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3년] 평택 미래 이끌 '미래차·반도체·수소' 삼두마차 띄운다

평택 새 먹기리 '미래자동차 산업' 육성 시동

2024-07-08     류제현·임강유
정장선 평택시장. 사진=평택시청

반도체·수소·평택항만 등의 성과로 산업화에 가속도가 붙은 평택시가 새로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미래자동차’ 분야를 택했다.

지난 5월 평택시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주관한 ‘xEV용 고전압 배터리 및 충전모듈 통합성능평가 기반구축사업’ 공모에 선정돼, 칠괴동 부근에 ‘미래자동차 전장부품 성능평가 센터’ 구축이 확정됐다.

시는 이번 공모 선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미래자동차 산업에 뛰어들 전망이다. 벌써 지난해 자동차 전문가들로 구성된 워킹그룹(실무회의를 진행하는 협의단)을 조직하고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하는 등 지역 특성에 적합한 전략을 연구하고 있다.

평택항 내 자동차전용 부두 전경. 사진=평택시청

◇평택항 더불어 인근 현대·기아·KGM 3사 위치 ‘순풍에 돛’

평택시는 미래자동차 산업을 성공적으로 견인할 잠재력을 갖췄다. 해당 산업의 진입을 준비한 이후 단기간에 국가 주요 공모에 선정되는 쾌거를 달성해 평택시의 잠재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실제로 평택시는 매년 전국 물동량 상위권에 속하는 평택항이 위치하고, 인근에는 현대·기아·KGM 등 완성차 3개 사가 위치해 수많은 자동차 부품 기업이 입주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평택항은 국내 자동차 수출·입의 전진기지로 발돋움했다. 지난해에만 평택항에서 처리된 자동차 처리 실적만 해도 전국 항만 중 가장 높은 1천655t을 넘겼다. 2013년 1위였던 울산항을 제친 후 11년째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에는 자동차 수출·입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손꼽을 수 있다. 평택항에는 자동차전용부두가 마련돼 있는데, 2007년 구축돼 운영 중인 동부두 4·5번 선석은 기아자동차 부두로 활용되고 있다. 2018년 조성된 1번 선석은 현대글로비스부두로 조성돼 항 안에만 총 5개의 자동차전용부두가 존재한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평택에서는 자동차 부품부터 완성차 제조까지 이뤄지고 있다. 전국 자동차 수출입 1위를 달리는 평택항을 통해서만 연간 160만 대가 넘는 자동차가 처리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외에도 반도체·수소 산업 등 자동차와 연계할 수 있는 첨단산업을 선도해 대한민국 미래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평택시가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시 미래차 전장부품 통합성능평가센터 위치도. 사진=평택시청

◇전기차 배터리 성능평가센터 구축 ‘미래차 산업’ 주도권 확보

평택시는 지리·환경적 이점 외에 ‘미래자동차 전장부품 성능평가센터(이하 평가센터)’를 구축해 해당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시행한 ‘xEV용 고전압 배터리 및 충전모듈 통합성능평가 기반구축사업’ 공모에 선정돼 100억 원의 국비를 확보했으며, 이에 따라 평택시 최초 자동차 분야 국책연구소가 유치된 셈이다.

해당 공모에 선정됨에 따라 평택시는 국비 100억 원을 포함한 총 198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브레인시티 안에 오는 2027년 상반기를 목표로 성능평가센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센터 준공이 완료되면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사)한국첨단자동차기술협회(KAATA)도 함께 본격 운영에 돌입한다. 시는 평가센터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카이스트 ▶삼성전자 ▶청정수소 시험평가센터가 산·학·연으로 연계된 미래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며, 정부에서 추진 중인 미래 모빌리티 국가산단 등과도 연계해 미래자동차 산업의 핵심 도시로 나아간다는 방침이다.

정장선 시장은 "이번에 유치에 성공한 미래차 전장부품 성능평가센터를 통해 평택시에서 미래차의 기준을 만들고, 미래차 산업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평택시 미래자동차 산업 사업 구상도. 사진=평택시청

◇반도체·수소·미래차 연계한 ‘시너지 효과’ 창출

미래자동차 산업 선도를 위해 평택시는 지역 반도체 산업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적 청사진을 밝혔다.

자동차용 반도체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 대당 200~300개의 반도체가 사용된 데 그쳤지만, 최근 미래자동차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지금은 최소 2천 개 이상의 반도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심각했던 2021년과 2022년 자동차 시장을 살펴보면,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자동차 생산 차질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래차 핵심 기술인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등 자동차 기능이 고도화되는 추세에 따라 전자장치를 제어하는 반도체의 역할이 급부상한 것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평택시청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평택시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카이스트를 적극 활용해 자동차 반도체 연구 및 생산이 이뤄질 수 있는 자동차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이를 통한 미래차와 수소산업과의 연계를 꾀할 방침이다.

아울러, 시는 2019년부터 수소트럭·수소버스·수소전기차 등의 수소 모빌리티를 전국에서 가장 많이 보급하고 있으며, 수소전기차의 원활한 활용을 위해 권역별 수소충전소를 마련하는 등 수소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이외에도 ▶수소특화단지 ▶수소항만 ▶수소도시를 구축해 주택과 공공시설·상업시설·교통·물류와 같은 각종 분야에서 수소가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평택시 관계자는 "수소 인프라를 바탕으로 미래자동차 분야에서 수소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연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평택시 수소충전소와 수소차. 사진=평택시청

◇‘미래자동차 산업 특구 지정’ 추진

평택시 미래자동차 산업 육성의 장은 평택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현재 시는 평택항 인근에 자동차클러스터, 수소융복합단지, 포승BIX, 현덕지구 등을 조성하고 있으며, 해당 산업단지를 서로 연계해 국가 단위의 ‘미래자동차 산업 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미래차 산업 특구는 미래자동차 인프라의 집적화가 산업단지별로 이뤄지며 ▶수소융복합단지는 연료전지 ▶자동차클러스터는 도심항공교통(UAM) ▶포승BIX는 부품 제조 및 연구·개발 ▶현덕지구는 자율주행 중심으로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평택시미래자동차워킹그룹 발대식. 사진=평택시청

정장선 시장은 이러한 계획에 대해 "대한민국 미래차 산업 경쟁력은 평택에서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미래자동차 분야에서 발걸음을 뗀 단계이지만, 이 분야에서도 평택시는 큰 활약을 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자동차의 성능이 다양해지고 고도화되면서 첨단 기술을 가진 다른 분야 기업 간 시너지가 매우 중요한 시점에 도래했다. 평택의 반도체·수소 산업과의 연계로 대한민국 미래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서부지역은 오랫동안 발전이 이뤄지지 못했지만, 미래자동차 산업을 육성함에 따라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자동차클러스터, 수소융복합단지, 포승BIX, 현덕지구 등 산업단지를 성공적으로 조성하고, 나아가 이들 산업단지를 ‘미래자동차 산업 특구’로 한데 묶어 평택의 서부지역이 대한민국 미래자동차 산업을 견인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류제현·임강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