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전통시장 여기요, 여기] 세대초월 맛집 가득, "용인중앙시장으로 피맥하러 오세요"

① 용인중앙시장

2024-05-06     이성관
이순환 용인중앙시장 상인회장이 중부일보와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이성관 기자

전통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중·장년층이 전통시장의 주된 소비층이었다면 최근에는 MZ세대로 대표되는 청년층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서울 광장시장, 인천 신포국제시장, 충남 예산시장, 강릉중앙시장 등이 대표적이다.

용인시에 위치한 용인중앙시장도 변화를 위한 잰걸음을 내딛고 있다. 지난해에는 상인회에서 자체적으로 야시장을 비롯한 각종 행사를 개최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며 올해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의 문화관광형 육성사업에 선정돼 용산중앙시장만의 브랜딩 작업에 들어갔다.

중부일보는 용인중앙시장을 직접 방문해 용인중앙시장만의 맛집부터 역사와 향후 미래 구상까지 들어봤다.

용인중앙시장의 대표 맛집 중 하나인 카츠랩. 이성관 기자

◇용인중앙시장의 신·구 맛집… 카츠랩과 평원집

MZ세대가 많이 방문하는 전통시장에는 시장을 대표하는 맛집이 있다. 용인중앙시장에서는 카츠랩과 평원집이 대표 맛집으로 불린다.

카츠랩은 용인중앙시장의 ‘핫스토어’다. 점심시간이면 항상 3~4팀의 대기줄이 발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카츠랩은 등심카츠, 안심카츠 등 돈까스를 주메뉴로 하고 있다.

카츠랩은 용인중앙시장에서 굉장히 찾기 쉽다. 식당 외관부터가 전통시장보다는 도심에 어울리는 디자인이며, 가게명 또한 우리말이 아닌 일본어로만 표시돼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카츠랩 특유의 감성과 더불어 ‘겉바속촉’으로 대표되는 맛이 MZ세대의 관심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제는 젊은 사람들 뿐만 아니라 시장에 방문하는 중장년층의 이목도 끌었는지 5060 손님도 늘고 있다는 것이 카츠랩 관계자의 설명이다.

젊은 감각의 카츠랩과 달리 평원집은 올해로 39년된 노포다. 순대로 유명한 용인중앙시장에서도 유일하게 ‘막창 순대’를 팔기 때문에 찾는 손님이 많다. 손님이 얼마나 많은지 2주 동안 재료를 준비해도 3~4일이면 재료가 동난다고 말할 정도다.

막창 순대는 순대피가 굉장히 쫄깃쫄깃하고, 씹을수록 막창 특유의 고소함이 진해지기 때문에 소창으로 만든 일반적인 순대와는 맛의 깊이가 다르다.

워낙 생소한 요리인 만큼 중장년층이 주로 방문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졌으나 평원집 관계자 말로는 인근 대학교 학생들이 점심시간마다 방문한다고 하니 그야말로 신·구입맛을 모두 사로잡았다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용인중앙시장에는 옛날 강정의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용인강정’과 꿀호떡, 씨앗호떡 외에도 뿌링호떡, 모짜렐라 치즈 꿀호떡 등 다양한 호떡을 판매하는 ‘무야호떡’, 용인중앙시장의 대표 떡집인 ‘고향떡집’까지, 시장에 방문했다면 반드시 들려야할 필수 맛집이 많다.

용인중앙시장의 대표 맛집 중 하나인 평원집. 이성관 기자

◇용인 유일의 전통시장에 야시장을 더하다

용인중앙시장은 용인특례시의 유일한 전통시장이다. 인구 110만을 책임지는 시장답게 그 스케일이 엄청나다. 대지면적만 3만8천㎡, 매장면적 7만5천㎡에 점포 수는 500여 개가 넘는다.

시장의 스케일도 스케일이지만 역사도 굉장히 오래됐다. 고려시대에 ‘김량’이라는 사람이 가장 처음 장을 연 것이 용인중앙시장의 시초라고 한다. 과거에는 ‘김량이 연 장’라고 해서 김량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다가 1960년대 들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용인중앙시장의 소재지명이 ‘김량장동’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용인중앙시장은 시장 중앙로를 중심으로 각각의 테마골목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순대와 족발이 유명한 순대골목, 떡과 만두가 유명한 떡·만두골목, 그리고 옷가게 등 여러 잡화가 들어서 있는 잡화골목이 있다.

특히 순대골목의 경우 순대집이 13~14곳 정도 되는데 저녁 퇴근시간부터 모든 점포에 손님이 가득하다고 한다. 각 점포마다 양념이나 국물 등이 다르기 때문에 방문객들의 취향에 따라 무조건 단골가게가 생기는 구조다.

이처럼 용인중앙시장에는 이미 많은 시민들이 방문하고 있으나 시장상인회는 용인중앙시장을 전국적으로 유명한 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별빛마당 야시장’을 개최했다. 야시장에서는 버스킹과 같은 볼거리와 함께 전통주 시음회, 스탬프 투어, 경품추첨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제공됐고 그 결과 사흘만에 무려 8만여 명이 방문했다. 너무나 큰 성공에 용인시로부터 ‘앵콜’ 요청이 들어와 한 달만인 10월에 두 번째 야시장을 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상인회는 올해 4월 ‘왁자지껄 봄 축제’를 개최하고 ‘500m 무지개가래떡 뽑기 퍼포먼스’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상인회는 용인중앙시장 살리기에 진심이다.

이순환 상인회장은 "매주 화요일마다 정기회의를 통해 행사를 기획하고, 행사가 끝난 이후에는 사후 회의를 통해 개선할 점을 논의해 시장에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용인중앙시장의 순대골목 입구. 이성관 기자

◇소진공과 함께 전국적인 시장에 한발짝 더!

용인중앙시장은 올해부터 소진공의 ‘문화관광형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문광형 육성사업은 전통시장의 고유한 특성을 토대로 문화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브랜드화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용인중앙시장에 8억4천만 원의 예산(시비 50%+국비50%)이 투입된다.

문광형 육성사업의 성과로, 당장 오는 6월 28~30일 개최예정인 별빛마당 야시장과 결합해 피맥 축제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흔히 ‘피맥’이라고 하면 피자+맥주를 떠올릴테지만 용인중앙시장에서의 ‘피’는 돼지인 피그(Pig)를 뜻한다. 용인중앙시장의 대표적인 음식인 순대와 족발이 모두 돼지로부터 나온다는 것에서 착안된 것이다. 겨울에는 맥주를 대신해 막걸리를 마시는 피막 축제도 진행된다.

이에 더해 용인시만의 특징인 백옥쌀로 만드는 막걸리 양조장과 커피농장 등을 투어상품으로 만들어 관광상품화를 시킬 계획도 포함돼 있다.

용인중앙시장의 변화는 이걸로 끝이 아니다. 지난해 야시장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은 만큼 상설 야시장을 만들기 위한 구상도 이뤄지고 있다.

이 상인회장은 "앞으로 방문하실 분들, 그리고 한번 방문했다가 다시 오실 분들을 위해 용인중앙시장은 언제나 친절과 함께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용인중앙시장이 전국에서 제일 가는 시장이 될 수 있도록 상인회를 비롯해 모든 상인들이 노력하고 있다. 손님들의 많은 방문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성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