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탁칼럼] 일상에도 감사해야 하는 이유
우리는 흔히 시험합격이나 승진 등의 큰 성공을 거둘 때 감사하게 됩니다. 반면 사소한 일상 가운데서 감사를 찾는 경우는 드물지요. 허나 우리는 오히려 매일의 일상에서 더욱더 감사를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일상에서 감사 제목을 찾아야 하는 그 이유를 오늘 독자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 당연한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이번에 항암치료를 받게 되셨는데, 저희 가족 모두 어머니께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할까 걱정이 태산 같았습니다. 그런데 예상했던 것과 달리 치료 이후 식사를 잘하셔서 너무 다행이었는데요. 하루 세 번 습관적으로 하는 식사가 이렇게나 간절한 감사가 될 줄을 이전에는 정말 몰랐습니다. 결국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호흡하는 것, 아침에 일어나는 것, 삼시세끼를 먹는 것 등 모든 일상에 감사해야 합니다.
둘째, 내 능력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공을 거두었을 때, 좋은 성과를 거두었을 때 우리는 흔히 자신의 노력만으로 그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생각을 하며 자만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 성공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의 손때가 묻어있기 마련입니다. 저도 재판결과가 좋을 때 의뢰인들이 자료 준비를 잘 해 준 것, 판사님께서 저와 의뢰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신 것, 잠자리에서 고민하고 있을 때 우연히 중요한 법리가 떠오르게 한 것 모두 제 능력 밖의 일임을 겸손히 인정하고 주변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곤 합니다.
셋째, 일상은 결코 사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이 지나면 내일이 매번 오고, 그 가운데 반복적이고 습관이 된 일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는 일상이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사소한 일상 가운데 나에게는 하찮게 생각했던 일들이 누군가에게 큰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아무렇지 않게 툭 뱉었던 말인데,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당시 나의 격려가 큰 힘이 되었다고 고백하는 친구들을 만난 경험 한번쯤 있었을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의 일상은 결코 사소하지 않고, 아무런 감사 없이 그냥 지나쳐도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에게는 일상을 특별한 감사로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
나에게 지극히 평범한 오늘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오늘일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이제 곧 있으면 설 명절이 찾아오는데요. 저는 항암치료를 받으시는 어머니와 함께 서울에 있어 고향에 가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명절날 가족들끼리 모여 새해 인사를 하면서 식사를 하는 것이 얼마나 감사였는지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그러니 명절날 서로 비교하면서 다투기보다는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음을, 가족끼리의 식사하는 일상도 너무나 특별한 것임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설 명절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내가 가진 것들이 전부 내 힘으로 이루어낸 것이 아닌 이웃들의 도움도 적지 않게 기여했다는 점을 겸허히 인정하며 이웃들에게 사랑과 재능을 나누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매년 돌아오는, 언뜻 보면 평범한 명절을 특별한 감사로 변화시키는 독자여러분들 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진영탁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