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왕 새농민] 이병국 태양농장 대표 "우직하게 키운 농장 운영 꿈… 평택米한우 우수성 널리 알리고파"
옛날부터 한우는 우리나라의 농경·운반·퇴비 등을 위하여 사육됐다. 농가에서는 재산으로 귀중하게 여겨왔으며, 죽어서는 고기와 가죽을 남겼다.
이후 산업의 발달로 농업의 기계화가 추진되면서 한우는 일소보다는 고기소로서의 가치를 추구하게 됐다.
품질 좋은 한우 중에서도 평택의 미(米)한우는 비옥한 토양, 풍부한 용수, 많은 일조량 등 좋은 재배조건에서 생산된 평택쌀을 주원료로 발표한 쌀요구르트 사료를 생산해 한우에 급여하고 있다.
평택쌀은 마그네슘과 알칼리성분의 영향을 받아 영양분을 가진 만큼 육질의 우수성에도 한몫을 한다.
이처럼 평택의 기름진 쌀의 부산물(청치), 첨단발효기술(쌀발효 바이오 요구르트), 과학적 사육 기술로 사육되는 평택미한우는 지난 2007년 경기도지사인증 G마크를 획득하는 등 차별화된 고급육의 진가를 선보이고 있다.
10년 넘게 평택에서 축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병국 태양농장의 대표도 지역의 축산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달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의 ‘이달의 새농민’으로 선정된 이 대표(47)를 지난 17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릴 적 부모님 도우며 갖게 된 나만의 농장을 운영하는 꿈=이 대표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왔고, 특히 농기계에 관심이 많아 자연스럽게 농업에 발을 들이게 됐다.
삼남매 중 막내인 그는 15살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대신해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어머니의 일을 돕는 것으로 시작해 동네 어르신들의 작업을 도우면서 점차 일을 늘려나갔다.
그는 "남의 농사를 많이 얻어가면서 하다가 농기계도 하나둘씩 장만했다"며 "지금은 규모를 키웠고 이모작으로 부지런히 일하고 있다"고 했다.
이후 지역 농민상담소장의 권유로 4-H연합회 활동을 시작했고, 20대 중반에는 영농후계자로 인정받았다.
지원금을 받아 서정동에 논을 구입했다는 이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면서 "내 땅이 생겨 행복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런 그에겐 어릴 때부터 간직해온 꿈이 있었다. 기계를 좋아했다는 어린 소년은 ‘커서 큰 목장을 갖고 싶다’는 꿈을 꿨고, 청년이 된 이병국 대표는 10여 년 전 본격적으로 축산을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 대표는 "처음엔 한우 5마리로 조그맣게 시작했다. 평택축협에서 소입식 자금을 지원받아 본격적으로 수를 늘려갔고 지금은 120마리 정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 밤낮 가릴 것 없이 애정으로 돌본 농장일="어린 새끼 때부터 정성으로 보살피고 기르면서 출하할 때 좋은 성적을 받으면 한편으로는 뿌듯합니다."
송아지를 팔지 않고 키워 출하하는 일괄사육을 하는 이병국 대표는 농사일부터 농장 운영까지 혼자 힘으로 해내고 있다.
축사를 가득 채운 소를 둘러보던 이 대표는 "농사로 벌어들인 수익은 소 키우는데 다 투자했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혼자 일을 하다 보니 아침 6시에 농장에 나와서 소밥도 주고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살펴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고 말했다.
농장 운영에 대한 본인만의 철학을 묻자 이 대표는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항상 관심을 갖고 애정을 가지고 관찰해야 한다. 틈틈이 농사일도 하고 때맞춰 소 밥 주고 어린 송아지를 돌보는 등 하루 종일 신경 쓸 것이 많다"고 털어놨다.
덧붙여 "그렇지만 태어난 어린 새끼를 정성으로 돌보고 기르면 남다른 애정이 생긴다"면서 "30개월에 출하할 때 우리 소들이 성적을 좋게 받으면 잘 돌본 결과로 돌아온 것 같아 기쁘다"고 설명했다.
어린 송아지부터 번식소, 비육소 등 축사를 가득 채운 소들을 보니 하루가 빠르게 지나간다는 이 대표의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이 대표는 "주위에서 혼자 힘들텐데 사람을 고용해서 일하라는 말도 꽤 들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력을 구하기 어려웠던 부분도 있고 조금 더 안정되면 사람을 고용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현재 120두 수에서 200두 수를 채우면 그는 본격적으로 축산업에 몰두할 계획이다.
◇지역 농축업 발전을 위한 꾸준한 노력=이병국 대표는 영농후계자가 된 이후 활동을 시작한 한국농업경영인 평택시연합회 송탄회에서 수년째 회장을 맡고 있다.
또한 평택축협에서는 4년째 송탄지역 대의원을 지내며 지역 축산인들을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 대표는 "항상 인간관계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먼저 주위 사람들에게 잘하면 언젠가는 도움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달 ‘이달의 새농민’ 상을 수상한 소감으로 "평생에 한번 받는 상이니까 영광으로 생각한다. 주위분들이 좋게 봐주신 덕분"이라며 "앞으로 지역 농협, 축협과 같이 열심히 활동하면서 지역발전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병국 대표는 앞으로도 평택시 축산업계의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지역 축산 브랜드인 ‘평택미米한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할 계획을 밝혔다.
누구나 쉽게 한우를 접했으면 좋겠다는 그는 "한우가 워낙 비싸다보니까 일반적으로 많이 먹지 못하는 것 같다"며 "내가 직접 키운 소를 마진없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식당을 차려 찾는 손님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신연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