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국가대표다] 스쿼시 주니어 최은 “배려하면서 경쟁하는 스쿼시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2025-08-27     이건우
27일 수원 스포츠아일랜드 스쿼시장에서 훈련 중인 최은(경기도스쿼시연맹)이 공을 타격하고 있다. 임채운기자

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청소년 국가대표로 선발돼 아시아스쿼시연맹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주니어 국제대회서 우승을 거머쥔 최은(경기도스쿼시연맹)은 한국 스쿼시 사상 보기 드물 정도의 성장세를 보이며 차세대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로 수원 잠원초 2년인 최은은 초교 입학 전부터 동호인 부모 따라 자연스레 라켓을 잡았다.

경기도수원월드컵스포츠센터 내 스쿼시장에서 부모와 함께 연습에 매진하고 있던 최은을 2023년 당시 같은 장소서 타 선수를 지도하고 있었던 황중원 코치가 눈여겨본 것이 선수 입문의 계기가 됐다.

황 코치의 지도 아래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시작한 최은은 그해 첫 대회인 코리아 주니어 오픈 스쿼시 챔피언십에 출전, 여자 11세이하부 플레이트서 첫 우승을 거머쥐며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냈다.

이듬해 청소년 스쿼시 주말리그 우승, KL 국제 주니어오픈 스쿼시 챔피언십 U-9 3위 등 국내외 대회서 입상하며 상승세를 이어간 최은은 2025 청소년대표 선발전서도 우승하며 한국 스쿼시 사상 최연소 청소년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태극마크를 단 최은은 올 시즌 더욱 날개를 펼쳤다.

지난 4월 태산배 선수권, 전북회장배 선수권 여초부서 금메달을 휩쓴 최은은 지난 10일 아시아스쿼시연맹 플래티넘 대회인 홍콩 주니어 오픈 여자 9세이하부 결승서 차오 루이(홍콩)를 3-0으로 꺾고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한국 스쿼시가 주니어 국제대회 여자 9세이하부서 얻은 첫 금메달이기도 하다.

27일 수원 스포츠아일랜드 스쿼시장에서 훈련 중인 최은(경기도스쿼시연맹)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임채운기자

최은은 “결승전에서 만난 선수가 홍콩 U-9 1위인 선수라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연습한 대로 했더니 우승할 수 있었다”며 “다음 국제 대회에서도 만날 것 같아서 이번 승리가 더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목표는 지난해 3위를 기록했던 KL 주니어 오픈과 HKFC EVISU 국제 주니어 스쿼시 오픈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최은의 폭발적인 성장 동력은 타고난 볼 컨택 능력과 승부욕이 가장 크다.

황 코치는 “성인들도 처음 스쿼시를 시작했을 때 헛스윙하는 경우가 많은데, 발리로 치든 바운드 이후 치든 모두 정타로 맞추는 것이 남다르다고 생각했다”며 “또 1점이라도 뒤처져 있어도 분한 모습을 보이는 등 승부욕도 강해 지금부터 잘 가르치면 성장 가능성이 높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아직 어리기에 멘털이 약하거나 소통에 있어 다소 미흡한 부분도 존재하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선수로서 계속 나아간다면 중학교 3년쯤 되면 성인 국가대표급의 실력은 충분히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경쟁과 동시에 서로를 배려하는 것이 스쿼시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밝힌 최은의 롤모델은 스쿼시 최강국인 이집트의 오르피 아미나 선수다.

현재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4연속 우승자인 오르피 아미나처럼 최은은 주니어 신분이면서도 세계 랭킹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선수가 되기 위해 오늘도 라켓을 휘두르며 땀방울을 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