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는 달리지만 임금은 멈췄다'… 평택 최대 버스업체 수십억대 체불 논란
노조, 미해결시 전면파업 예고... '체불 시인' 사측, 횡령은 반박
평택 지역의 최대 버스운수업체가 노동자들에게 수십억 원 규모의 임금을 주지 않아 논란을 빚고 있다.
노동자들은 오는 8월 1일 사측과 단체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나, 합의를 이루지 못할 시 전면 파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30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은 평택 시내버스 운수사업체인 A운수에 대한 35억 원 규모의 임금 체불 등에 대한 의혹을 문제 삼으며 대책 마련을 촉구 중이다.
A운수가 수년간 노조원 270명의 2분기 정기상여금인 12억5천만 원과 10억 원의 퇴직금 지급을 미루고 있으며, 연말정산 환급금·조합비·사회보험료 등으로 12억5천여만 원을 가로챘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4월에도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며, 평택시청 앞에서 집회를 벌이겠다고 신고했다. 이에 평택시는 사측에 지급했던 보조금 집행 내역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당시 평택시가 4~5월 실시한 회계감사 결과를 보면 ▶운수 종사자 상여금 ▶4대 보험료 ▶퇴직금 등에 대한 체불이 확인됐다고 명시됐다. 더불어 노조 활동에 쓰이는 노조공제회비를 비롯해 대표이사 가수금, 현금 수입금 항목에서 회계 처리의 불투명성이 확인됐다.
이 결과를 토대로 평택시는 A운수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일시 중단했지만, 보조금을 지급할 때 체불된 임금 지급에 최우선으로 사용하는 조건으로 현재 매달 3억5천만~4억 원 상당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A운수가 경기도와 평택시로부터 수령한 보조금 총액은 77억1천여만 원에 달한다.
사측은 임금 체불을 시인하면서도 노조 측이 주장하는 업무상 횡령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A운수 관계자는 "정확한 액수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임금 체불 사실은 인정한다"며 "버스 요금 동결로 인해 적자 경영난이 발생했고,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요청뿐만 아니라 대출과 부동산 매각까지 감행하며 재원을 마련 중"이라고 했다.
이어 "다만 노조 측이 주장하는 횡령 건은 동의할 수 없다. 당장의 회사 운영에 필요한 지출을 했고, 개인적으로 유용하거나 배당하진 않았다"면서 "파업은 회사와 노조, 평택시 모두 원치 않는다고 생각한다. 교섭에서 대화를 통해 최대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합의점에 도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평택시 관계자는 "파업이 가시화된다면 노사 양측과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강현수·최진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