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가득 강소기업] "데이터 기반 동물 맞춤형 솔루션 제공하는 의사 되겠다"
우리가 특정 식품을 섭취하거나 이물질에 접촉했을 때 신체가 과민반응함으로써 피부 발진이나 호흡곤란, 소화불량 등을 유발하는 현상을 ‘알레르기’라고 말한다.
그 중에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한 경우도 많지만, 최근에는 의료기술이 발전한 만큼 사전 병원 검사를 통해 어떤 식품을 주의해야 하는지 미리 알 수 있고, 관련 약도 구비해 놓을 수 있어 과거에 비해서는 어느정도 위험한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다만 사람을 제외한 반려동물 및 가축의 알레르기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검사방법이나 맞춤 식단 등이 크게 대중화되지 않았다.
비단 알레르기 검사 뿐만 아니라 유전자 검사나 중금속 검사 등도 마찬가지다. 반려동물이나 가축이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지금까지는 그들을 대상으로 한 검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주)에스텔라는 자사의 의료브랜드 ‘메디쿠스(Medicus)’를 통해 이러한 생각을 뒤집었다. 사람이 ‘개별적 맞춤형 헬스케어’를 받듯이 반려동물이나 가축들 또한 개별적 헬스케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맞춤형 솔루션’을 실시함으로써 반려동물의 기대수명을 늘리고, 가축을 대상으로 한 ‘복지케어 서비스’를 통해 ESG를 실천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이 에스텔라의 궁극적 목표다.
중부일보는 윤정호 (주)에스텔라 대표를 만나 메디쿠스에 대한 설명과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한 구상을 들어봤다.
◇이제는 동물 건강도 ‘객관적 데이터’ 시대=(주)에스텔라는 국내 유일의 특허기반 동물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이자 동물 복지 케어 식품 기업이다.
윤 대표는 모든 동물들의 주치의가 되겠다는 큰 뜻을 품고 2022년 8월 에스텔라를 창업했다. 에스텔라의 의료브랜드명이 라틴어로 ‘의사’를 뜻하는 ‘메디쿠스’인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에 맞춰 에스텔라는 현재 ▶반려동물 데이터 처리장치 ▶동물 맞춤형 솔루션 제공 장치 및 방법 ▶애완동물용 호텔서비스 제공장치 및 방법 ▶AI딥러닝 기반 OTC의약품 처방 서비스 등 도합 7개의 특허를 갖고 있다.
메디쿠스는 큰 틀로 보면 반려동물(맞춤형 솔루션)과 가축용(맞춤형 복지케어)으로 구분되지만, 이 둘에게 적용되는 프로세스(process)는 사실상 동일하다.
미래에 발병율이 높은 질병 정보를 사전에 파악함으로써 사전에 치료하는 ‘유전자 검사’와 필수 미네랄의 결핍 정보와 유해 중금속 함량 정보 등을 파악하는 ‘영양 검사’, 식품 및 생활(사육) 환경의 알레르기 정보를 확인하는 ‘알레르기 검사’ 등이 공통적으로 진행되며, 여기에 더해 반려동물에게는 성장 및 발육 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건강검진’이, 가축에게는 ‘ESG인증 검사’가 별개로 실시된다.
해당 검사가 모두 진행된 이후에 동물의 기호 정보(사료 유형 및 배합)와 건강 정보(일일섭취량)를 종합해 맞춤형 사료(동물 전용 보약, 영양제 등)가 제공되는 방식이다.
윤 대표는 "반려동물의 개별적 DNA와 체질을 분석해 사료, 입욕제, 호텔서비스, 보험서비스 등을 객관적인 데이터에 따라 제공하고, 가축에 대해서는 미생물을 분석해 전염병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ESG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반려동물은 동물병원, 가축은 한우협회 등과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반려동물과 달리 가축에게는 왜 이러한 검사가 필요할지 의문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우유에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이 우유를 먹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어 연구를 해보니 가축의 개별 알레르기와 (가축)체내 속 미생물에 존재하는 박테리아균이 식품으로 전환되면서 그 식품을 먹은 사람에게 알레르기 같은 증상으로 발현되는 것을 알게 됐다. 결국 가축도 케어가 돼야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축에 대한 검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떠나간 반려견을 위한 그 이름, 에스텔라=에스텔라(Estella)는 별을 뜻하는 프랑스어 에스텔(Estelle)을 인명화한 이름이다. 좋은 뜻이지만 ‘반려동물 헬스케어 플랫폼 업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작명이 어색할 수 있다. 그러나 에스텔라는 윤 대표가 창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이자 그의 다짐을 담아낸 이름이다.
윤 대표는 "과거 외국에서 키웠던 반려견 이름이 에스텔라였다. 그러나 오래지나지 않아 강아지가 사망했다. 원인은 식품 알레르기 때문이었다"며 "소중한 마음에 좋은 사료를 먹인다고 노력했는데 그게 강아지에게는 좋지 않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에스텔라를 차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본래 그가 유전자 검사기관 쪽에서 근무를 했던 만큼 바이오 쪽에 대한 연구지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다만 혼자서는 모든 분야를 담당할 수 없기 때문에 동물 호텔, 바이오, 스마트팜, 한의학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모아 프로젝트 식으로 크루(Crew)를 조직해 에스텔라를 만들었다.
그렇게 시작한 에스텔라였으나 역시 어려웠던 것은 자금에 대한 문제였다. 끊임없이 연구를 진행하고, 임상데이터를 받는 과정에서 많은 연구자금이 소요됐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최고 등급의 보증평가를 받았음에도 워낙 막대한 연구자금이 나갔다"며 "보령제약의 계열사와 함께 협업해 공동제품을 만들고 있고, 다른 대기업에서도 제안이 들어오고 있으나 아직은 자금적인 문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제품 고도화에 대한 고민도 그의 숙제로 남아있다. 그는 "메디쿠스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식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는 암환자 전용 식품을 만들어 임상 실험 중에 있다. 앞으로 질환별 맞춤형 식단을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모든 가족의 하나뿐인 맞춤형 의사’="앞으로도 제품 고도화 과정을 통해 메디쿠스를 이용하는 모든 가족들의 하나뿐인 맞춤형 의사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윤 대표는 에스텔라의 향후 목표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에스텔라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대해 "저희가 하는 모든 사업에 특허와 연구성과가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며 "또한 필요 분야와 관련된 전문가들이 크루원으로 있어 앞으로도 자가적인 R&D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대기업들과 협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이고, 우리 특허의 내용들을 국가 또는 지자체에서 표준화할 수 있는 인증제로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해 동물들의 사육이나 식품에 대한 표준을 직접적으로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향후에는 에스텔라의 기술서비스를 인정받아 기업과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나가겠다"고 희망했다.
이성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