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실용 외교'에… 대북 현안 '기대'와 대중 무역 ‘우려' 공존하는 인천

2025-08-26     전예준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 외교가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인천 관점으로 볼 때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일본, 미국 방문 결과로 대북 현안 해결에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점은 반색할 만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중국 관계가 앞으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다수 물량을 중국에 의존하는 인천항에 영향을 줘 인천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26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재명 대통령은 현지시간 2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도널트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달라는 이 대통령의 요청에 “그것(만남)을 추진할 것”이라며 가능하다면 올해 만나고 싶다고 했다.

미국 방문 전인 지난 23일 일본에서도 이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셔틀 외교’를 복원하고 대북정책에 대한 긴밀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명시한 후 남한 목소리에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 가용한 대화 채널이 2축 더 생긴 것으로 평가된다.

대북 관계가 진전되면 인천에서는 평화경제특구 조성 논의에 활기가 돌 것으로 기대된다.

평화경제특구는 분단으로 개발에서 소외된 접경지역을 개발해 국내 산업 생산을 유발시키고, 장기적으로는 남북경제교류와 남북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해 지정되는 특별구역이다. 인구감소지역이지만 수도권으로 묶여 기회발전특구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강화·옹진군에는 무엇보다 필요한 정책이다.

여기에 북한의 일방적인 서면 항의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가 막힌 ‘백령·대정 지질공원’ 문제도 실마리가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정상회담 이후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관계에 악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 중국을 방문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며 같이 전용기에 탑승해 중국에 가자는 농담을 건넸다. 우리나라를 온전히 미국 편으로 끌어들여 중국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도 이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강연에서 중국과의 경제 협력과 미국과의 안보 협력을 병행하는 이른바 ‘안미경중’(安美經中) 노선과 관련해 “한국이 과거처럼 이 같은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경우 인천이 받는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인천 지역내총생산량(GRDP)의 약 33%가 인천항에서 파생되는데, 지난해 기준 인천항 전체 물동량 335만TEU 중 66%인 216만TEU가 중국발 컨테이너였다. 또 중국은 인천항 제1의 무역수지 흑자국이다. 2위인 미국 47억 달러의 2배 수준인 78억 달러에 달한다.

인천시는 앞으로 국제정세를 유심히 지켜보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안이 없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대중 관계가 악화하면 인천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하다. 앞으로 미묘한 기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란 말했다.

전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