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본 대선주자] 기본소득 집중 견제받은 이재명, 기사량 적지만 선호도 30% 근접

2021-03-05     이한빛
2월 한 달간 뉴스에 언급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기사 건수를 나타낸 그래프. 언론재단 빅카인즈 제공

차기 대권구도가 2월에도 1강 2중 양상을 유지한 가운데 선호도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한 견제구가 이어졌다.

특히 이 지사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두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여야 대선주자 간의 신경전이 펼쳐졌다.

5일 중부일보가 한국언론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인 ‘빅카인즈(BIG kinds)’를 통해 2월 한 달간 유력 대선주자 3인의 기사 언급량을 조사한 결과 이재명 2천485건, 이낙연 4천134건, 윤석열 2천228건으로 지난달보다 전체적인 기사 언급량은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주간 기사 노출빈도를 보면 이재명 지사는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3차 이전을 발표했던 15일~21일 661건으로 기사 노출이 가장 많았고, 대선주자들과의 기본소득 신경전이 점화된 1일~7일에는 637건의 기사에 노출됐다.

기본소득 공방은 2일 이 대표가 포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풍부한 천연자원이 있는 미국 알래스카를 빼면 하는 곳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정세균 총리도 4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지구상에서 기본소득제도를 성공리에 운영한 나라가 없다. 여건상 적절치 않은 제도”라고 말했다.

‘친문’ 인사들도 가세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기본소득이) 우리 현실에서 공정하고 정의롭냐는 문제의식을 떨칠 수 없다”고 밝혔다.

김경수 경남지사 역시 19일 “‘기승전 기본소득’만 계속 주장하면 정책 논의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며 “포퓰리즘 공약을 쏟아붓는 것으론 대선을 치르기 어렵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언급된 기사(2월 1일~28일)의 연관어를 분석한 도표. 빅카인즈 제공

야권에서도 공세가 이어졌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서민과 고소득층에게 똑같은 기본소득이 공정한가?”, “양극화 해소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구상을 접으라”고 주장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약장수 같은 얘기”, “허경영식 선동”이라는 강한 어조로 기본소득을 비판했고, 무소속 홍준표 의원 역시 “책 하나 읽어보고 기본소득의 선지자인 양 행세하고 있다”며 “세금으로 푼돈이나 나누어 주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 지사는 담담한 어조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8일 페이스북에는 “선례가 없더라도 가능한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며 “정치적 억지나 폄훼가 아닌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한 건설적인 논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19일에도 “제 의견이 완전무결한 것으로 생각지도 않는다”며 “훌륭한 정책경쟁에 참여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대응했다.

20일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는 “기본소득제가 만병통치약이라 한 적도 없다”며 “기본소득과 복지정책을 병행하면서 효율적인 것을 선택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이은 맹공에 대해 “저의 주장을 왜곡해 허수아비로 만드는 것이 너무 심하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낙연 대표는 1일~7일 1561건의 기사에 언급되며 가장 많은 노출을 기록했다.

당시 이 대표는 2일 열린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보편지급과 선별지급을 병행하는 4차 재난지원금 추진을 공식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급된 기사(2월 1일~28일)의 연관어를 분석한 도표. 빅카인즈 제공

하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같은 날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논의는 3월에야 가능하며 보편·선별 동시 지원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지급방식을 두고 갈등은 깊어졌다. 이 대표가 홍 부총리와 김상조 정책실장을 향해 “소상공인들이 저렇게 힘든데 재정 걱정만 하고 있다”며 “정말 나쁜 사람”이라고 질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진통 끝에 당정은 선별지급으로 가닥을 잡았고, 지난 2일 소상공인 등 690만 명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일자리 27만5천 개를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하는 추경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지난 4일 사퇴한 윤석열 전 총장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검찰 고위직 인사를 두고 이견을 보였던 2월 1일~7일 664건의 기사에 노출됐다.

인물별 연관어를 살펴보면 이재명 지사는 기본소득(216.96)이 핵심 키워드에 올랐다. 키워드 빈도수 역시 2천427건을 기록하며 한 달 내내 기본소득이 주요 쟁점이었음을 확인시켰다.

기본소득으로 신경전을 펼친 이낙연(126.77) 대표와 정세균 총리(56.67), 임종석(43.5) 전 실장, 유승민(31.51) 전 의원도 순위에 올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언급된 기사(2월 1일~28일)의 연관어를 분석한 도표. 빅카인즈 제공

이 대표의 연관어에서도 기본소득 공방의 영향으로 이 지사(99.85)가 1위를 기록했다.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두고 대립했던 홍남기 부총리(43.94)도 이름을 올렸다.

윤석열 전 총장도 인사 논란과 관련된 박범계 법무부장관(205.36)이 1위에 올랐으며 법무부(133.29)와 검찰 인사(78.89)도 상위권에 언급됐다.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지사가 굳히기에 들어간 양상을 보였다. 한국갤럽과 리얼미터의 2월 정기 조사에서 이 지사는 각각 27%, 23.6%를 기록했다.

리얼미터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월간 추세를 담은 그래프. 리얼미터 2월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보고서

갤럽 조사에서는 이낙연 대표(10%)와 윤석열 전 총장(9%)과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고,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1월에 이어 오차범위 밖으로 앞서나갔다. 전월 조사에서 급락했던 이 대표는 1.9%p 오른 15.5%로 윤 전 총장과 동률을 이뤘다.

그 밖의 조사에서도 이 지사는 30%에 근접한 선호도를 보여줬다. 지난달 13일 SBS가 입소스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는 28.6%로, 이 대표(13.7%), 윤 전 총장(13.5%)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2월 4주차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와 월간 추세를 담은 그래프. 전국지표조사 리포트 제17호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이 지사 28%, 이 대표 11%, 윤 전 총장 7%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이한빛 기자

※이번 빅데이터 분석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빅데이터 시스템인 ‘빅카인즈(BIG kinds)’ 서비스에 가입된 MBC·SBS 등 4개 방송사와 경향신문·한국일보 등 15개 중앙언론사, 중부일보 등 26개 지역 종합일간지가 2월 한 달간 보도한 뉴스를 추출해 실시됐다.

※한국갤럽의 2월 조사는 2월 2~4일 성인 1천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이다. 리얼미터의 2월 조사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2월 22~26일 전국 성인 2천536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1.9% 포인트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입소스 조사는 2월 6~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조사는 2월 22∼24일 전국 18세 이상 1천7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두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이며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