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독점 막는다"... 수원시, 택시호출 공공앱 직접 개발
카카오 가맹계약 공세에 콜수 '뚝'…용인 등 일부 지자체 이미 상용화
카카오모빌리티 가맹계약 공세에 파열음이 났던 수원 지역 택시업계(중부일보 2020년 6월 28일 18·19면 보도 등)가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택시시장 독점 움직임이 보이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대응하고자 수원시가 직접 택시호출앱 구축에 나서면서다.
그러나 앞서 자체 호출앱을 운영 중인 지자체 택시들도 카카오모빌리티 공세에 배기지 못하면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16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최근 시는 예산 1억500여만 원을 들여 택시호출 공공앱 개발에 나섰다. 사업 대상은 수원시 내 법인(일반)택시 1천570대(27개사)와 개인택시 3천133대다. 시는 현재 앱개발업체 입찰공고 중이다.
시가 직접 플랫폼 택시 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에서 영업하던 수원시 택시가 지난해 7월께부터 균열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다.
일부 택시사업자가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와 따로 만남을 갖는 등 물밑 작업을 벌인 가운데 사태가 심각해지자 택시업계가 자체 호출앱을 개발해줄 것을 시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지자체가 자체 호출앱 사업에 나선 것은 수원뿐만이 아니다. 용인과 김포, 성남에서는 이미 자체 호출앱을 사용 중이고 남양주와 하남에서는 보조금 사업으로 호출앱이 운영된다.
하지만 이들 지자체 호출앱 역시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면서 카카오모빌리티 공세에 고전하고 있다.
2016년부터 호출앱을 운영 중인 용인의 경우 지난해 5월 대다수 법인택시업체가 카카오모빌리티 가맹업체가 됐다. 자체 호출앱인 ‘용인앱택시’의 콜수(성공한 배차대수)도 카카오 가맹계약 이후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카카오가맹택시(카카오T블루)는 다른 택시호출앱을 사용하면 안 되는 탓이다.
2019년 166만 건이던 용인앱택시 콜수는 지난해 66만 건으로 약 60%가 줄었다는 게 용인시의 설명이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감소폭이 크다.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시에 교통약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장애인, 임산부 등 복지택시에 비중을 두고 개발할 예정"이라며 "카카오의 가맹수수료 탓에 택시호출앱에 대해 택시업계의 반응이 좋다. 1년 동안 시가 운영·관리하며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희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