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패키지딜 역제의...월드컵구장·문화의전당 지분과 도청사 묶어 협상할 듯

현 청사를 매입해달라고 한 경기도의 제의로 시작된 경기도와 수원시의 이른바 ‘청사 빅딜’ 협상의 가장 큰 변수는 수원시가 역(逆)제의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패지키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원시가 그동안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인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 지분과 경기도문화의전당 소유권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복잡한 소유권을 정리하는 ‘스몰 딜’을 수차례에 걸쳐 경기도에 요구한 바 있어서다.

두 기관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지 않는 바람에 협상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경기도가 도청사를 매입해달라고 제의함에 따라 본격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게 양 기관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수원시가 효원로 경기도청, 수원월드컵경기장, 도문화의전당 문제를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협상을 벌이자며 1대1 또는 1대2 방식의 ‘패키지딜’을 요구할 경우 ‘청사 빅딜’은 원샷으로 성사되거나 전부 결렬될 수도 있다.

▶수원시 ‘패키지딜’ 역제의 유력 = 이번 협상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쪽은 수원시다. 이번 협상에서 만큼은 갑인 셈이다. 경기도는 광교신청사 건립 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효원로 청사 매각을 제의했기 때문에 수원시의 결정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을의 입장이다. 수원시가 도청사만 가지고 협상을 벌여주면 이번 청사 협상은 속전속결로 마무리 될 수 있다.

하지만 수원시는 도청사 매매 협상 테이블에 수원월드컵경기장 지분 문제와 도문화의전당 소유권 문제를 꺼내놓을 확률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수원시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복잡한 소유권 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의를 해왔기 때문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2013년 6월 김문수 전 경기지사에게 수원월드컵경기장 운영권을 삼성블루윙즈축구단으로 넘겨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염 시장은 당시 “축구 마케팅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와 수원시가 공동운영중인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삼성블루윙즈축구단으로 이관시켜달라”고 했지만 김 전 지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수원시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서포터즈에서 수원월드컵경기장 운영권 이관을 요구해왔고, 프로야구 10구단인 kt위즈와의 형평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수원월드컵경기장 운영권 이관을 요구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운영권을 삼성축구단에게 넘겨줄 경우 공익성이 실종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염 시장이 이후에도 수차례에 수원월드컵경기장 지분과 도문화의전당 소유권을 해결하자고 경기도에 요구했지만, 번번히 뜻을 이루지 못했던 점에 비춰볼 때 이번 협상과정에서 패키지딜을 하자는 역제의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수원시 고위 관계자는 “아직까지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다만, 도청사 매입이 결정되면 차제에 수원월드컵경기장 지분과 도문화의전당 소유권 문제까지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각 ‘패키지딜’ 청사 빅딜 운명 걸려 = 경기도 소유의 수원월드컵경기장 지분과 수원시 소유의 경기도문화의전당 부지를 맞바꾸는 스몰딜 카드를 ‘청사 빅딜’ 협상 테이블에 올려 맞교환이 성사되면 최상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경기도는 수원월드컵경기장 지분(1천430억원)을 수원시에 넘겨주는 대신, 수원시 소유의 도문화의전당 토지(681억원·공시지가)를 넘겨받아 도 재산으로 만들게 되면 증·개축이나 리모델링 등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반대로 수원시는 수원월드컵경기장 운영권을 갖게 돼 주경기장과 구단사무실, 2층 광고판, 4층 스카이 박스 등 전반적인 운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수원월드컵경기장 지분과 도문화의전당 토지 가격의 차액 749억원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수원시는 그동안 자연녹지인 도문화의전당 토지(4만8천㎡)의 용도를 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해서 재산가치의 높이는 방법을 제시했다.

하지만, 경기도가 재산가치를 맞추기 위해 주거용으로 개발할 수 없는 땅을 주거용지로 용도변경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반대하면서 결국 이 가격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때문에 수원시는 감정평가할 경우 재산가치 차이가 좁혀질 것으로 보이는 도문화의전당 토지와 도청사(869억원)를 1대 1로 맞바꾸거나, 도문화의전당 재산가치를 높여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

수원시가 이런 역제의를 할 경우 청사 빅딜은 최악의 결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도청사와 수원월드컵경기장·도문화의전당 문제를 한꺼번에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는 있지만,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분리해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광교신청사 건립 재원을 마련할 목적으로 도청사를 사달라고 제의한 것이기 때문에 도청사 매입비용을 확보하는 것이 이번 협상의 목표”라면서 “수원월드컵경기장과 도문화의전당 재산을 맞바꾸는 것도 전향적으로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지만, 도청사와 뒤섞어 협상을 벌일 경우 배가 산으로 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천의현·이복진·최영지기자/mypdya@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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