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인터뷰] 김찬진 인천 동구청장 “제물포구 출범은 큰 기회...주민 통합 적극 나서겠다”

2025-09-01     고동우

내년 7월 인천 동구와 중구 내륙이 통합해 제물포구로 재탄생한다. 양 지역 주민들은 제물포구 출범이 자신의 삶과 지역 발전에 실제 도움이 될지, ‘인천의 중심’이라는 옛 영화를 회복하는 전기가 될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김찬진 동구청장은 제물포구가 인구 소멸과 경제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 지역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 구청장을 만나 그 구체적인 근거와 신청사 문제 등 주요 쟁점 사안, 그리고 내년 제물포구청장 출마 여부 등에 대해 물었다.

-제물포구 출범이 1년도 남지 않았다.
“동구와 중구 내륙을 통합한 제물포구가 2026년 7월 1일 출범한다. 인천시가 지난 2022년 8월 제물포구 출범을 공식 발표했을 때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원도심인 동구와 중구 내륙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동구는 해당 지역 주민과의 소통, 행정 인프라 구축, 예산 확보 등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주민 의견을 적극 반영해 제물포구 출범이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출범 준비 상황에 대한 정보를 주민에게 투명하게 제공하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제물포구 출범은 주민에게 새로운 행정 서비스와 발전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제물포구 출범이 산적한 원도심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미래를 내다보고 현실을 반영한 행정체계 개편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동구와 중구 내륙 원도심은 문화·역사적으로 유사하다. 지역 주민 중에 언젠가는 합쳐질 것으로 예상했다는 분도 많았다. 원도심에는 어떤 변화든, 극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인구 소멸과 지역 경제 침체 등으로 인천 다른 지역에 비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중구 내륙에 큰 기회가 될 것이다. 중구와 통합하면 제물포 르네상스 추진 등으로 원도심 개발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동구와 중구가 인천의 중심지로 다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인천지하철 3호선, 동인천역세권 재개발 등 원도심의 인프라를 확충하고 정비하는 숙원을 푸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동구와 중구 내륙의 통합이 가져올 구체적인 기대 효과와 현재 준비 과정 등을 설명해달라.
“제물포구는 하나의 기초단체 전체와 또 다른 기초단체 일부가 통합되는 전국 최초 사례다. 전례가 없는 행정적 대변혁에, 신도시 개발로 침체됐던 원도심 지역인 우리 동구와 중구 내륙의 발전과 변화를 기대하는 주민 호응도가 상당히 높다. 통합되는 제물포구의 인구는 10만 명을 넘고, 향후 동구 재개발 사업이 완료되는 2028년쯤에는 13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구와 중구 내륙이 동일 생활권을 향유하는 제물포구의 출범은 더 이상의 인구 유출을 막고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동구는 제물포구 출범을 위해 지난 2024년 4월부터 구출범준비 TF 조직을 선제적으로 꾸려 기본계획 수립을 시작했다. 분야별 추진 사항을 발굴하는 사전 준비단계, 세부 추진 매뉴얼을 마련하는 실무 추진단계, 분야별 최종 점검을 확인하는 마무리 단계를 거쳐 성공적인 제물포구 출범이 되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제물포구 출범에 따른 여러 혼란도 예상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동구와 중구의 상이한 주민 복지를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 궁금하다.
“기존 동구와 중구 주민들은 각각 다르게 적용 받아왔던 수혜 또는 부담 정책이 다수 있다. 제물포구 출범 이후에는 차이가 없어야 한다. 차이가 있으면 주민 통합을 저해하고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기존에 한쪽 구에서만 지원되거나 차이가 있는 혜택을 제물포구 전체 주민에게 동일하게 적용하고, 각종 수수료와 사용료 등 부담금은 형평에 맞게 조정하는 ‘불이익 배제 원칙’을 적용해 주민 수혜 및 부담 사무를 통합·조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이 같은 통합·조정으로 변경되는 주민 수혜와 부담 정책에 대해 홍보를 철저히 해 출범 초기 주민 혼란이 최소화되도록 할 것이다.”

-동구와 중구 2개 청사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관심사다.
“제물포구 신청사 건립 전까지 임시청사로 현 중구와 동구 청사 모두 사용할 계획이다.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기능별로 행정 부서를 균형있게 배치할 예정이다. 청사 이원화에 따라 방문 민원인들의 이용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청사별 부서 배치 계획이 수립되는 즉시 청사 사용에 대한 적극적인 주민 홍보를 실시할 예정이며, 기본 행정민원은 양 청사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양 청사 간 이동 편의 향상을 위해 인근 버스노선 개편을 인천시에 건의해 추진 중에 있다. 제물포구 출범은 전례없는 분리·통합이라는 행정체제 개편 사례로 행정 업무 및 민원 처리 관련 전산시스템 구축 및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동구는 출범 당일 주민에게 원활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 사전 구축 및 데이터 모의전환, 비상대응계획 수립 등 안정적인 전산시스템 구축 및 운영을 위한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제물포구 출범을 앞두고 최우선 과제를 꼽는다면.
“동·중구 주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들과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이다. 제물포구가 출범함으로써 인천의 역사적 중심지였던 자긍심이 지역 주민 사이에서 다시금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오랜 기간 행정구역이 나뉘어 있던 탓에 행정 체계의 차이와 생활 방식의 다양성으로 인해 주민 간 의견 차이나 갈등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주민 상호 간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지역 주민 간 교류를 촉진하고 서로 어울릴 수 있는 다채로운 화합 프로그램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동·중구는 출범 준비 과정을 주민에게 널리 알리고 다양한 지역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난해 양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주민소통단’을 구성했다. 지난 3월에는 양 구의 주민소통단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합동회의를 개최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실질적인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아울러 제물포구의 정체성과 도시 브랜드를 상징할 수 있는 CI와 캐릭터 개발 작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동·중구는 역사적·문화적 배경을 반영한 상징물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제물포구의 출범을 널리 알리고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

-김 구청장은 제물포구의 표준과 기준을 만들기 위한 자체적인 비전을 제시해왔다.
“취임 이후 이듬해인 2023년 새해 목표와 비전으로 ‘꺾이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재도약 초석 마련’을 내세웠다. 취임 초이다 보니 동구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향해 힘차게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구민에게 부탁드렸다. 2024년 새해 목표와 비전으로는 ‘초심을 잃지 않고 활력 넘치는 동구를 만들겠다’를 내세웠다. 교육문화도시, 안전복지도시, 지역경제 활성화 및 도시개발을 적극 추진해 활력 넘치는 동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2025년 신년사에서는 ‘민선 8기 성과를 창출하고 제물포구 미래 준비에 만전 기할 것’이라는 비전 제시로 성숙해가는 민선 8기 행정을 내세웠다. 그리고 구민들이 민선 8기 성과를 체감할수 있도록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제2의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신년사를 통해 밝혔다.”

-내년 제물포구청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는 인사가 하나둘 나오고 있다. 김 구청장은 출마 의사가 있는지, 있다면 언제쯤 공식화할 예정인지 궁금하다.
“제물포구의 현안과 발전 방향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단계다. 요즘 제물포구 관련해 여러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지역 현안을 확인할수록 책임감이 더 커지는 것 같다. 주민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제 역량이 가장 필요한 곳에서 최선을 다할 준비를 하고 있다.”

고동우 기자
사진=정선식 기자