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웅칼럼] 김치의 날
2024 파리올림픽에서 각국 선수단들이 센강 위를 배를 타고 개회식장으로 이동할 때 각 나라의 대표적인 키워드 세 가지씩을 소개했는데 대한민국은 BTS(방탄소년단), 김치, 한복이었습니다.
김치는 2001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김치의 고유성을 인정하고 규격을 정하면서 김치(KIMCHI)로 공식화하였습니다. 2013년 유네스코에서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김장문화’(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 in the Republic of Korea)가 지정되고 대한민국의 대표 음식으로 ‘김치’가 공인되었습니다.
이후, 김치산업진흥법이 제정되었고 2020년 2월 11일 김치 산업의 진흥과 김치 문화를 계승 발전하고 국민에게 김치의 영양적 가치와 중요성과 과학화와 세계화를 위하여 김치의 날을 정했습니다. 하나(1)와 하나(1)가 모여 다양한 효능(22)을 이룬다는 뜻으로 11월 22일을 법정기념일로 정하여 기념식과 김치 문화제, 심포지엄 등 다양한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김치는 유산균의 보고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유산균의 효능은 1908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프랑스의 엘리 메치니코프(Elie Metchnikoff, 1845-1916)의 유산균 섭취와 생명 연장에 관한 연구에서 검증이 되었습니다. 김치에 함유되어 있는 유산균은 소화를 증진시키고, 피부질환을 일으키는 균을 억제하고 콜레스테롤을 분해하고 성인병과 체중 감소와 위궤양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유산균이 동물성인데 김치의 유산균은 식물성이고, 김치에 사는 유산균은 우유를 가공하여 만든 유산균보다 생존력이 훨씬 강하다고 합니다.
동물성 유산균은 위산 속에서 생존율이 40%를 넘기기 어렵지만, 식물성 유산균은 90% 이상 생존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영남대학교 박용하 교수 연구팀에 의하면 동물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 2천 마리에 김치의 유산균을 먹인 결과 1주일 만에 완치되었다고 합니다. 김치 유산균을 먹으면 장 점막에 면역 글로불린A가 증가해서 일차적으로 바이러스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 이차적으로 면역 글로불린G나 감마 인테페론을 높여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는다고 하였습니다. 나아가 코로나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인플루엔자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나라 국군의 월남 파병(1963.9-1973.3) 때도 김치 통조림을 만들어 국군장병들에게 보급했습니다. 그리고 2008년 우리나라 최초로 우주인 이소연 박사가 국제 우주정거장(ISS)에서 실시된 과학실험 때도 특별히 제작된 우주 김치를 가져가기도 했습니다.
K-POP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 걸그룹으로 1960년 김양수, 김영기 두 여성 듀엣이 그 이름을 김치캣(Kimchi Kats)이라 하여 활동하였고 이들은 일본, 대만, 홍콩 등지를 거쳐 미국 라스베이거스까지 진출하여 노래와 더불어 ‘김치캣’이 ‘김치’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크게 했다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영국의 런던 남서부 한 자치구가 유럽에서 처음으로 ‘김치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하였으며,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버지니아주, 뉴욕주 등 7개 주에서 매년 김치의 날을 정하여 기념하고 아르헨티나도 김치의 날을 기념일로 지정하였다고 합니다.
‘김치’라는 특정 음식이 기념일의 주인공이 된 최초의 일이라 하겠습니다.
현재 김치는 93개국에 수출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건강 연구지 ’헬스‘지가 2008년 3월 24일 게재한 기사에서 스페인의 올리브유, 그리스의 요구르트, 인도의 렌틸콩, 일본의 낫토와 함께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했습니다.
또 UNESCO는 한국인의 정체성, 가족 간의 협동, 자연과의 조화가 담겨 있는 문화로 김장 문화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 종로구 관훈동에 있는 1986년에 설립한 김치박물관은 CNN이 뽑은 세계 11대 음식박물관으로 소개했고 B.B.C, NHK 등 세계적 방송사에서도 김치를 선양하는 권위 있는 박물관으로 방영하기도 했습니다.
한글이 세상을 담는 아름다운 그릇이라면, 김치는 인류의 건강을 만들어내는 음식 문화의 어머니라고 하겠습니다.
유화웅 시인,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