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탁칼럼] 공동체의 활력을 위한 비결

2025-02-19     진영탁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을 포함하여 여러 공동체에 속해 있습니다. 이런 저런 모임을 통해 우리는 삶의 활력을 얻기도 하죠. 그런데 코로나 이후 최근 경기부진까지 겹치면서 각종 모임들이 침체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속해 있는 한 시민단체도 최근 활동이 지지부진하여 고민 중에 있었는데요. 이번에 공동대표 일부를 새로 선임하면서 활력 있는 공동체로 재도약하기 위해 회의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그때 논의된 내용이 기억에 많이 남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침체된 공동체가 다시 활력을 얻을 수 있을지, 오늘 독자 여러분들과 나누어 보겠습니다.

첫째,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회의에서 제일 먼저 논의된 내용은 정체성에 관한 문제였습니다. 모임이 창설된 후에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서서히 본래의 취지와 열정을 잃어버리고 타성에 젖곤 합니다. 그러한 운영이 지속되면 조직에 활력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그날 회의에서도 본래 조직의 설립 취지였던 안전과 관련된 봉사활동에 집중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제가 속한 야구동호회에서도 즐기는 야구를 할 것인지, 아니면 승리를 위한 야구를 할 것인지 구성원 간 토론을 통해 방향을 명확히 정했던 기억도 납니다. 이렇게 먼저 공동체의 나아갈 방향과 목적을 분명히 한 다음 방법론을 논의해야 그 방법이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둘째,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목적을 분명히 하더라도 그것이 구호에만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회의 때는 여러 좋은 의견들이 나오지만 이후에 구체적인 실천이 뒤따르지 않아 추진 동력을 상실하여 활력이 떨어진다는 것이죠. 따라서 목표 재설정과 함께 실천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무리 훌륭한 계획이라도 공동체의 역량을 초과하는 계획은 자칫 구성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소 부족해 보이더라도 공동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들부터 실천해 나가는 소박함을 추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생각을 갖고 긴 호흡으로 우선 당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한걸음을 내딛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 함께 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모임 구조를 보면 조직의 중요한 임원들, 즉 특정 소수만이 활동을 하고 나머지 회원들은 들러리가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 조직들은 지속적으로 꾸준히 활동하기 어렵고 임원들도 금방 지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하는 활동들에 대한 고민들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활동계획에 따른 업무를 세분화 하여 모든 구성원들에게 작은 것이라도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또한 그렇게 함께 하는 과정에서 리더들이 솔선수범하며 구성원들에게 본이 되어야 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각종 공동체에 속해 있고, 누구나 활력 있는 공동체에서 좋은 영향을 받고 싶어 합니다. 그러려면 우리의 공동체가 처져 있는 고인 물이 아니라 활력 있게 흐르는 샘물이 되어야 하겠지요. 그러기 위해서 우선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어 우리 공동체가 지향하는 바를 다시 한번 점검하기 바랍니다. 그 목적과 방향에 따라서 너무 거창한 것보다는 부담 없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작은 실천방안들을 강구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함께 고민한 좋은 방법들을 모임의 특정 소수가 아닌 모든 구성원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역할을 세분화 합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동참을 기다리기 전에 나부터 먼저 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친 일상 가운데에서, 활력 있는 공동체가 주는 에너지를 받는다면 우리의 삶은 좀 더 풍성해질 것입니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본래 목적에 맞는 크고 작은 발걸음을 내딛으며 서로에게 좋은 기운을 전달하는 독자 여러분들 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진영탁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