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인터뷰] 김현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 "경기도 기업들 수출영토 넓힐 것"

2025-06-19     이지은
김현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 사진=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중소기업·벤처기업·스타트업(이하 중벤스)는 국외 시장으로 나가지 않는다면 출구는 없습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하 경과원)은 각국 통상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경기도 내 기업의 수출 영토를 계속 넓혀 가겠습니다."

김현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원장은 19일 중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위기에 당면한 내수시장으로 인해 경기도 기업들은 위기에 빠져 있다.

이 같이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서 김현곤 원장은 취임식을 생략하고 현장으로 발을 돌렸다. 그가 강조한 ‘체감·책임감·확신’이라는 기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김현곤 원장은 악화된 체감 경기에 대해 우려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국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동시에 실질적인 정책을 펴기 위해서 탁상행정보다는 발로 뛰면서 중벤스와 직접 대면에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김현곤 원장의 일문일답.
 

김현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 사진=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과원장으로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다. 소회를 밝히자면.
"중앙부처에서 주로 정책을 기획하고 전략을 짜는 일을 해왔다. 내가 만든 정책이 현장에서 어떤 효과를 낼지에 대해 늘 궁금증이 있었다. 기획재정부에 있을 때도, 청와대에 있을 때도 (수치로) 실업률을 봐왔다. 그런데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보니 논리적이고 나 스스로는 잘 짰다고 생각하는 정책에 대한 과도한 자신은 정말 금물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책이 충분히 다르게 작동할 수 있고 또 다르게 작동해 온 것도 많다. 그래서 제가 취임식을 안 하고 수출 전략 회의, 그다음에 현장 간부 회의를 했다. 집행 기관으로서 중벤스를 성장시키는 책임감이 더 커진 것 같다. 경과원은 중벤스의 벗이자 친구다. 중벤스의 고충이나 애로사항을 진짜 친구처럼 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경기 악화가 됐다고 하는데 실제로 현장의 목소리는 어떤지. 이를 해결할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체감 경기와 지표 경기가 늘 괴리가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니까 체감 경기가 정말 좋지 않다. 기업인들의 이야기 들어보면 진짜 어렵다. 자금도 안 돌고 관세 전쟁으로 인한 무역 위기 때문에 판로 개척도 매우 힘들다. 인재를 양성한다고 하지만 하루 이틀에 되는 게 아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글로벌화를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화 하고 스케일업을 강조하는 이유가 스타트업은 외국시장으로 나가지 않는다면 출구가 없다. 중벤스 입장에서 방도가 없다. 우리나라 내수 시장 가지고 이제 살 수 없다. 우리 중소기업들은 대기업 납품 업체로 살아남으려고 하지만 이제는 해외를 먼저 두들겨 볼 정도로 해야 된다."

-앞으로의 경과원의 운영 방향은 어떠한지.
"‘체감·책임감·확신’ 취임 후 100일 동안 현장에서 얻은 가장 큰 키워드다. 도내 많은 기업을 만나며, 현재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과 기업인들의 고충을 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기업의 생생한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그 목소리가 곧 경과원의 사업방향을 결정짓는 나침반이 돼야 한다는 것을 체감했다. 인공지능(AI), 바이오, 반도체 등 신산업 분야에서의 인력 양성과 기업 지원을 강화해 경기도의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깊게 느낀다. 지난 5월부터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중소기업·벤처·스타트업과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모색하는 현장 간부회의를 열고 있다. 현장 간부회의는 ‘현장 중심 경영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처음 시도된 방식이다. 경과원 간부들이 기관 외부로 나가 도내 각지의 중소기업·벤처·스타트업을 직접 방문해 회의를 여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도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경기비즈니스센터(GBC)의 역할과 향후 운영계획은.
"글로벌 통상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오늘날, 도내 중소기업이 개별적으로 해외시장에 대응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를 위해 경과원은 중소기업 수출을 위한 전진기지로서 경기비즈니스센터(GBC)를 운영하며, 세계 각지에서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밀착 지원하고 있다. 2005년 인도 뭄바이에서 첫 GBC를 설립한 이래, 현재는 17개국 22개소를 운영 중이다. 올해 하반기에 미국 댈러스, 칠레 산티아고, 폴란드 바르샤바까지 총 3개소를 신규 개소해 총 25개소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GBC는 단순한 해외 거점을 넘어, 수출대행, 온라인 전시회, 화상상담, G-FAIR 공동 개최, 통상촉진단 운영 등 전방위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1만2천 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하고, 1억6천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 성과를 기록했다. 또한 디지털 플랫폼 ‘GBC Prime’을 통해 비대면 수출 상담과 자동 바이어 매칭을 지원하는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수출환경을 선도하고 있다. 앞으로도 경과원은 GBC를 기업 수요에 기반한 맞춤형 수출 지원 플랫폼으로 고도화하고, 각국 통상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도내 기업의 수출 영토를 계속 넓혀나갈 계획이다."

김현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 사진=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도 G-펀드’의 투자유치 성과와 도내 중소기업에 미친 영향은.
"경과원이 운용 중인 G-펀드는 단순한 재정지원 수단이 아니라, 혁신과 성장을 끌어내는 투자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다. 당초 2026년까지 1조 원 조성을 목표로 했지만, 이를 2년 앞당긴 지난 2024년 1조2천억 원 조성을 조기 달성하며 도내 중소·벤처기업의 안정적인 자금조성으로 미래산업 육성에 기여하고 있다. 경과원이 조성한 펀드는 AI, 바이오, 디지털전환, 탄소중립, 소재·부품·장비 등 미래 전략산업에 집중 투자되고 있으며, 총 23개 펀드가 운영 중이다. G-펀드를 통한 투자유치로 도내 기업들이 안정적인 자금 조달 기회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들의 기술혁신과 성장이 촉진되고 있다. 실제로 G-펀드 수혜 기업 중 코스닥 등 IPO 상장 기업 25개 사, 코넥스 상장 4개 사, 예비 유니콘 16개 사가 배출되는 등 성과도 뚜렷하다. 올해는 권역별 투자설명회를 통해 현장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기업 맞춤형 투자유치 컨설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G-펀드의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도내기업의 투자유치 기반을 마련하고,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펀드 조성과 전략적 운용을 이어가겠다."

-경기 북부 균형발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 북부 기업에 지원하는 특화 사업은 무엇인지.
"경과원은 균형발전을 위해 경기 북부에 역점을 두고 균형기회본부를 중심으로 북부권 경제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 북부지역은 대규모 산업단지가 없고, 대기업이 없어 섬유·가구산업 등 특화산업 중요성이 매우 높은 지역이다. 특히 전시회 참가 지원 등 중소기업의 판로개척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경과원은 지난 2년간 지역 특화산업인 섬유·가구 기업 약 1천60개사를 지원하는 데 앞장섰다. 북부지역 중소벤처기업이 투자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전통 제조기업의 디지털전환(DX) 지원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균형발전 구현을 위해 ▶전통제조업의 디지털전환(DX) ▶노후생산시설 현대화 ▶균형발전 펀드 조성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첫 번째 전통제조업의 디지털전환(DX)은 경기 북부에 밀집한 기초 소재·부품 산업의 고도화를 위해 스마트공장 도입, AI·IoT 기술 접목, 데이터 기반 생산관리체계 구축 등을 지원하고 있다. 두 번째는 노후생산시설의 현대화다. 북부권에 다수 분포한 중소제조업체의 낙후된 설비 및 공정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설비 리모델링, 친환경 공정 전환, 에너지 효율화 등을 지원하고 있다. 마지막은 균형발전 펀드 조성이다. 북부권 유망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대한 민간투자 유치를 유도하기 위해, 도비와 민간 자금을 매칭한 300억 원 규모의 ‘균형발전 펀드’를 조성해 자금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혁신 기술을 가진 북부기업이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인 자금 유입 창구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경기 북부의 특화산업인 가구·섬유산업과 전통 제조업에 디지털화를 지원해 전통 제조기업이 새로운 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경과원 수장으로서 개선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조직이 성장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우선은 동기가 있어야 한다. 그다음에 역량이 필요하다. 화합이 돼야 한다. 그래야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역량을 발휘하기 어려운 제약 조건들이 있다. 모든 사업이 도 조례로 묶여있다. 예를 들면 어떤 사업은 이제 그만했으면, 줄였으면 좋겠는데 줄일 수도 없다. 조례로 규정해 사업을 줄일 수도 없다. 지방자치단체는 우리가 행정 교과서에서 배우는 정말로 점증 예산이 아주 끝판왕이다. 그런 부분이 어렵다. 또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사업들이 다 쪼개져 있으니까 도 과별로 쪼개져서 프로세스가 비슷한 거는 통합해서 관리할 필요도 있다. 우리 직원들의 역량 잠재력을 최고조로 발휘하지 못하는 여건들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보겠다. 그래야 우리 구성원들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지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