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여행] 봉사 하는 마음 (상)

2025-04-15     임화자

봉사에 대한 마음을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장손 며느리로 명절을 지내면서부터이다. 직장을 다니면서 6남매 맏며느리로 절기마다 가족 행사를 치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집안의 대소사 일을 치르면서 잘하지 못하는 음식솜씨로 나름대로 열심히 맛있게 음식 준비를 해서 친지들을 대접했다. 친지들이 맛있게 드시고 가면 참 보람되고 마음이 흐뭇했다. 처음에는 음식을 못해서 힘겨웠지만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음식 솜씨가 늘어가며 조금씩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그러면서 내가 조금 이렇게 헌신하면 친지들이 좋아하는구나 생각했고 마음 한구석 따뜻한 기운이 온몸에 퍼지는 것이다. 내 몸 조금 희생하면 식구들에게 이런 기쁨을 줄 수 있구나 하는 경험을 하기 시작했다. 결국 남을 대접하면 내가 정신적으로 만족감과 행복감을 더 얻는다는 것을 조금씩 터득하면서 봉사에 대한 마음을 체험해 갔다. 만약에 막내며느리 같은 편안한 자리에 있었더라면 이런 내적인 성숙은 결코 얻지 못했을 것이다.

퇴직을 하고 비즈 공예를 배웠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작품 하나하나를 완성할 때마다 너무 신기하고 행복했다. 그렇게 배워서 아이들도 가르치고, 학교 어머니교실, 요양원 등을 다니며 많은 봉사를 하게 되었다. 지금도 내 손은 쉬지 않고 무엇인가를 만들고 있다. 만들어서 나누어 주는 기쁨은 나를 늘 기쁘게 해 주고 내 노년 생활에 탄력을 준다. 특히 문학회 행사 때 코사지를 만들어 문인들의 가슴에 달아 행사장이 빛을 발하는 것을 보면 만들기를 잘 했구나 하는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코사지라는 것은 결혼식 또는 회갑, 생일과 같은 파티를 진행할 때 주빈 앞가슴에 다는 꽃을 이야기 하는데 웨딩 코사지라는 부분은 바로 혼주분들이 착용하는 작은 꽃장식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본래 코사지다는 것은 여자의 허리를 중심으로 머리, 목, 가슴, 손목, 손가락 등 상반신을 예쁘게 장식하거나 의상에 포인트를 줄 수 있도록 만든 작고 가벼운 장신구를 의미한다. 그래서 실제로 단순히 꽃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깃털, 보석, 리본 등과 같이 다양한 소재와 재료를 사용해서 사람뿐 아니라 선물, 가방, 구두, 모자, 책 등에도 장식을 할 때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다양하고 범용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화려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패션의 한 부분이 되고 있다. 문학회 행사 중 가장 중요한 때는 출판 기념회 때다. 특별히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닌데 10년 전부터 행사 때 코사지를 만들어 가슴에 달아 보았다. 전문적으로 배운 것도 아니지만 각종 행사 때면 눈여겨보았던 것이 내가 코사지를 만들게 된 동기가 되는 것이다. 무엇이든 관심을 가지고 조금만 연구를 해 보면 즐거운 봉사가 된다.

임화자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