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여행] 성복천 산책길
요즘 날씨는 산책하기 좋은 기후이다. 바로 얼마 전만 해도 찌는 듯한 습한 폭염 속이었는데 이젠 아침저녁으로 제법 바람도 선선한 9월의 전형적인 가을이 시작되나 보다.
오늘따라 산책하기 좋은 성복동 하천, 우리 부부가 행복을 그리며 매일 상쾌하게 걷는 길이기도 하다.
성복동 하천 길은 양쪽으로 산책로가 있으며 산기슭에서 흐르는 물은 맑고 투명하여 송사리 떼가 유유하게 헤엄치며 노닐고 청둥오리, 물오리, 백로 등 청정지역에서 서식한다는 하천 길 양측에는 꽃과 작은 나무 등 마음을 진정시키는 잔잔한 풀숲이 우거져 있어 아름다운 곳이다.
하천을 따라 한창 걷고 있는데 한 무리의 오리가족을 보게 되었고, 어미 오리가 새끼오리 다섯 마리를 훈련시키는 과정을 흥미 있게 목격하였다.
나는 잠시 가는 걸음을 멈추고 오랫동안 관찰하며 지켜보았다.
어미는 높은 바위 위를 쉽게 올라, 제 새끼들이 올라올 때를 지켜보고 어서 서둘러 오르라고 꽥꽥 소리를 내는 것 같다.
새끼들은 어미와 동행하려고 안간힘을 다하며 높은 바위를 올라, 서려고 쓰러지기도 하고 엎어지기도 하고 뒹굴어 가며 떨어지기를 반복하다가, 어느 새끼 한 마리가 낮은 곳을 찾아 겨우 올라서더니 다른 새끼들도 그 길을 찾아 지혜롭게 올라서는 모습을 보면서, 이럴세라 저럴세라 지켜보는 어미의 마음은 사람과 똑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진하게 느낀다.
사람처럼 동물에게도 윤리적 공존과 진지하고도 사려 깊은 자식에 대한 사랑과 모정의 감정을 지켜보는 순간이었고, 동물도 사람과 똑같이 그런 애착에 대한 능력을 갖고 양육과 교육을 책임지는 모습이 사뭇 감동으로 다가온다.
또한 오늘날 뉴스에서 보게 되는 부성애 혹은 모성애를 상실한 베이비박스 이야기에는 분노를 금할 수 없고, 가정과 학교에서 올바른 여성교육이 자리 잡아 이런 사회적 현상이 바로잡아지기를 빌어본다.
김명자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