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왕 새농민] 끊임없는 버섯연구·정직한 재배… 소비자 사랑 보답하는 박종필 그린팜 대표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성인 100명 중 7명이 당뇨 환자인 대한민국.
당뇨 예방을 도와주는 식품이 많지만 무엇보다 버섯을 꼽을 수 있다.
버섯 중에서도 ‘노루궁뎅이버섯’은 쓴맛이 강해 식용 보다는 약용으로 사용된 버섯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한 항암효과와 소화기 질환, 치매예방에 좋다는 연구결과로 다양한 식용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게다가 칼로리가 낮고 수분감이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안성에서 ‘노루궁뎅이버섯’을 비롯해 많은 버섯을 연구해온 그린팜의 박종필(47) 대표.
최근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의 새농민으로 선정되기도 한 박 대표를 2일 만나봤다.
◇10년 전 안성 정착=박종필 대표는 20대 시절 정부기관에서 일하며 외국으로 파견돼 아프리카와 유럽 등으로 몇 년씩 나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아이가 생겼고, 첫째는 외국에서 키웠지만 아이가 셋이 되자 외국에서 아이들을 키우기가 힘들어져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자리를 잡기 위해 그렇게 농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박 대표는 "처음 시작하려고 보니 자격증도 없고, 자본도 없어 맨땅에 헤딩하는 수준이었다"며 "일단 땅을 임대했고,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의 도움으로 땅을 사고, 회사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법대를 다녔지만 농업을 위해 한경대학교 원예학과에서 공부도 했다"며 "여동생 3명이 있는데 3명 모두 대학을 보내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고 설명했다.
◇순환사이클 빠른 버섯 선택=여러 가지 작물을 생각하던 박 대표는 상대적으로 순환사이클이 빠른 버섯 농사를 선택했다. 보통 15일에 한 번씩 수확이 돼 출하를 하다 보니 자금 회전이 빠른 게 큰 장점이라고. 여기에 버섯과 관련된 자격증 등을 취득했다고 한다. 그는 "출하일은 버섯마다 다르지만 보통 15일부터 수확이 가능하다"면서 "휴식기까지 본다면 한 사이클은 1달반 정도 걸린다"고 전했다. 현재 박 대표는 노루궁뎅이버섯을 비롯해 표고버섯, 녹각영지버섯을 주로 재배하고 있다. 인공재배를 할 수 있는 버섯은 전부 재배할 수 있지만 선택과 집중의 결과다. 전온성과 고온성으로 나뉘는 버섯을 계절에 맞춰 재배하고 있는 박 대표다. 박 대표는 "아무대로 여러가지 신경을 써야하는 부분이 많기도 하고, 시행착오를 겪어봐야 성장하게 된다"며 "생각보다 소비자들은 자기자신이 모르는 버섯은 잘 안먹더라. 지금은 알려지기 시작한 버섯을 더 알아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버섯을 준비하고, 재배과정을 연구하고 있다는 것. 그는 "노력이 헛수고가 될 수 있지만 이러한 연구를 멈춰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후배 농민 양성=박 대표는 현재 농협청년농부사관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안성시에서 진행하는 봉사단에서 활동하며 농사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 2달 동안 실습교육을 도왔는데 한 학생이 고향에 내려가 버섯농사를 시작할 정도다. 박 대표는 "처음에는 걱정했는데 잘 이겨내더라"며 "버섯농사가 쉽지 않은데 지금까지도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제는 박 대표의 자녀도 진로를 놓고 농업분야로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첫째딸이 최근에 농업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됐는데 학습분위기가 다르고 해서 이틀에 한 번 꼴로 울며 전화가 왔었다. 자퇴까지 고민했다"면서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고 자격증 준비를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는지 그 덕에 지금은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현재는 둘째 자녀도 농업고와 인문계고를 놓고 고민 중이라고 한다.
김현우기자 kplock@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