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셀럽] 치어리더 안지현, "팬과 교감하는 치어리딩 성장의 원동력"

2025-01-09     최준희

그는 대만 프로야구의 새로운 스타가 될 수 있을까. 치어리더 안지현은 2021년부터 수원FC에서 활동하며 현지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런 그가 최근 또 한 번의 도전을 시작했다. 대만 프로야구팀 타이강 호크스의 치어리더 팀 ‘윙스타즈’의 일원이 된 것이다. 타이강 호크스는 대만시리즈에서 아직 우승 경력이 없는 신생 팀이지만, 그의 합류로 더욱 활력을 얻고 있다. 국내 스포츠 무대에서 다년간 활약해온 그가 어떻게 대만 프로야구 무대로 진출할 수 있었을까.

그를 아는 팬들은 안지현의 역동적인 응원과 에너지가 글로벌 무대에서도 통했다고 입을 모은다. 선수들 또한 그의 힘찬 동작에서 에너지를 얻는다고 말한다. 대만과 한국을 오가며 치어리딩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그를 만나 열정의 비결을 들어봤다.

수원FC 인터뷰실에서 치어리더 안지현이 프로필 촬영을 하고 있다. 신지현기자

-근황이 궁금하다.
"한국과 대만을 오가며 바쁘게 살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에서 프리미어12 일정을 끝내고, 한국에 돌아와 우리카드 배구팀에서 치어리딩 활동을 하고 있다."

-어렸을 때 치어리딩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시작은 고등학교 3학년 때 했다. 당시에는 비서가 되는 게 목표였기에 치어리딩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취미 삼아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가볍게 발을 디뎠는데 그게 직업이 됐다. 이후 치어리딩을 선택한 걸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 선택 덕분에 지금의 나를 만들 수 있었다."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나.
"학교에서 비서 시험과 자격증 준비를 하던 때라 안정적인 길을 걷지 않는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은 반드시 해야 하는 성격이라 주저하지 않았다."

-대만 진출은 어떤 계기였나.
"한국에서 8년 정도 활동했을 때 슬럼프가 찾아왔다. 반복되는 일정과 체력적인 부담 때문이었다. 그때 대만 구단에서 스카우트 제안이 들어왔다. 좋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고민도 됐다. 무엇보다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부딪혀 보니 역시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대만은 직접 창단 멤버들을 모아 팀을 구성하고 교육까지 진행할 수 있어 내 커리어에 큰 전환점이 됐다."

-한국과 대만 치어리딩 문화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
"한국은 ‘칼군무’라는 표현처럼 팀워크와 동작의 정교함이 중요하다. 반면 대만은 개인의 개성과 창의성을 중시하며, 독창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또 한국에서는 치어리더 간의 협력과 조직력이 돋보이는 반면, 대만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대만은 치어리더가 단순한 응원단원이 아니라, 개인 브랜딩과 다양한 활동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 광고 촬영 등 자신을 홍보할 기회가 많다."

수원FC 인터뷰실에서 치어리더 안지현이 프로필 촬영을 하고 있다. 신지현기자

-10년 동안 치어리딩 활동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기억에 남는 순간이 너무 많지만, 관중과 함께 호흡하는 시간이 특히 뭉클하다. 스포츠 경기에서 선수가 응원단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관중들과 하나가 되는 순간들이 있다. 그럴 때마다 이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대만에서는 창단 팀을 위해 500명의 지원자 중 15명을 선발해 팀을 결성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 팀의 첫 공연은 평생 잊을 수 없다."

-몸소 체감한 치어리딩 활동의 장단점을 꼽는다면.
"가장 큰 장점은 관중들로부터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치어리딩은 에너지를 주고받는 직업이다. 내가 힘들어도 관중의 환호를 받으면 다시 힘이 솟는다. 하지만 그만큼 체력 소모도 크다. 특히 여름 시즌에는 뜨거운 햇볕 아래서 온종일 활동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

-힘들어도 치어리딩을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팬들이 보내주는 편지나 메시지가 큰 힘이 된다. 특히 힘들 때 팬들의 편지를 보면 이 직업을 선택한 이유를 다시 떠올리게 된다. 지난 10년 동안 받은 편지도 모두 보관하고 있다. 그 속에 담긴 진심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치어리딩을 언제까지 하고 싶나.
"처음에는 서른살까지 일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지만 지금은 가능하다면 더 오래 하고 싶다. 내게 치어리딩은 단순히 일이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다. 10년 동안 이 일을 이어온 것, 그 자체가 자랑스럽다. 나중에 다른 일을 하더라도 치어리딩 경험은 평생의 자산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치어리더로서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응원단 활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팬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예능 출연, 광고 촬영, 심지어 연기와 같은 도전도 계획하고 있다. 단순히 경기장에서만 활동하는 치어리더가 아니라, 팬들에게 다각적인 모습을 선보이고 싶다."

최준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