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웅칼럼] 거짓말 도서관 (The Library of Lie)

2024-02-21     유화웅

세계 최초의 도서관은 B.C 7세기 신아시리아의 아슈르바니팔 왕이 세웠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종이가 없었으므로 점토판에 기록된 자료로 무게가 무겁고 크기가 커서 관리도 힘들고 보관 장소가 넓어야 했습니다. 이 유물들은 영국이 발굴에 참여하면서 대부분의 자료는 대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도서관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 세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라 하겠습니다.알렉산드로스 3세가 구상하고 프톨레마이오스 2세(B.C 309-246)때 완성되었는데 당시 70여만권이 소장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왕립도서관으로 규장각이 있었고 왕실학문 연구기관이자 역대 임금의 시문과 저작과 사료, 각종 서적이 보관되어 있던 지금의 국립도서관격이었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지식과 정보가 개인과 국가발전의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면서 도서관의 비중은 매우 커졌습니다. 학문 연구와 정보수집의 중심이 도서관이 되었습니다.

도서관의 도서는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10진분류법 등 다양하게 분류하여 문학, 종교, 과학기술, 철학, 예술 등등으로 나누어 영역화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문의 영역이 점점 전문화됨에 따라 전문도서관으로 발전하고, 디지털화하면서 도서관의 외연(外延)이 넓혀지고 도서관도 장소의 개념에서 플랫폼의 개념으로 변화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종래의 도서관의 통념에서 벗어난 아주 색다른 도서관이 영국의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Edinburgh)에 있습니다.

이름하여 ‘실수도서관(The Library of Mistakes)’입니다.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아름다운 공간(Beautful Place) 도서관은 에든버러에 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방문할 수 있고 4,000권 이상의 도서 컬렉션을 찾아볼 수 있도록, 아름답게 디자인된 물리적 공간이 있습니다. 접근은 무료 입니다. www.libraryofmistakes.com에서 독자로 등록하고 방문 예약만 하면 됩니다.’ 라고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금융과 비즈니스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인간생활의 모든 측면을 다루는 책의 범위는 다양합니다. '라고 소개를 하였습니다.

이 '실수도서관'은 세계 경제를 무너뜨린 1929년 경제대공황과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출발된 금융위기 등 재정, 경제적 실수와 같은 일이 미래에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차세대 경제학자들의 교육을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똑똑한 사람들이 어리석은 일을 계속 반복하는지 완벽한 사례를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고 튼튼한 경제를 이루는 유일한 길은 과거의 실수로부터 배우는 것이라는 것 입니다.

이 '실수도서관'의 사례를 보면서 '거짓말 도서관(The Library of Lie)'의 설립을 제안해봅니다.

국가를 경영하는 통치자, 지도자, 국정을 책임지고 계획, 운영하는 장관, 의회 의원, 고위직 또는 기업 경영자 및 학자, 언론인, 각 분야의 영향력 있는 지도자들의 거짓말 언행을 수집 정리하여 영역별 빅데이터(Big data)를 저장해놓고 거짓으로 인한 국민과 국가의 피해, 기업과 여러 분야의 피해 등을 검색하고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반면교사로 삼아 국가에 폐해를 주고 국민을 고통스럽게 하는 일이 없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특히 정부나 기업 또는 정치가들은 수리적으로는 좋게 보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퇴화시키는 여론이나 통계의 악성(惡性)풀이(degenerate solution) 통계 수법으로 기업은 소비자를, 정부나 권력을 가진자들을 국민의 판단의 오류를 유도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기업은 부당하게 이윤을 착취하다시피하고, 정치 권력자들은 부정한 방법으로 권력을 쟁취합니다.

지능적으로 거짓을 생산한 기업과 권력을 쟁취한 사례를 연구하고 분석하고 통계화하여 소비자와 국민들이 공유하고 후손들에게 정직하고 진실한 나라를 물려주는데 거짓말 도서관이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과 역사에 죄를 짓고도 지나가면 그만이고 고통은 국민 몫이고, 거짓말로 권력과 부를 누리는 자들이 자손대대 영화를 누리는 부조리와 불합리가 없어질 것을 기대해 봅니다.

유화웅 시인,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