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본 대선주자] ‘대장동’ VS ‘고발 사주’… 9월 경선판 강타
李, 與 경선 과정 리스크에 주춤… 尹, TV토론 연이은 실언 구설 洪, 토론회 존재감 과시 상승세… 李-尹, 여론조사 경합 양상 지속
대선 경선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 9월, ‘대장동 개발 특혜논란’과 ‘고발 사주 의혹’이 여야의 경선판을 강타하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17일 중부일보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인 ‘빅카인즈(BIG kinds)’를 통해 유력 대선주자 4인의 9월 뉴스 언급량을 조사한 결과 이재명 1만759건, 윤석열 1만815건, 이낙연 5천743건, 홍준표 4천709건으로 집계됐다.
이재명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순회경선 초반부터 과반 득표율로 연전연승하며 압도적인 기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12일 순탄하던 이 지사의 대권 가도에 위기가 찾아왔다.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사 화천대유 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 계열사에 이 지사의 아들이 근무한다는 주장이 나온 이후 특혜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당시(8일~14일) 이 지사의 기사 언급량은 2천127건을 기록했는데, 이 때는 민주당 경선의 이변을 연출한 3차 선거인단의 모집 기간이기도 했다.
이후 대장동 특혜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이 지사의 측근을 비롯해 박영수 특별검사, 권순일 전 대법관,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 등 굵직한 정계·법조계 인사들이 잇따라 언급됐다. 화천대유에서 근무했던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 아들이 50억의 퇴직금을 받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같은 기간 이낙연 전 대표는 연전연패의 사슬을 끊고자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던졌고, 이후 광주·전남지역에서 첫 승리를 거두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대장동 논란이 확산되자 이 지사는 사업추진 당시 토건세력과 새누리당의 반대가 심했음을 언급하며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역공을 펼쳤다. 이 시기(22일~30일) 이 지사는 4천796건의 기사에 언급됐다.
이 지사는 ‘대장동 리스크’ 속에서도 누적 득표율 50% 이상을 확보하며 민주당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하지만 기존 압도적인 흐름과 달리 3차 슈퍼위크에서 28.3%의 득표율에 그치며 62.37%를 기록한 이 전 대표에 더블스코어로 패해 대선 승복에 논란의 여지를 주고 말았다.
야권 유력 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도 연이은 논란에 몸살을 앓았다.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는 지난달 2일 검찰이 지난해 4월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범여권 인사의 형사고발을 사주했는데 윤 전 총장의 측근인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연루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출처도 모르는 괴문서로 정치공작을 하고 있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문건과 고발장의 유사성이 확인되고 정점식 의원이 연루된 정황이 나오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입건됐다.
이후 제보자인 조성은 올아이티미디어 대표이사가 고발 사주 의혹 보도 3주 전에 박지원 국정원장과 만나 식사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사건은 ‘고발 사주’ 대 ‘제보 사주’라는 주장으로 엇갈리고 있다.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가졌던 시기(8일~14일) 윤 전 총장의 기사 언급량은 3천828건으로 집계됐다.
이후 윤 전 총장은 공약 표절과 설화논란에 휘말렸다. ‘군필자 주택청약 가산’이 유승민 전 의원의 공약을 베꼈다는 지적을 받았고, 지난달 23일 2차 TV토론에서는 "주택청약 통장을 만들어봤느냐"는 질문에 "집이 없어서 만들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이후 해명 과정에서 "주택청약 통장을 모르면 치매 환자"라는 발언으로 질타를 당한 윤 전 총장은 이 기간 2천604건의 기사에 언급됐다.
홍준표 의원은 야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선전한 이후 토론회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윤 전 총장을 향해 "작계 5015가 발동되면 대통령으로서 제일 먼저 뭘 해야 하냐"고 질문하고 "검찰총장 재직 당시 대장동 사건을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장동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부당이익을 국고로 환수해야 한다",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면 이 지사는 감옥에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에 대해 "과잉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가 ‘조국수홍’이라고 뭇매를 맞기도 했다. 홍 의원의 기사 언급량은 8일~14일 1천260건이 최고치였다.
인물별 연관어를 살펴보면 이재명 지사는 대장동(111.28)과 화천대유(73.19), 대장동 개발 의혹(70.67) 등의 키워드가 상위권에 올랐다.
이낙연 전 대표는 경선 첫 승리를 거둔 광주(114.38), 호남(112.54), 전남(107.8)을 비롯해 의원직 사퇴(103.92), 배수진(50.79) 등이 연관어에 포함됐다.
윤석열 전 총장 역시 고발 사주(213.24) 의혹과 관련된, 공수처(93.61), 정치공작(82.16), 손준성 검사(65.87), 김웅 의원(48.15), 제보자(45.92), 박지원 국정원장(41.16) 등이 다수를 차지했다.
홍준표 의원은 선호도 상승세와 관련된 무야홍(53.19), 상승세(49.2), 역선택(25.65) 등의 키워드가 눈길을 끌었다.
여론조사는 오차 범위 내 경합 양상을 이어갔다.
한국갤럽 9·10월 정기조사에서 이 지사는 각각 24%와 25%를, 윤 전 총장은 19%와 20%를 기록했다. 홍 의원은 9월 조사에서 6%에 머물렀으나 10월이 되면서 12%로 급상승했다.
리얼미터의 9월 조사는 2주차에서 이재명 27%, 윤석열 24.2%였고, 5주차는 윤 전 총장이 28%를 얻으며 이 지사(27.6%)와 0.4% 포인트 격차가 났다.
홍 의원은 2주차 15.6%, 5주차 14.9%로 리얼미터 조사에서 첫 두 자릿수 선호도를 기록했다.
이한빛기자
※이번 빅데이터 분석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뉴스 빅데이터 시스템인 ‘빅카인즈(BIG kinds)’ 서비스에 가입된 MBC·SBS 등 5개 방송사와 경향신문·한국일보 등 26개 중앙언론사, 중부일보 등 28개 지역 종합일간지가 9월 한 달간 보도한 뉴스를 추출해 실시됐다.
※한국갤럽의 9월 정기조사는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전국 성인 1천 명, 10월 정기조사는 10월 5~7일까지 전국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양자 가상대결은 9월 14~16일 전국 성인 1천 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세 조사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이다.
※리얼미터의 오마이뉴스 의뢰 조사의 경우 9월 2주차는 9월 6일부터 7일까지 성인 2천19명을 대상으로, 9월 5주차는 같은 달 27~28일 성인 2천43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두 조사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 포인트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