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경기] 이천 어르신과 동고동락하는 '만병통치약 선생님'
임정미 이천 도암보건진료소장
임정미(56세) 간호사. 현재 그의 근무지는 도암보건진료소(이천시 신둔면 원적로 425)이다. 대학 졸업 후 첫 부임지는 강원도 횡성 하대보건진료소였다. 이어 이천 상봉보건진료소에서 25년간 근무했다. 2016년 현 진료소에 부임해 8년째 근무 중이다. 그가 이곳에 온 후 진료소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신둔면에 사시는 교직선배가 귀띔한다. "여기 보건진료소 이용하는 농촌 환자수가 기존보다 많이 늘었어요. 나도 이용해 보았는데 소장님이 매우 친절하고 덕분에 건강을 찾는 것 같아 자꾸 가고 싶어요."
어르신과 소통·가정 방문 등 실시
2016 부임 이후 내방객 급증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갈 겁니다"
폭염이 한창인 지난 8월 초, 임정미 소장과 만났다. "일이 있어야 마음이 안정이 됩니다. 저는 바빠야 합니다. 쉴 줄 모르는 게 병입니다. 이곳 주민들은 선(線)을 지키고 서로 존경하며 대우합니다. 진료소 찾는 분들이 내 집처럼 여기고 환자들은 형제나 부모님 같습니다. 관할지역이 14개 리(里)인데 노인인구가 30%가 넘습니다."
부임 당시 내소환자 수가 12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몇 배 늘어난 숫자다. 환자 수가 늘어나면 일거리가 늘어난다. 일이 늘면 보통은 피곤하기 마련인데 그는 더 좋다. 그 일이 자신의 사명과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즐기고 있다. 진료소장 근무 만족도가 200%라고 한다.
그는 고령화된 농촌 마을에 일차적인 건강문제 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 해결할 수 없는 아픔들을 함께 해 나가면서 지역사회의 건강지킴이가 되고 있다. 그는 "어느 주민이 ‘우리 소장님은 만병통치약’이라며 별명을 지어주신 적이 있는데 지역의 진정한 만병통치약이 되고자 매일 아침 다짐한다"며 "지역 어르신들의 사랑이 저를 항상 초심으로 이끈다. 그들의 마음을 알기에 진심을 다해 서비스를 한다"고 했다. "진료소는 늘 정 많은 지역주민들의 마음이 오고가는 공간이고, 그 정 때문에 제가 진료소를 떠나지 않고 지금까지 달려오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고 고백한다.
진료소의 환자 증가 이유를 물었다. "이곳은 몸이 아파서 찾아오는 분들이 많지만 함께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는 어르신들이 많다. 고생하고 외롭고 속상한 얘기에 귀 기울여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치료자의 마음이 통했던 것 같다"며 "그랬더니 방문하지 않던 어르신들이 한 명 두 명 늘어나기 시작했다. 발령받은 7월 한여름, 유모차를 밀며 오신 할머니를 보면서 먼저 찾아가는 가정방문을 실시하기로 했다. 그리고 경로당을 정기적으로 방문, 어르신들의 건강검진도 하고 보건교육 등을 실시했더니 점차 환자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진료소에 근무하는 하루하루가 행복하다.‘내 딸 같다’고 최고라며 손등을 어루만져 주시는 어르신, 연배 많으신 어르신이 오히려 저를 존경한다고 하시기에 하루하루가 정겹고 행복하다. 그는 "식구와 직장 후배들에게 보탬이 되는 모범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퇴직 4년 정도 남았는데 지금처럼 현재의 삶에 게을리 하지 않고 충실하고자 한다.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이영관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