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3년] 진화하는 AI… 낯선 미래의 서막을 열다

2024-07-07     강찬구
우리는 지금 이 순간, AI 기술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등지고 미래를 향해 노를 젓고 있습니다. 비단 산업 분야뿐 아니라 농업, 교통, 교육, 행정 등 심지어 소소한개인의 일상적인 부분까지 AI 기술이 사용돼 어마어마한 규모의 시장이 생성되고 그 가능성은 무한에 가까워 보입니다. 이러한 무궁무진함의 한 편에선 AI에게 일자리를 모두 뺏길 것이라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격변하는 시대에서 살아남는 법은 언제나 탐구하고 습득하여 기술에 동화되거나 끌려다니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중부일보는 창간 33주년을 맞아 AI라는미지의 도구를 품고 당당하게 미래를 바라보는 눈이 되겠습니다. 사진은 AI 세상을 바라보는 눈 이라는 주제로 챗 GPT-4 프로그램을 이용해 생성한 이미지. 사진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용어 'AI'
아이디어 구상부터 협업까지
챗GPT로 뚝딱 편리한 세상
결국 인간 일자리 대체 우려도

#출판편집자인 A씨는 부쩍 좋아진 AI(인공지능) 덕분에 일이 요새 한결 효율적이다. 아이디어 구상부터 협업까지 챗GPT의 도움을 받고 있다. A씨는 "요즘에는 어떤 주제와 관련한 기획 아이템을 구상하고 싶을 때 구글 검색보다 챗GPT에게 먼저 정보를 물어본다"며 "일러스트레이터에게 필요한 그림을 설명할 때도 원하는 방향을 AI이미지로 만들어 보여주면 이해가 빨라 소통이 잘 된다"고 말했다.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겐트리 크레인을 부산항에서 30년 가까이 운전해 온 B씨는 격세지감을 느낀다. 겐트리 크레인 기사라는 직업이 곧 사라질 것으로 보여서다. B씨는 "최근 새로 생긴 부산신항에는 크레인 탑승 기사가 거의 없다. 대부분 인공지능으로 자동화됐다"며 "통제실에서 크레인들을 원격으로 관리하는 최소 인원만 남았다"고 전했다.

한국기업 40% "AI 적극 활용"
AI시장 7년간 9배 성장 전망
인간과 비등 또는 초월 AGI
5년내 등장 등 상상이상 미래

AI, 이제는 어디에서 들어도 새롭지 않은 말이 됐다. 이미 일상 곳곳에 녹아들어 일과 생활을 돕기도 하고, 직업의 운명마저 갈라놓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놓은 ‘2023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0.8%가 생활 분야에서 AI를 경험했다. 미국 IBM이 지난 2월 발표한 ‘글로벌 AI 도입 지수 2023’을 보면, 한국 기업 응답자의 40%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연히 이 경향은 향후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리서치업체 마켓앤마켓은 지난 3월 전 세계 AI시장 규모가 2023년 1502억 달러(약 200조원)에서 2030년 1조 3452억 달러(약 1800조원)으로, 7년간 약 9배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5년 내에 AGI(범용인공지능)가 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AGI는 모든 분야에서 인간과 비등하거나 초월하는 능력을 지닌 AI다. 스스로 학습하고 창작하는 ‘강인공지능’으로 AGI가 보급되면 그 파급력은 지금껏 보지 못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AI 영향력 범위 쓰임의 방향 등
'AI와 인간' 시대적 고민도 과제

거부할 수 없는 물결 속 개인과 사회는 두 가지 문제 앞에 섰다. 하나는 어떻게 AI를 활용하거나 이와 협력해 시대에 적응하느냐다. 다른 하나는 AI의 영향력과 쓰임을 어디까지로 할지, 또 기술 발전에 맞춰 인간 사회를 어떻게 꾸려나갈지의 문제다.

지난해 출간된 ‘AI 이후의 세계’에서 저자 헨리 키신저·에릭 슈밋·대니얼 허튼로커는 "장기적으로 볼 때 생성형 AI의 중요성은 상업적 가치는 물론, 과학의 약진이라는 비상업적 가치도 초월한다. 생성형 AI는 답변뿐만 아니라 심오한 철학적 질문도 생성한다. (중략) 어떤 결과는 필연적이다. 인간이 뇌를 덜 사용하고 기계를 더 사용한다면 사라지는 능력이 있을 것이다"라고 진단하면서 "인간은 AI 시스템의 출력물에 당당히 이의를 제기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찬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