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탁칼럼] 일터에서 행복을 누리기 위한 비결
지난 번 부부관계, 자녀관계에서의 행복에 이어 오늘은 일터에서의 행복을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하루의 상당 시간을 일터에서 보내기 때문에 그 곳에서의 행복 또한 굉장히 중요합니다. 우리는 왜 일을 할까요? 아버지들은 대부분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하지만 오로지 생계를 위한 일이 과연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요? 오늘은 가장인 아버지들의 입장에서 일에서도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독자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 돈이 행복을 담보하지 않음을 기억합시다.
저도 변호사로서 솔직히 돌아보면 선임료를 많이 주시는 분들의 일을 더 열심히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때로는 두둑한 선임료가 아니더라도 일을 하며 행복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기억나는 사건 중 하나를 소개해드리자면, 쌍방 학교폭력으로 교육청 심의를 앞두고 있는 형사사건이었는데요. 아주 작은 금액 차이로 합의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 저는 남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뢰인에게 제 선임료의 일부를 합의금으로 보탤 테니 상대방의 요청을 들어주자고 제안을 하였습니다. 그 결과 저와 의뢰인이 돈을 조금씩 더 보태어 끝내 합의에 이르게 되었고, 그 사건은 교육청 심의 없이 학교장 자체 종결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형사사건에서도 원만한 끝맺음이 되었습니다. 비록 제가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긴 했지만 어린 학생들의 사소한 다툼이 부모들의 싸움으로 확산이 되지 않고 조기에 종결되었던 것입니다. 이에 안도하는 학생과 부모님을 보면서 저도 나름대로 보람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둘째,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저는 변호사로서 활동을 한지 20년 가량 되었지만 최근에도 국선변호를 하곤 합니다. 국선변호를 사선변호와 동일하게 최선을 다한다고 자신할 수 없지만, 구속된 피고인의 가족들과도 소통하고, 최대한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자료를 제출하기 위해 애를 씁니다. 왜냐하면 국선 변호를 받고 있는 그들도 절박한 상황인 것은 사선변호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똑같기 때문입니다.
국선 변호 사건은 결과가 좋더라도 또 최선을 다하더라도 큰 대가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분들의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특히 국선변호인이 이렇게까지 해줄지 몰랐다고 하면서 감사를 표현할 때 그 순간만큼은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비교적 약자의 자리에 있는 그 분들께 이 사회가 살 만하다는 희망을 주었다는 생각에 큰 사건에서 좋은 결과를 가졌을 때보다 더 큰 행복을 느꼈던 것입니다.
셋째, 과정에 충실해야 합니다.
변호사로서 일을 하면서 제가 의뢰인들에게 늘 드리는 말씀이 있습니다. 판단은 제가 하는 것이 아니라 판사가 한다는 말씀입니다. 저는 그 분들이 판단을 하는데 의뢰인의 입장에서 도움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곤 합니다. 결국 우리가 좌우할 수 있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오직 과정이기에, 우리는 더욱 과정을 중시하고 이에 충실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과정에 충실할 때 좋은 결과가 따라와서 기대치 않았던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만약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실망이나 후회가 없는 법입니다.
제가 자주 가는 미용실 원장님께서 저에게 하신 말씀이 기억납니다. 누추한 미용실을 찾아와 주시는 고객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인데요.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매일 출근하여 일을 할 수 있다는 일터가 있다는 것, 그 일터에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과 건강이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만 있다면 일터에서도 자연스럽게 행복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요?
요즘 경기가 안 좋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립니다. 이럴 때일수록 가장들은 일터에서 더욱 고생을 하며 행복을 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하루 8시간 가량을 보내는 곳이기에 일터에서도 우리는 행복을 찾아야 합니다. 돈보다는 사람을 생각하며,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며,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면서, 무엇보다 감사한 마음으로 일터의 현장에서도 저마다 여러 모양으로 행복을 누리는 독자 여러분들 되시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진영탁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