 등을 통해 팩트체크 했다.

[관련기사 및 영상]

1.태권도가 중국 것이라는 액션 배우에 참교육 시전한 중국인(출처 : 유튜버 수석보좌관 3월 12일 게시 영상)

2.中유명배우 “태권도는 중국 것!” 중국인도 혀 내두른 망언(출처 : 헤럴드경제 4월 5일 보도)

[검증방법] 태권도의 기원을 담은 자료 분석 및 전문기관 자문

공신력 있는 태권도 단체와 자료에 나온 태권도의 기원, 현대 태권도의 시작을 소개한 칼럼 등을 조사하고 분석했다. 또 세계태권도본부인 국기원을 통해서도 태권도의 유래를 확인했다.

[검증내용]

◇태권도의 기원

<태권도 단체>
대한태권도협회의 태권도 역사 페이지는 태권도의 연원에 대해 “한반도와 한민족 부족국가는 가무, 유희 오락을 통해 부족 단합과 많은 수확을 기원했다. 가무, 유희는 자연스럽게 경쟁의식을 갖게 되어 경기적 성격을 갖게 되었고, 부족의 방어와 세력확대를 위해서는 전투능력 향상을 도모해야 했다. 태권도는 이런 가운데 한민족 고유의 투기 형태로 생성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국기원 역시 ‘태권도는 단군 이래 우리 민족과 오랜 역사를 같이해 온 한국 전통 무예’라고 공식사이트에 명시했다.


<태권도의 사전적 정의>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는 “고대부족국가의 원시종교의식 때 따르는 체육활동에서 우리 선조들은 신체를 단련하는 행동을 하였고, 이것이 우리 고유의 무예로 발달하게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형성된 우리의 전통무술이 수박(手搏), 수박희(手搏戱), 택견 등인데, 전승된 고유의 전통무술을 계승 발전시켜 현대에 탄생한 것이 바로 태권도이다”라고 태권도의 기원을 정의했다.

두산백과 역시 “태권도는 우리 전통 무예이자 국제적으로 공인된 스포츠다. 삼국시대부터 '수박(手搏), 오병수박희' 등의 이름으로 전수되었으며, 광복 이후 체계가 정립되어 1954년부터 '태권도'라는 이름으로 불렸다”라고 명시했다.

<전문가 의견>
문화재청의 '문화재사랑' 2012년 4월호에 담긴 심승구 한국체대 교수의 칼럼 '태권도의 문명사적 의의와 택견의 미래 가치'는 "태권도는 1945년 해방과 함께 이 땅에서 새롭게 탄생한 근대무술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에서 가라테를 익힌 무술인들이 해방 직후 귀국하여 서울과 개성 등지에 도장을 열면서 한국화를 추진한 것이 (현대) 태권도의 시작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최복규 동양무예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태권도라는 이름이 생겨난 것은 1954년 12월로 그 이전에는 공수도(空手道·가라테), 당수도(唐手道)라고 불렸다”며 “가라테가 국내로 들어온 후 겨루기 위주의 수행법이 유행하면서 손기술 중심에서 발차기 중심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67㎏ 초과급 준결승전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67㎏ 초과급 준결승전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문기관 자문

국기원 태권도연구소 서진교 수석연구위원은 태권도의 기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국기원 교본과 학자들의 연구 내용을 답변으로 제출했다.

국기원 태권도 교본에 따르면 태권도는 한국에서 발생한 발차기 중심의 무예로서, 무예 자체는 조선 후기 택견으로부터 전승됐으며 그 기원은 삼국시대 이전으로부터 전승되어온 한국 무예에서 출발한다.

또 국기원이 전문가 의견으로 제시한 이창후 성균관대 교수의 저서 ‘태권도 현대사와 새로운 논쟁들’에서는 “태권도의 기술 중 가장 독창적인 발차기 기술은 삼국시대, 조선시대에 성행하던 민속무예 중 택견의 기술에서 유래한 것으로 일본, 중국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인 고유기술이다”라고 명시했다.

서 위원은 “(태권도의 기원은) 여러 설이 존재하지만 ‘당나라에서 유래해 삼국시대에 변형됐다’, ‘중국의 발차기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은 현재 기준에서 역사적 근거가 희박하고 증거자료가 불확실하다”라며 “당나라와 일본의 무술과 태권도는 많은 차이가 있으며, 태권도 역사 연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검증결과] 태권도는 중국 발차기에서 기원 주장은 '거짓'
태권도의 기원은 태권도 단체와 사전 등 공신력 있는 자료와 단체에서 전통무예인 택견, 수박 등을 바탕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국기원 태권도연구소 역시 중국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의 근거나 증거가 불확실하고 중국무술과 태권도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중부일보는 ‘태권도의 기원은 중국이다’라는 중국배우 조문탁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팩트체크팀(정영식·이한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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