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서도 ‘카카오T블루’ 가입택시 탄생…또 다른 갈등 시작
계약맺은 13대 조합 제명 추진
모바일 콜택시 ‘카카오T블루’의 가입 여부를 놓고 갈등 양상(2020년 6월 28일 18·19면 보도 등)을 보여 온 수원 지역 택시 업계에서 결국 ‘카카오T블루’ 가입 택시가 탄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수원 지역 개인택시 13대와 카카오T블루 가맹 계약을 맺고 지난달부터 운행 중이다.
카카오T블루의 진입을 견고하게 막던 수원 지역 택시 업계의 벽이 뚫린 셈이다.
수원시개인택시조합은 즉각 총회를 열어 이들을 조합에서 제명시키는 안건을 의결했으며, 이 안건을 경기도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으로 넘길 계획이다.
조합에서 제명되면 택시공제조합 보험에 가입할 수 없게 되고, 세금도 직접 신고해야 한다. 또한, 차령(車齡) 연장은 물론 교통 민원이나 사고처리 지원 서비스도 받지 못하게 된다.
최근까지 수원 지역 법인택시와 개인택시 조합에서는 카카오T블루가 지역 택시업계를 어렵게 할 것이라며 카카오의 진입을 완강하게 막고 있었다.
카카오T블루가 한 달 운행 매출의 20%를 수수료로 받는 시스템이 과하고, 높은 수수료로 기사들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수원시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수원 지역에서는 카카오T블루 서비스 진입을 반대하는 것으로 정하고 지켜 왔는데 지난달 카카오T블루와 계약한 택시가 생겼다"며 "현재 시조합이 새로 임기가 시작돼 어수선하지만 내부적으로 정리가 되면 즉각 경기도조합에 이들을 제명하는 안을 이첩할 것"이라고 전했다.
20년 경력의 개인택시기사 한모씨는 "요즘 대부분이 카카오택시 콜인데 이렇게 분열되면 피해는 곧 지역택시"라며 "카카오블루 가입택시가 늘어나게 되면 콜도 주지 않을 텐데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7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4개 택시 단체는 성명을 내고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블루 외에 무료 콜을 일방적으로 중단예고하면서 업무제휴라는 형식으로 고율의 수수료를 낼 것을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며 "카카오는 독점적 지배시장 지위를 악용한 택시 시장 교란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관련 법을 준수하고 택시업계와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수원 지역에서 개인택시 13대와 카카오T블루 가맹 계약을 맺고 운행에 들어간 것은 맞다"며 "2019년 사회적 대타협을 거쳐 여객자동차운수법 개정안에 따라 가맹사업이 이뤄지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언급했다.
김현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