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국가대표다] 부천시청 유준식 "레슬링계에 이름 석 자 남길 것"

중 1년때 입문이후 1위 못했지만 주변 응원 힘입어 포기않고 도전 남 그레코로만 55㎏급 국가대표 9월 세계시니어선수권대회 출전 3월 아시아선수권 경험 바탕으로 더 좋은 경기력 보여줄 것 '자신'

2025-06-30     이건우
30일 부천종합운동장 레슬링 훈련장에서 유준식(부천시청)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부천시청

"노력하다 보면 빛을 발하는 날이 온다."

고교 재학 당시 원하는 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아 진로를 고민하던 유준식(23·부천시청)에게 당시 운동부 코치가 조언한 말이다.

이 말을 가슴에 품고 선수 생활을 이어온 유준식은 지난 19일 경북 상주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2025 국가대표 2차 선발대회 남자부 그레코로만형 55㎏급서 우승하며 국가대표에 선발, 오는 9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리는 2025 세계시니어 선수권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유준식은 "선발전을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실업팀에 입단한 해에 낸 성적이라 더욱 뜻깊게 다가왔다"며 "이번 선발전과 지난 3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선수권에서는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학생 선수 시절 유준식은 금메달과는 좀처럼 인연이 없었다.

고척중 1년 당시 친구와 함께 참여한 방과후 교내 운동부 체험에서 처음 레슬링을 접한 유준식은 선수 입문 이후 출전 경기마다 입상권에 들었지만, 1위와는 거리가 멀었다.

결국 유준식은 고교 2년 카뎃 국가대표로 선발되며 국제무대에 첫발을 내딛은 것에 만족해야 했다.

30일 부천종합운동장 레슬링 훈련장에서 유준식(부천시청)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부천시청

유준식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대학교 졸업을 앞둔 시기였다.

가톨릭관동대 3년 추계전국대학레슬링선수권대회서 2연패를 달성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3월 회장기 대회 우승을 이어가며 전국대회서의 본격적인 활약상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또 그해 12월 진행된 2025 국가대표 1차선발전에서 우승과 함께 부천시청 입단이 확정되면서 유준식의 레슬링 인생에 본격적인 청신호가 켜졌다.

유준식은 레슬링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을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을 "언젠가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가짐과 주변인들의 응원 덕분이라고 밝혔다.

지금도 그는 지난해 회장기 대회서의 결승 경기가 눈에 아른거린다.

유준식은 "졸업을 앞둔 대학 4년으로서 실업팀 입단에 대한 압박감이 있었다"며 "결승 때 상대 선수 어깨에 코가 부딪히는 바람에 피를 흘렸는데, 도무지 멈출 기미가 안보였다. 출혈이 지속되면 기권패하는 상황이라 조바심이 났지만 금메달을 무조건 사수하겠다는 마음으로 겨우 지혈하고 테크니컬 폴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의 간절함이 잊히지 않는다"면서 "레슬링하면 ‘유준식’이라는 이름이 떠오를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효철 부천시청 코치도 유준식을 ‘성장하는 선수’라고 정의했다.

조효철 코치는 "스탠드에서의 맞잡기와 그라운드에서 옆굴리기 등 테크니컬적인 부분들은 많이 좋아졌고, 앞으로도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힘에서 살짝 부족하기 때문에 이점만 보완한다면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선수다"라고 분석했다.

이건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